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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팬과 선수 확보를 동시에,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
홍유진(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03-30 22:59
장충체육관을 지키고 있는 서울 우리카드 위비 배구단. 그들을 응원하는 작은 친구들이 있다. 바로 우리카드 위비 유소년 배구 교실 학생들이다. 우리카드 배구 교실에 참여하며 우리카드를 응원하게 됐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2월, 이 학생들을 만나러 서울 도봉구 초당초등학교 체육관을 찾았다. 

 



 

SNS로 학생모집, 10개 반 80명 수강

추운 날씨였지만 체육관 내부는 따뜻했다. 일요일 오전 9시경, 한창 주말 늦잠을 즐기기에 좋은 시간, 아이들이 하나둘씩 체육관에 모였다. 아이들 표정에는 졸림도 피곤함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카드 유니폼을 차려입은 채 들뜬 모습이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7월 SNS를 통해 유소년 배구 교실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했다. 많은 학생이 모여 현재 총 10개 클래스에서 약 80명의 학생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학생으로 수준별 세분화를 이룬 수업이다. 참여 열기가 뜨겁다. 4월부터는 두 개 클래스가 더 운영될 예정이다. 

 

유소년 배구 강사 박준영(35) 씨는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배구라는 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종목이잖아요. 그걸 가르쳐 주니까 좋아하죠. 수업 시작 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에 잠깐 쉬라고 해도 쉬지 않고 배구공만 붙잡고 있어요.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에서 직접 배구를 하니까 프로 배구도 우리카드 팀을 응원하더라고요. 경기 얘기, 선수들 얘기도 자기들끼리 많이 해요.”


KOVO, 구단 지원으로 배구 저변 확대

배구 유소년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지난 해부터다. 같은 프로 스포츠인 축구, 야구, 농구는 오래전부터 유소년 지원을 시작해 지금은 완전히 정착된 상태이지만 배구는 그렇지 않았다. 높아진 배구 인기에 힘입어 몇몇 구단과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발 벗고 나서 유소년 교실을 열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의 모든 구단에서 유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준영 강사는 유소년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굉장히 좋은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우리카드에서 지원을 해줘요. 공, 네트, 유니폼까지 지원돼요. 구단주님과 사무국장님이 배구에 관심이 많아요. 구단에서 관심을 안 가져주시면 이런 큰 규모의 운영이 힘들어요. 추운 겨울에 온풍기 빵빵한 따뜻한 체육관에서 아이들이 배구를 할 수 있으니 감사하죠.”

 

유소년 강사 회사인 ㈜리온의 박종필(48) 대표도 다각도 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예전에는 학교 체육관에서 유소년 클럽 사업자들이 유소년 스포츠 운영을 했었어요. 그런데 2012년부터 교육청에서 체육관 영리사업을 제재해서 약 7년 동안 이런 사업을 제대로 못 했어요. 그래도 이번에 KOVO,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해주신 덕에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기고 있죠. 유소년 대회나 친선경기도 구단에서 지원해주면 돈이 아주 적게 들어요. 구단 버스, 경기장 등을 쓰게 해주기 때문이죠. 지역, 단체, 연맹, 구단 등 많은 곳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소년 지원, 구단으로 돌아온다

유소년 배구에 대한 지원은 그대로 구단으로 돌아온다. 우리카드 배구단 유소년 학생들이 우리카드의 팬이 된 것처럼, 각 구단 학생들과 학부모는 자연스레 해당 구단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배구 자체의 저변 확대뿐만 아니라 구단의 팬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박종필 대표는 ‘팬 유치’가 구단의 유소년 지원 이유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제가 초등학교에서 8년 정도 근무를 했었어요. 학교 방과 후 수업은 배구 자체에 대한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팬 유치는 조금 힘들어요. 그런데 구단에서 하는 수업은 유니폼도 입고 하니까 소속감이 생기죠. 그렇게 학생, 학부모, 친구들을 잠정적 팬으로 만들 수 있는 거예요.”

 

팬이 된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의 학생들은 경기 관람을 하러 자주 가곤 한다. 팀 성적이 좋다 보니 학생들도 잔뜩 들떠 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는 팀 에이스 아가메즈의 인기가 뜨겁다. 다른 수업 시간대의 학생 중에는 아가메즈와 늘 인사하는 학생도 있다.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 주장 이재경(수락중 3) 군은 “우리카드 팬이에요. 노재욱 선수를 제일 좋아해서 유니폼에 싸인도 받았어요”라며 유니폼 등에 있는 친필 싸인을 자랑했다.


‘행복 배구’ 추구하는 젊은 강사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단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좋은 강사가 한 몫을 했다. 총 세 명의 강사진은 모두 20~30대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 강사는 학생들과 소통에 적극적이었다. “이번 주 주제는 오버리시브야. 오버리시브가 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수업 시작 전 달리기를 할 때는 학생들과 함께 뛰었다.  

