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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흥국생명 에이스 이재영 "아직 1등 아니어서 할 일 많아요"
이현지(libero@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3-11 23:18
더 높이 난다. 비상(飛上)하는 자태가 아름답다. 그녀가 네트를 앞에 두고 솟구쳐 오를 때마다 인천 계양체육관에는 핑크빛 함성이 터진다. 흥국생명 이재영이 그려가는 V-리그 2018~2019시즌은 눈부신 성장이다. 

프로 5년차, 이제 23세 선수에게 최상급 수사를 붙인 이유는 공격과 수비에서 보여준 전천후 활약상 때문이다. 득점 2위(624점), 공격성공률 7위(38.61%), 퀵오픈 1위(47.12%), 후위공격 5위(34.85%), 수비 7위(세트 당 6.486개), 디그 7위(세트 당 4.063개). 이렇게 공격이면 공격, 리시브면 리시브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완성형’ 선수가 된 이재영이다. 이재영의 비상과 더불어 흥국생명의 챔피언 꿈도 무르익고 있다.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가 진행되던 지난달 18일 <더스파이크>가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을 찾아 이재영을 만났다.



올라갈 곳이 남아 있어요

이재영은 V-리그 입성 전부터 이미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재영은 선명여고 재학 시절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과 함께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쌍둥이 자매인데다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 김경희 씨(53) 딸이라는 점, 고등학생으로 성인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점 등 그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많았다. 

이제는 이런 인터뷰가 익숙할 것 같아요. <더스파이크> 표지에도 이미 여러 번 등장했는데요, 이번에는 단독 모델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다영이랑 같이 정말 많은 인터뷰를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도 <더스파이크>에 다영이랑 같이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이재영-이다영 쌍둥이는 2016년 12월호 표지를 장식했다) 저희를 찾아주시는 기자님들이 서로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해주셨고요. 이제는 정말 익숙해졌네요. 혼자 할 때보다는 다영이랑 같이 했던 적이 더 많아서 그런지 다영이가 없으니까 조금 어색하기도 하네요. 다영이랑 하면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재밌고 시간도 빨리 가는 느낌이거든요. 다영이가 직접 화장도 해주고 그랬어요.

처음 언론에 주목받고 인터뷰를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이 나는지요.

음…. 아마 고등학생 때 처음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한 걸로 기억해요. 처음 인터뷰를 했을 때는 기자님이나 카메라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긴장되고 떨려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어요. 인터뷰를 하고 나서도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얼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아무래도 프로에 왔고, 인터뷰도 많이 해봐서 훨씬 편해졌어요. 인터뷰하면서 장난도 치고 허심탄회하게 속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프로선수가 된 이후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름 앞에 ‘토종 에이스’, ‘핑크 폭격기’ 등 좋은 수식어가 생겼습니다.

별명까지 생겼다는 건 팬분들이 그만큼 제 플레이를 많이 보시고 저에 대해 많이 생각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부담이라기보다는 좋은 별명에 맞게끔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에요. 별명이 많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별명을 얻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시즌 중에는 팀에서, 비시즌에는 대표팀에서 살림꾼 역할을 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체력 회복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흥국생명과 대표팀을 오가는 것도 여러 번 하다보니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내성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하나를 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힘들 때마다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잘 관리해주시고 저도 제 나름대로 체력훈련 빼먹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들어서 계속 살이 빠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무리를 해서 그런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요즘 체중을 유지하려고 밥을 정말 많이 먹고 있어요. 밤마다 야식까지 먹으니까 하루에 네 끼씩 꼬박꼬박 먹는 것 같아요. 운동선수라면 작은 부상이나 애로사항 같은 건 누구나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체중이 빠지면 밥을 많이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잘 자고, 부상이나 통증이 있으면 틈틈이 재활 치료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어요. 최근 구단에서 숙소에 산소탱크를 마련해주셨어요. 틈날 때마다 그 안에 들어가서 쉬고 나오면 확실히 체력 회복이 빨리 되는 것 같아요. 재활 선생님이나 트레이너 선생님께 치료도 빼놓지 않고 받고 있고요.

