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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PO 4강] 치비타노타와 모데나, 홈에서 승전고 울리다
조훈희()
기사작성일 : 2019-04-22 10:55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치비타노바가 2연승을 거두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을 정규리그 1위팀 페루자에 내줬던 모데나는 홈에서 반격했다.


치비타노바는 20일(한국시간) 홈 구장 Eurosuole Forum에서 열린 2018-19 이탈리아 프로 배구리그(Lega Pallavolo Serie A) 플레이오프 4강 2차전에서 트렌티노를 3-1로 격파하며 2연승에 성공, 결승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기게 됐다. 모데나는 홈인 PalaSport G.Panini에서 페루자를 상대로 125분간의 풀 세트 혈투 끝에 반격에 성공, 1승 1패로 균형을 이루며 3차전을 맞는다.

 

 

◎ 치바타노바(2승) 3-1 트렌티노(2패) (16-25, 25-18, 25-23, 25-13)
공격성공률 49.38%(40/81) - 37.10%(23/62). 위 수치는 치비타노바의 요안디 레알 히달구(OS, 30세, 202cm)-오스마니 후안토레나(OS, 33세, 200cm)-츠베탄 소콜로프(OP, 29세, 206cm)와 트렌티노의 우로스 코바체비치 (OS, 25세, 197cm)-애런 러셀(OS, 25세, 205cm)-루카 베토리(OP, 27세, 200cm)가 이 경기에서 기록한 공격성공률 합이다. 경기 승패는 이들 좌우 날개 공격수의 역량 차이에 의해 갈렸다.

 

양 팀간 서브 및 리시버들의 상태가 확연히 다른 상황에서 선수 개개인들의 기량을 비교·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이 경우, 경기내용은 개인 능력보다는 주로 팀 차원의 수비조직력이나 집중력에 의해 검토되는 쪽이 일반적일 것이다.

후안토레나, 레알 등 치비타노바 리시버들이 트렌티노 서브에 흔들리며 세트 중반 이후 16-11, 21-13으로 크게 기울어진 1세트나 반대로 8-11 이후 러셀이 후안토레나와 엔리코 디아만티니(MB, 26세, 204cm)등 치비타노바 서버들에게 공략당해 8-15, 11-21로 주저앉은 2세트가 그 예.

 

이를 테면, 치비타노바가 3세트 17-16로 역전한 이후 수월하지 않았던 이단 연결 상황을 거듭 점수로 연결하며 22-18까지 점수를 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레알(공격성공률 58.10%(18/31))과 그 과정에서 기회마다 상대 블로커와 수비에 가로막히며 팀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은 러셀(공격성공률 27.78% (5/18))이 그러한 상황의 본보기다. 이들에 의해 발생한 차이가 곧 3세트 및 경기 전체의 승패로 직결됐다.

 

‘승부처에서 얼마나 확실하게 ‘한 점’을 뽑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라는 점은 종목을 막론하고 그 선수의 가치를 정하는 척도다. 이번 준결승 시리즈가 현재 치비타노바의 우세로 진행되는 이유 또한, 그 한 점차 승부에서 치비타노바가 트렌티노에 앞서기 때문이다.

 

1차전 3개 세트(2세트(25-23), 4세트(28-26), 5세트(21-19))를 포함해 2차전 3세트(25-23)에 이르기까지 네 번의 한 점차 세트를 모두 치비타노바가 이겼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원인을 이해하는데 있어, 양 팀이 보유한 ‘선수의 가치’라는 측면은 꼭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다. 그 한 점차 승부를 매번 치비타노바의 승리로 돌아오게끔 이끈 요인이 바로 양팀 윙들의 가치, 혹은 개인 기량의 차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4세트는 이미 3세트에서 가려진 양쪽의 우열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심리적인 지점에서 이미 상대에 눌린 트렌티노가 부르누 모싸 헤젠지(세터(S), 32세, 190cm)로부터 전개되는 치비타노바의 빠르고 다양한 공간 활용과 패턴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10-14 상황 이후, 후안토레나-로버랜디 시몬(MB, 31세, 208cm)-소콜로프-레알로 이어진 치비타노바의 서브 로테이션에서, 세트가 마무리될 때까지 트렌티노가 공격으로 얻은 득점은 가브리엘레 넬리(OP, 25세, 210cm)의 단 한 점뿐이었다.

 

이제 두 팀의 준결승 시리즈는 1차전을 치렀던 BLM Group Arena에서 재개된다. 벼랑 끝에 몰린 트렌티노가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치비타노바쪽으로 기운 지금의 전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트렌티노가 보유한 윙 라인의 공격력 열세가 뚜렷하기 때문.

 

수비력만으로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반전을 위해서는 시리즈 내내 결정력 부재에 허덕이는 러셀(1-2차전 합계 공격성공률 34.10%(15/44))의 경기력 회복이 절실하다. 코바체비치(1-2차전 합계 공격성공률 53.97%(34/63))의 고군분투에도, 그 혼자의 힘만으로 치비타노바에 맞서기는 역부족인 까닭이다.

