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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인기몰이 1등공신 코보티비 파헤치기
이현지(libero@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4-01 23:28
V-리그만큼이나 팬들의 인기를 끄는 주인공, ‘코보티비’다. 코보티비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운영하는 SNS채널이다. 재밌는 사진과 동영상이 풍부하다. 젊은 세대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V-리그 및 컵대회, 신인선수 드래프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 한국배구연맹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물론 배구선수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현장의 생생함을 담아내기 위해서다. ‘kovopr’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각각 2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있다. 그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Chap. 1 코보티비의 탄생

2017년 9월, 한국배구연맹의 홍보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이디아스포츠는 ‘코보티비’라는 이름으로 배구팬 앞에 등장했다. 코보티비는 이전까지 한국배구연맹에서 제작했던 정보 전달 위주의 콘텐츠와 차별화를 위해 소통 위주의 콘텐츠 제작에 앞장섰다. ‘KOVO TV’가 아닌 ‘코보티비’라는 한글 이름을 사용한 것도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섬세한 의도가 바탕이 됐다.

코보티비는 이름 그대로 TV에 나오는 채널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배구, 그리고 V-리그를 전달하자는 목표와 임무를 갖고 등장했다.



처음부터 코보티비가 지금의 모습을 보였던 건 아니다. 코보티비 초창기 콘텐츠를 보면 자막에 ‘○○○선수’라는 이름표가 일일이 붙어있었다. 여느 콘텐츠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접근 방식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코보티비의 가장 큰 목표는 ‘친근함’이었다. 이를 위해 호칭을 간단히 바꾸고 선수들에게 별명을 붙여주기도 하면서 조금씩 발전을 거듭했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처음 이러한 시도를 했을 때 팬들이 눈살을 찌푸리진 않을지, 구단에서 불쾌감을 드러내진 않을지 온갖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제작진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코보티비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며 배구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성장했다. 코보티비 제작진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에 선수들도, 구단 관계자들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 덕분에 덕큐리와 버터노부기, 문주주 등 V-리그를 풍성하게 만드는 다양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Chap. 2 코보티비를 만드는 사람들

코보티비를 제작하는 인원은 총 6명이다. 기획 총괄을 담당하는 이정임 실장과 기획 편집 업무를 주로 하는 윤초화 팀장, 남보라 대리, 오해나 주임, 촬영과 편집을 맡은 주신혜 사원, 천혜진 사원까지 각자 맡은 업무는 다르지만 현장에서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 기획과 촬영 및 편집까지 뚝딱뚝딱 만들어낸다. 

여섯 명 모두 여자들인지라 자연스레 남자 선수들보다는 여자 선수들과 더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붙임성이 좋은 오해나 주임을 앞세워 남자 선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코보티비는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사진 및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SNS에 게재한다. 미처 체육관을 찾지 못한 팬들도 코보티비 게시물을 통해 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코보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맡고 있는 건 역시 콘텐츠의 주인공인 선수들이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관찰한다. 

코보티비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선수들의 반응은 그리 밝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니, 경계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노릇이었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보다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선수들도 차차 마음을 열었다. 요즘에는 선수들이 먼저 코보티비 제작진을 발견해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이제는 먼저 다가와 그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고 장난을 치는 등 ‘절친한 사이’가 됐다. 선수들의 이런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팬들에게 전달된다. 팬들은 이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곤 한다.



늘 엄격하고 진지할 것만 같은 감독들도 코보티비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대한항공 박기원(68) 감독은 코보티비 앞에서 귀여운 모습으로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는다. 작전타임 때마다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내뿜는 이정철(59) 감독 역시 코보티비에서는 평상시 볼 수 없던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이방인으로 시작했던 코보티비가 이제는 배구계의 어엿한 일원이 되었다. 선수들은 물론 감독,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 방송사 해설위원 및 아나운서까지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이 기사를 빌어 콘텐츠 제작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연맹 및 구단관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Chap. 3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콘텐츠