아무래도 시즌 중에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져서 더 피곤할 것 같습니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고 있나요. 

저는 경기에서 질 때면 가끔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럴 땐 그냥 울고 나면 조금 풀리는 것 같아요. 사실 시즌 중에는 경기가 계속해서 있으니까 지나간 패배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게 사실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경기가 끝나고 스트레스보다는 ‘내가 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하는 후회가 더 크게 남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경기하는 영상도 계속해서 돌려보고 공부도 하면서 ‘다음엔 더 잘해야겠다’라고 다짐하곤 하죠. 그리고 (공)윤희 언니랑 만나서 얘기하고 놀다 보면 스트레스가 저절로 사라져요. 요즘엔 윤희 언니랑 맨날 야식 먹으면서 놀다 보니까 언니 뱃살이 자꾸…(웃음).

긴 시즌을 버티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요. 힘들 때 의지하는 곳이 있나요.

버티는 힘이라…. ‘아직 올라갈 곳이 남아있다. 아직 1등이 아니다. 아직 내가 할 것이 남아있다’라고 생각하는 게 제 힘의 원천이에요. 아직 제가 해야 할, 이뤄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으니까 지금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팀에 저를 이해해주고 이끌어줄 언니들이 많이 있어서 언니들을 믿고 따르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재영은 코트에서 서면 밝고 힘찬 에너지를 내뿜는다. 그런 이재영에게도 가슴 앓았던 시련은 있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대표팀에 있을 때도 성적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과 달리 지난 시즌 팀 성적이 좋지 못했습니다. 흥국생명, 그리고 이재영 선수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난 시즌은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사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다시는 최하위로 내려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싫어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얻은 교훈도 있나요.

다시는 꼴찌가 되지 말자, 앞으로 내 인생에 꼴찌는 없다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대표팀에서도 큰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고된 일정을 치르느라 힘들었을 텐데 어떤 걸 느끼고 돌아왔나요.

대표팀은 잘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니까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언니들의 좋은 모습, 제가 갖지 못한 점을 보면서 많이 따라하려고 노력했고, 직접 물어보기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평소에는 접하지 못하는 높이, 파워를 가진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놀란 적도 여러 번 있었어요. 국내선수들과 경기할 때와 다른 점이 많아서 한 번 더 생각해서 공격하고, 블로킹도 하고 그랬죠.

여러 국제대회를 치르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태국 대표팀과 경기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태국과는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났는데 확실히 예전과 달리 많이 발전한 모습이더라고요. 빠르게 성장하는 태국 대표팀을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어요. 태국은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경쟁해야 할 상대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있던 모두가 우리도 계속 발전해야 하고, 우리만의 강점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올해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대회들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기도 했는데요.

아직은 시즌 중이라 특별히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흥국생명에서 뛰고 있고,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게 먼저이니까요. 대신 처음 외국인 감독님이 오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외국인 감독님을 통해 해외 배구를 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도 국가대표로 발탁된다면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워보고 싶어요.

그럼 아직 선수들과 새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았겠네요.

거의 안 했다고 할 수 있죠. 그냥 ‘놀랍다’거나 ‘생각도 못 했다’ 이 정도? 외국인 감독님은 처음인데다가 다들 감독님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으니까 별다른 얘기는 안 했어요. 

지난해에는 동생 이다영 선수와 대표팀에서 함께 경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오랜만에 공격수와 세터로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요.

거의 1년 만에 대표팀에서 만난 것 같아요. 프로에 온 뒤로는 대표팀이 아니면 같은 팀에서 뛸 기회가 없으니까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함께 배구를 했으니까 서로가 어떤 스타일의 배구를 하는지, 좋아하는 게 어떤 건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잘 알아서 편했죠. 

공격수로서 세터 이다영 선수를 평가한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정확하고 빠른 세트를 구사하는 세터. 언젠가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은 세터죠(웃음).