 

 

◎ 모데나(1승 1패) 3-2 페루자(1승 1패) (19-25, 25-22, 25-22, 23-25, 15-9)

페루자는 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 27세, 200cm)의 징계 결장으로 인한 전력손실에도 비교적 무난하게 1차전을 승리했다. 그러나, 주포 복귀와 함께 원정 2차전까지 승리하며 다음 홈 경기로 준결승 시리즈를 마무리하려는 디펜딩 챔프의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다.

 

페루자의 바람을 좌절시킨 선수는 바로 이탈리아 대표팀의 간판스타이자 모데나의 에이스인 이반 자이제프(OP, 30세, 204cm). 당초 페루자와 모데나의 격돌은 자이체프를 둘러싼 사연으로도 관심을 모은 매치업이었다.

 

지난 시즌 페루자의 사상 첫 리그우승을 이끈 그였지만,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던 팀이 제니트 카잔의 윌프레도 레온 베네로(OS, 25세, 202cm)를 영입함에 따라 모데나로 이적해야 했기 때문.

 

1차전에서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부진(9득점, 공격성공률 38.10%(8/21))으로 적잖이 실망을 안겼으나, 이번 경기에선 그의 클래스를 그대로 입증했다. 72.22%(26/36)의 가공할 공격성공률과 30득점(서브 3, 블로킹 1)을 기록, 올 시즌 모데나를 맞아 무패(3승) 중이던 페루자를 상대로 첫 패배를 안겼다.

 

한편 이번 승리는 아타나시예비치마저 합류시켜 최고의 전력을 갖춘 페루자를 맞아 팀을 지탱하는 축인 티네 우르나우트(OS, 30세, 200cm)의 극심한 부진(공격성공률 20%(2/10), 리시브 효율 –18.18%(-2/11)) 및 교체 이탈속에 데니스 칼리베르다 빅토로비치(OS, 28세, 193cm)를 투입하는 등 어려운 여건을 딛고 거둔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1세트 6-6 상황에서 맞은 필리포 란자(OS, 28세, 198cm)의 서브. 살바토레 로시니(리베로(L), 32세, 185cm)의 범실을 시작으로 3연속 실점으로 리드를 허용한 모데나는, 12-15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파올로 리치(MB, 24세, 205cm)를 기점으로 우르나우트와 바르토스 베드노즈(OS, 24세, 201cm)의 리시브 범실이 겹치며 또다시 3점을 내주며 12-18까지 밀린 채 다소 무기력하게 세트를 마감했다.

 

2세트도 중반까지는 비슷한 전개였다. 10점대를 넘어서면서 레온 등을 앞세운 상대 강서브에 우르나우트와 베드노즈의 리시브 라인이 크게 흔들리며 점수 차가 벌어지는(9-13) 과정이 반복되었던 것.

 

다만 첫 세트와 달리 아타나시예비치와 레온의 공격범실이 잇따라 발생하며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은 채 진행되었고, 유리한 흐름을 승기로 연결시키지 못한 페루자의 느슨함은 결국 2세트 후반부터 자이체프를 폭발시키는 빌미가 됐다.

 

18-20으로 뒤진 상황을 다니엘레 마쪼네(MB, 26세, 208cm)의 서브와 자이체프의 블로킹으로 따라붙은 모데나. 베드노즈의 득점과 페루자 리시브 시프트의 맹점을 노린 케빈 틸리(OS, 28세, 200cm)의 서브로 2세트를 마무리하고, 앞선 세트들과 비슷하게 진행됐던 3세트(초반 리드 허용-중반 이후 역전)까지 잡아냈다.

 

3세트를 따내는 과정에서 보인 자이체프의 활약은 그야말로 압권. 19점 이후 팀의 모든 공격득점을 홀로 감당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레온과 아타나시예비치의 공격력에 밀려 4세트를 빼앗기고 맞이한 마지막 세트에서도, 자이체프의 폭발력과 결정력(공격성공률 100%(4/4))은 명불허전이었다.

 

페루자는 이날 팀이 범한 10개의 공격범실 중 4개를 5세트에 쏟아내는 등 경기 막판 집중력이 급격히 무너지며 뜻밖의 패배를 안았다.

 

자이체프에 대한 대응책과 함께 리시브 시프트 운용상에서 발견된 치명적인 약점(레온이 위치한 리시브 포메이션의 오른쪽 빈 공간으로 시도되는 서브에 대한 커버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로렌조 베르나르디 페루자 감독에 있어 다음 경기에 앞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3차전은 지난 1차전이 열렸던 페루자와 트렌트노의 홈으로 돌아와서 치러진다. 페루자와 모데나, 두 팀 중 어느 쪽이 2승 고지를 선점할 것인가. 또한 트렌티노는 이대로 치비타노바에게 결승행 티켓을 내줄 것인가, 아니면 홈에서 대반격의 서막을 열 것인가. 이 승부의 향방은 23일에 가려진다.

 

사진= 이탈리아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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