코보티비는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 정보 전달도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경기 전후로 경기예고와 경기 결과를 알리는 콘텐츠를 게재하고 해당 경기의 명장면을 편집한 핫클립, 주간 명장면을 모은 ‘위클립’, 매 라운드를 정리하는 ‘생생코보통’ 등 ‘배구’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도 열심히 제작한다.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씬세개 인터뷰’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담은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씬세개 인터뷰는 승패를 가른 명장면 세 개를 선정해 장면의 주인공인 선수들에게 그 때의 상황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콘텐츠다. 이밖에도 신인 혹은 백업 선수들을 소개하는 ‘렛미마(렛 미 인트로듀스 마이 셀프) 인터뷰’, 팬들의 질문에 선수들이 직접 답하는 ‘브라보마이스타’,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실험카메라’, 각 구단의 홈경기장을 소개하는 ‘배구장대탐방’까지 코보티비 안에 V-리그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이처럼 팬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참신한 콘텐츠는 배구 비수기라고 불리는 여름부터 출격을 준비한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획회의를 통해 시리즈 콘텐츠 콘셉트를 잡고 제작 준비에 돌입한다. 팬들이 원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지, 한국배구연맹에서 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하나의 콘텐츠에 녹여낼 수 있도록 회의에 회의를 거듭해 최상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콘텐츠 아이템이 결정되면 기획 및 영상 구성안을 제작하고 연맹과 구단 관계자에게 이를 설명하며 촬영 협조를 받는다. 이후 직접 촬영을 마친 뒤 편집과 수정 과정을 거쳐 팬들에게 공개된다. 



아무리 열심히 만든 콘텐츠라고 할지라도 팬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코보티비 제작진은 콘셉트 회의에 앞서 ‘팬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인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제작진은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팬들의 취향 및 동향을 살피고,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트렌트를 읽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코보티비 제작진은 NBA(미국프로농구), NFL(미국프로풋볼리그) 등 해외 인기 스포츠 리그와 관련된 콘텐츠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TV, 영화, 공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코보티비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도 하나의 아이디어 창구가 된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만나 ‘이 선수는 이런 점이 재미있으니 다음에는 이 선수와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경험들을 차곡차곡 모아 콘텐츠로 재탄생시킨다. 기존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댓글도 소중한 아이디어 창구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로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되,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언뜻 보면 인터뷰 콘텐츠가 가장 쉬워 보이지만, 코보티비 제작진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씬세개 인터뷰와 렛미마 인터뷰다. 방송, 온라인, 지면 등 수도 없이 많은 미디어에서 선수들의 인터뷰를 제공하기 때문에 코보티비에서 만든 인터뷰가 사랑받기 위해서는 일반 인터뷰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씬세개 인터뷰는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세 장면을 뽑아야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어 제작진 중 최소 한 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시도 경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렛미마 인터뷰는 방송이나 경기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선수들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말하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선수들을 조명해 그들만의 매력을 찾아 여러 팬들에게 소개하는 콘텐츠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선수 선정은 물론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Chap. 4 덕큐리, 버터노부기, 1초 박보검의 탄생스토리

2018~2019시즌 올스타전의 숨은 주역은 코보티비다. 올스타전 당일(1월 20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던 덕큐리(서재덕)도, 제과업체가 직접 과자를 선물해 화제가 된 버터노부기(노재욱)도,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1초 박보검(이재영)도 그 시작은 모두 코보티비였다.

코보티비에서 올스타전 홍보를 위한 콘텐츠를 준비하던 지난해 12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이었다. 코보티비에서는 당시 트렌드에 맞게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오른 서재덕을 주인공으로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중 일부를 패러디했고, ‘대박’을 터트렸다. 올스타전에서도 영상 속 덕큐리 모습을 보였던 서재덕은 올스타전 MVP와 세레머니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반면 버터노부기의 흥행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 전 선수들이 스트레칭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고, 우연히 노재욱이 해당 제과업체의 과자를 눈독들이던 장면이 찍혔던 것뿐이다. 노재욱과 구도현이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재밌어 콘텐츠를 게재한 것이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다. 영상 속 과자의 제과업체에서 감사의 표시로 노재욱에게 과자를 선물하기까지 했다. 노재욱과 코보티비 제작진은 물론 한국배구연맹 관계자까지 깜짝 놀랐다. 