올 시즌 현대건설과 경기를 한 뒤에 “다영이랑 함께 해서 행복하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재영은 지난해 12월 15일 현대건설전에서 승리한 후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코트에서 다영이랑 기싸움하는 게 재밌다. 배구를 하는 활력소가 된다.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 가족인 것도 있지만 저와 가장 오래 배구를 했기 때문에 제일 편해요.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다 알아요, ‘척하면 척’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칭찬은 이재영을 춤추게 한다

칭찬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 더 잘하는 사람이 있고, 채찍을 맞았을 때 자극을 받아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 이재영은 ‘칭찬파’였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목소리에 힘이 나고, 그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다닌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예전에는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볼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거의 안 보고 있어요. 저를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더 많다는 생각으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제가 먼저 피하는 편이에요. 주변에서도 멀리 있는 남들의 평가가 아닌 제 자신에 대한 저만의 평가, 그리고 제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믿음을 더 생각하라고 조언해주세요.


팬클럽 ‘재영타임’은 나에게 큰 힘되는 존재

이재영 선수 곁에는 ‘재영타임’이라는 팬카페가 있습니다.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재영타임 분들은 제가 흥국생명에 들어왔을 때부터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이에요. 항상 경기장에도 찾아와 주셔서 정말 많은 힘이 되죠. 경기가 끝나면 같이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래요. 지금은 모두 언니, 오빠,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겨울이라 날도 추운데 밖에서 저를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니 늘 감사하고 미안할 따름이죠. 

저를 행복하게 해주시는 분들이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재영타임 분들이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재영타임! 항상 고맙습니다♡

재영타임을 비롯한 팬들이 건넨 말 중에서 가장 힘이 되는 말은 무엇이었나요.

‘잘하고 있다’라든지 ‘재영이가 최고야’라고 말씀해주실 때 힘이 나죠. 늘 저에게 좋은 말만 해주니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때가 있어요. 제가 팬들에게 더 잘해야죠.

팬들이 이재영 선수에게 붙여준 별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어떤 것인가요.

아무래도 핑크폭격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저희 팀 컬러인 핑크 뒤에 무시무시한 폭격기라니, 너무 안 어울리잖아요(웃음). 그래서 처음 들었을 때 한참 웃었어요. 제가 폭격기처럼 공격을 잘한다는 말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별명에 맞게 더 열심히 때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함께 지내는 선수들도 이재영 선수에게 별명을 붙여준 게 있나요.

언니들은 저보고 돌+I 라고 많이 불러요. 가끔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나 웃긴 리액션을 자주 해서 그런 것 같아요. 



꽃다운 나이, 그저 평범한 23살 이재영

팀을 이끄는 에이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국가대표, 한국배구의 미래 등 걸출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재영이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 만난 이재영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20대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23살이면 대학생이거나 사회초년생일 텐데 이재영 선수는 벌써 사회생활 5년차가 됐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대한 로망은 없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배구선수가 꿈이었기 때문에 지금이 너무 좋아요! 꿈을 이룬 거잖아요. 저는 늘 숙소 생활을 하다보니 숙소에 있으면 대학생들이 많이 가는 MT 느낌도 나고요. 

한 가지 부러운 점이라면 요즘 친구들이 방학 때 길게 유럽 여행을 가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방학이 없어서…. 기회가 된다면 길~게 유럽 여행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대회 때문에 해외는 많이 가는데 경기 일정 때문에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거든요.  

평소 쉬는 날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저도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아요. 남들처럼 카페 가서 수다 떨면서 놀기도 하고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해요. 그냥 평범한 23살이에요. 사실 훈련이 없는 날은 거의 자는 것 같아요. 피로가 풀릴 때까지 계속 자기만 해요. 그래서 외출이나 외박을 받아도 못 나갈 때가 많아요.

남동생도 배구선수라고 들었습니다. 남동생과는 어떻게 지내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남동생 이재현(16, WS) 군은 남성고 진학 예정이며, 남성중에 재학하던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적 있다.)

떨어져 지내다보니까 자주는 못 만나죠. 그래도 틈틈이 연락도 하고 소식도 접하고 있어요.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누나동생 사이에요.