 



가만히 서서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코트 안에서 아이들과 뛰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세하게 예를 들어 설명하는 친절한 모습은 기본이었다.

 

박종필 대표는 강사들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우리 강사님들은 모두 선수 출신이에요. 선수 출신이 직접 가르친다는 게 학생들에게 행운이죠. 오랫동안 강사 생활을 해온 분들이라 아이들 잘 살피고, 용어도 거칠지 않아요. 지도력은 당연히 뛰어나고요. 요즘 학생들은 젊은 강사를 선호하더라고요. 아빠보단 삼촌, 이모 스타일을 좋아하는 거죠.”

 

박준영 강사는 아이들을 가르친 지 10년 가까이 된 베테랑이다.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대학 졸업 후 프로 드래프트에 나가는 대신 은퇴를 택했다. 진로를 정한 후 지금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과 뛰어놀다 보면 안 힘들어요. 저는 엘리트 체육을 오래 했었는데 그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행복 배구, 재미 배구를 추구해요. 어떻게 해야 더 재밌어하고 좋아할까를 많이 고민하죠. 그래서 잘 못 하더라도 다 함께 뛰어노는 방향으로 하고 있어요.”

 

덕분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도 최상이다. 학부모 모두 강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정말 좋아요. 못 해도 혼내지 않고 괜찮다고 다독이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흥미 유발을 잘 해주세요.”


대물림되는 배구 인기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은 학부모들을 위해 체육관 한편에 의자를 마련해뒀다. 수업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들 역시 학생들 못지않게 배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배구 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분, 오랜 배구 팬 등 다양하다. 매주 수업 영상을 찍고 직접 편집까지 해서 학부모 SNS 모임에 올리는 학부모도 있다. 수업 시작 전에 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배구공을 주고받으며 노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세 자녀 모두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에 다니는 김경순(42) 씨는 오랜 배구 팬이다. “옛날부터 김상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전 우리카드 감독) 팬이었어요. 원래 우리카드 팬이라 우리카드 SNS를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유소년 교실을 연다는 게시물을 보고 신청했어요. 아이들도 저를 닮아서 배구 팬이에요. 한 번 배구장에 데려갔더니 그 이후에 꽂혀서 좋아하더라고요.”

 



장한결(호동초 5) 학생 역시 부모님 덕에 배구를 처음 접했다. “저는 의정부에 사는데, KB손해보험 팀이 의정부에 온 이후 부모님이 배구장에 데려갔어요. 그 후부터 배구 팬이 됐어요. 의정부 경기가 있는 날이면 빼놓지 않고 배구장에 가요.”

 

이처럼 부모의 영향으로 배구 팬이 되는 자녀들이 많다. 보고 자란 환경 덕에 배구에 흥미를 갖는 것이다. 지금 이 아이들이 부모가 될 때쯤엔 더 많은 배구 팬이 생기지 않을까.


유소년 지원, 선택이 아닌 필수

‘역대급’ 배구 인기를 자랑하는 요즘, 유소년 지원은 필수적이다. 박종필 대표는 자신의 사업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이야기했다. 

 

“유소년 지원은 미래 자원과 저변 확대를 위한 투자죠. 구단, 단체, 연맹 등에서 취지를 정확히 알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해요. 단순히 돈만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목적의식이 있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우리카드는 유소년 지원을 아주 잘 하고 있다고 봐요. 윗선과 실무진 모두 유소년 지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거든요.”

 

이어 유소년 교육에 바라는 점도 이야기했다.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잡혔으면 좋겠어요. 체육 교과서에 나오는 것 말고요. 요즘 학생들은 흥미가 없으면 안 하거든요. 저희가 교육 쪽에서는 실무자인데, 직접 아이들 가르치면서 배운 것을 쓸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박준영 강사는 모두가 생활체육으로 배구를 즐기는 날을 꿈꾼다. “외국은 엘리트 아닌 일반 학생들도 생활체육으로 배구를 즐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우리나라도 엘리트와 생활체육 구분 없이 강요받지 않고 재밌게 운동했으면 좋겠어요. 배구 유소년 지원이 더 확대되면 생활체육으로서 배구 인기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김경순 학부모 역시 유소년 배구에 바라는 점이 많다. “배구 팬으로서 유소년 배구가 더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각 구단마다 유소년 교실이 있잖아요. 저번에 다 같이 모여서 경기를 했는데 좋아 보이더라고요. 이런 친선경기나 대회 등,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배구가 같이 커가는 거죠.”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 교실의 한 학생은 최근 엘리트 배구 테스트를 받았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했지만, 소질이 보여 본격적으로 배구를 시작하게 된 것. 이렇듯 유소년 지원은 구단 인기 증진과 인재 발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일이다. 모두의 관심과 열정이 모여 배구 발전의 씨앗이 되고 있다.


글/ 홍유진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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