이재영이 올스타전에서 보였던 박보검 패러디 영상도 코보티비에서 제작한 콘텐츠 중 하나다. 이재영은 이날 박보검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경기 막판에 이어진 혹사(?)를 이겨내야 했다. ‘1초 박보검’ 영상은 올스타전이 열리기 한참 전인 시즌 초에 제작된 영상이다. 박보검의 아웃도어 광고를 본 제작진이 광고 속 박보검의 모습이 이재영과 닮은 것 같아 영상을 제작했지만 사정상 게재를 못하고 묵혀두고 있어야 했다. 그러던 와중에 올스타전에서 이재영의 별명으로 ‘1초 박보검’이 선정되면서 코보티비가 만든 영상이 가까스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Chap. 5  From 코보티비

지금 이 순간에도 코보티비 제작진은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코보티비 제작진은 스스로를 ‘매개체’라고 표현한다. 윤초화 팀장은 “코트에서는 볼 수 없는 선수들의 숨겨진 매력과 V-리그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팬분들이 알고 싶고 보고 싶은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함께 코보티비를 만드는 선수들에게도 부탁의 말을 남겼다. “선수 여러분들도 팬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나만의 매력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코보티비를 찾아주세요. 저희는 재밌고 참신한 방법으로 여러분의 매력을 팬분들께 전달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다가가도 너무 무서워(?)하지 말아주세요. 이상한(?) 거 안 시킬게요.”

코보티비는 앞으로 팬들이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체험! 코보티비 현장’과 ‘배알못이 말하는 배구 이야기’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윤초화 팀장에게 코보티비를 보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지망생들을 향한 조언도 부탁했다. “콘텐츠라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많이 기획해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경기장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도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고, 경기장에서 산 유니폼에 대한 후기를 남기는 것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습득해야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일단 도전해보세요!” 

[보너스]



코보티비 제작진이 뽑은 베스트 5
(코보티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1. 2018~2019 올스타전 벤치캠
2. 2017~2018 챔피언결정전 패밀리캠
3. 2017~2018 올스타전 신영석 미떼 CF 패러디
4. 2018~2019 남자부 정규리그 미디어데이 비하인드(자신의 초상화를 본 감독들의 반응)
5. 2017~2018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비하인드(황민경-문정원 먹방)



스윗했던 순간들
코보티비 명예 리포터 오지영(KGC인삼공사)은 코보티비 제작진을 잘 챙겨준다고 한다. 늘 고생하는 제작진을 위해 간식을 건넨다고. 한상길(OK저축은행)은 영상 콘텐츠 촬영을 마치고 직접 장비를 옮겨주는 자상함을 보여 코보티비 제작진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배유나(한국도로공사)는 제작진의 실수로 추가 촬영을 해야 했음에도 쉬는 시간을 마다하고 흔쾌히 다시 촬영에 나서는 적극성을 보여줬다. 


코보티비, 한류열풍 탑승?
지난해 4월, 화성실내체육관에서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가 개최됐다. 김연경을 비롯해 한국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두 모였으니, 코보티비가 출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코보티비 제작진은 한국선수들뿐만 아니라 태국선수들의 모습도 알차게 담았다. 

코보티비가 제작한 콘텐츠 중 한국과 태국의 웜업존 반응을 비교한 영상은 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태국 선수들이 K-POP에 맞춰 춤을 추고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조회수 약 16만 회를 기록하며 코보티비 역사상 최다 조회수를 새로 썼다. 이 영상을 통해 코보티비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도 한 달 만에 2,000여 개가 늘어났다. 


글/ 이현지 기자   
사진/ 코보티비 캡처 화면, 이디아스포츠 제공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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