누나들이 유명한 선수들이라 동생이 부담스러워하진 않나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던데요? 동생도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 잘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동생은 우리한테 별로 관심이 없을 지도 몰라요. 아마 정말 관심이 없을 걸요? 그냥 ‘누나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누나가 봤을 때 동생의 배구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아직 경기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하고 동영상으로만 봤는데 제 동생이라 그런지 잘하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더 잘해야죠. 동생한테 늘 다치지 말고 체력 관리 잘 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봄, 이제는 꽃 필 일만 남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 가장 먼저 봄배구 희망이 사라졌다. 한 시즌 내내 거둔 승리가 여덟 번에 불과했다. 2014~2015시즌 4위, 2015~2016시즌 3위, 2017~2018시즌 1위로 상승곡선을 그리던 이재영에게 2017~2018시즌 최하위라는 순위는 상상 이상의 충격을 안겼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정상을 향한 이재영의 열망은 그 누구보다 뜨거웠다. 

경기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특별히 준비하는 방법이 있나요.

경기 모드로 들어가려면 일단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해요. 전력분석관 선생님께 부탁해서 지금까지 했던 경기 영상이나 상대팀 경기 영상을 따로 챙겨서 보고 있어요. 꼼꼼하게 보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죠.

아직도 순위싸움이 팽팽합니다. 경기에 임하기 전에 주로 어떤 생각을 하나요.

최대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승점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데, 최대한 자제하는 거죠. 앞으로 남은 모든 랠리가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 마지막 세트, 마지막 점수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어요. 늘 스스로에게 ‘잘하자’, ‘집중하자’, ‘후회하지 말자’ 이렇게 말해주고 코트에 들어가죠.

시즌이 끝나갈수록 조금씩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에게 어떤 것을 가장 강조하고 계신가요.

감독님은 늘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세요. 함께 경기를 하는 동료들을 믿고,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해 하라고 하시죠.

그렇다면 이재영 선수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시즌이 끝나갈수록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지치고 힘들어요. 이럴 때일수록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는 누가 얼마나 경기에 몰입하느냐, 얼마나 간절하게 승리를 원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정규리그 폐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전하는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시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정규리그 6라운드도 끝을 보이고 있네요. 저에게도, 흥국생명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많이 필요해요. 앞으로 남은 정규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물론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입니다! 팬 여러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인천계양체육관에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세요!  

짧고 굵게! 토막 인터뷰!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
다 기억에 남지만 재영타임 팬들이 만들어준 메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00득점, 2,000득점 기록을 세울 때 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메달을 만들어줬다.

앞으로 받아보고 싶은 상
지금 가장 욕심나는 건 정규리그 MVP다. 2016~2017시즌 때 받았지만 또 받고 싶다. 어렸을 때 상을 못 받아봐서 상 욕심이 많다(웃음). 고교 3학년 때 딱 한 번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앞으로도 계속 받고 싶다.

배구 동작 중 가장 좋아하는 동작
좋아하는 건 공격. 가장 짜릿한 건 블로킹. 

한국여자배구선수 중에 내가 제일 잘하는 것
점프? 엄마 닮아서 체공력이 좋다.(인터뷰를 지켜보던 흥국생명 관계자는 ‘리시브 후 공격’을 말하라고 얘기했다.)

내가 남자였다면 뛰어보고 싶은 팀
현대캐피탈. 숙소(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한 번 가보고 싶다. 완전 좋아 보인다. 수중 재활 시설도 있고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것 같아 부럽다.

배구를 안했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대학도 다니고 여기저기 놀러다닐 것 같다. 

동생 이다영보다 이것만큼은 내가 더 잘한다.
온라인 게임. 쉴 때 가끔 다영이랑 같이 게임을 하는데 내가 더 잘한다.

배구하면서 제일 재밌을 때
클러치 상황일 때가 제일 재밌다. 그 중에서도 치열하게 싸우다가 이겼을 때가 제일 기분 좋다.

배구하면서 제일 힘들었을 때
무릎 부상으로 운동을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글/이현지 기자
사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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