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비하인드] 진지하면서 즐거웠던 외인 드래프트 현장 뒷이야기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5-05 05:08

[더스파이크=토론토/이광준 기자] 지난 4일(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토론토 더블트리호텔에서 열린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결과 네 명의 새로운 얼굴이 V-리그 등장을 알렸다. 특히나 장신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다가오는 2019~2020시즌을 기대하게끔 했다.

 

한편 선수들의 앞길이 걸려 진지한 드래프트 현장이지만, 그 속에는 감독, 선수들의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하나하나 따로 기사화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냥 버려두기 아쉬운 이야기를 모았다.

 


미국대학리그 출신 삼인방, 어나이-러츠-앳킨슨

 

메레타 러츠와 셰리단 앳킨슨. 그리고 어나이는 미국대학리그서 함께 뛴 경험이 있다. 물론 그 중 가장 뛰어났던 선수는 어나이다. 어나이는 유타 대학교(Utah Univ)가 낳은 전설적인 선수였다. 대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돼 뛰기도 했다. AVCA(미 배구코치 연합)가 선정한 올-아메리칸 퍼스트 팀에 속한 적도 있다.

 

러츠는 스탠포드 대학(Stanford Univ)에서, 앳킨슨은 퍼듀 대학(Purdue Univ)에서 각자 주포로 활약했다. 팀 성적은 러츠가 속한 스탠포드 대학 쪽이 더 좋았다.

 

앳킨슨은 러츠와 붙었던 경험을 아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2016년 9월 16일, 스탠포드 원정 경기에 나섰던 퍼듀 대학은 0-2로 지던 경기를 3-2로 뒤집어 승리했다. 그 해 우승팀은 러츠가 속한 스탠포드 대학이었는데, 앳킨슨은 “우리가 우승팀을 이겼던 팀이다”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당시 퍼듀 대학은 15~16위 정도였다고 앳킨슨이 말했다.

 

러츠는 어나이와 자주 맞붙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누가 대학에서 더 좋은 선수였냐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 러츠는 “우리 스탠포드가 성적이 더 좋았던 것만 말하겠다”라며 웃었다. 이어 “포지션이 달랐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어나이도 러츠, 앳킨슨과 연관된 추억을 말했다. 어나이는 “두 선수와 붙어본 적이 있는데, 모두 위협적인 선수들이었다. 한국에서 다시 붙게 돼 기대하고 있다”라고 그들을 존중했다.

 


앳킨슨의 ‘한국 피부미용 사랑’

 

앳킨슨은 “한국 하면 피부미용(Skin care)이다”라고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부터 강조했다. SNS나 각종 검색엔진에서 한국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앳킨슨은 “여기 있는 한국 사람들 피부를 보면 왜 그런지 알겠다. 다들 너무 피부가 좋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앳킨슨은 트라이아웃 현장서 “한국배구연맹은 트라이아웃 참가 기념품으로 한국 마스크팩을 줘야 한다. 정말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가면 여러 피부미용 제품을 써보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어나이의 일침 "거짓말 하지 마"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마야와 재계약한 것에 대해 "부족한 점도 있지만 훈련을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에는 대체 선수로 와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함께 하게 됐으니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겠다. 강도 높은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마야에게 전달했다. 힘든 훈련이 기다리는데 걱정되지 않냐는 물음에 마야는 "걱정은 되지만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조금 멀리서 이를 들은 어나이가 옆에서 일침을 날렸다. "훈련이 기대된다고? 거짓말 하지 마."

 


차상현 감독이 러츠를 뽑은 진짜 이유?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206cm 최장신 메레타 러츠를 선택했다. 장신에 성실함이 엿보인 선수다.

 

취재진은 차상현 감독에게 ‘왜 러츠를 선택했는지’를 물었다. 차상현 감독 대답은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우리 (문)명화 닮지 않았어요? 그래서 뽑았는데”라며 웃었다. 정말 닮았는지는 독자 분들의 판단에 맡긴다. 위 사진 좌측이 문명화다.

 


5개 국어에 도전한다! 파스쿠치의 열정

 

파스쿠치는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트라이아웃 현장서 구단과 면접할 당시 “한국에 가면 한국어를 배울 수 있을 만한 환경이 마련돼 있느냐”를 물었다. 이후 그가 흥국생명 선택을 받은 뒤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물었다.

 

파스쿠치는 “현재 4개 국어를 할 줄 아는데 아직 아시아 언어는 할 줄 모른다. 이탈리아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 한국에 가게 됐으니 한국어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언어를 배우면 팀원들과 훨씬 빨리 친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보통 외국어를 배울 땐 욕부터 많이들 배우더라. 한국어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동갑내기 친구, 파스쿠치가 본 디우프

 

KGC인삼공사로 간 발렌티나 디우프와 흥국생명 줄리아 파스쿠치는 27세 동갑내기 이탈리안이다. 디우프는 “어릴 때부터 많이 봐 온 친구다. 10~15년 정도 알고 지냈다. 같이 한국에 가게 돼 기쁘다”라고 관계를 설명했다.

 

한편 디우프는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다소 설렁설렁 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절친 파스쿠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파스쿠치는 “디우프가 시즌을 치르고 3주 정도 쉬다가 온 것이어서 자칫 더 무리했다가는 부상 위험이 있었다. 키 큰 선수들은 대체로 부상 위험이 더 높은데, 디우프는 본인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실력이다”라고 설명했다.

 


“계약 안 할래요” 마야의 돌발 대답?

 

재계약 의사를 밝힌 현대건설 역시 드래프트 행사서 다른 팀과 마찬가지 과정을 거쳤다. 순서상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마야’를 호명했다. 이윽고 마야가 무대 위에 올라왔고, 사회자는 마야에게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평소에도 흥이 넘치는 마야. 무대 위 마이크를 잡고는 ‘No!’라고 해 좌중을 웃게 했다. 곧바로 ‘Yes’라는 대답을 하자 이도희 감독은 웃으며 마야 어깨를 한 대 툭 때렸다.

 

행사 후 인터뷰에서 마야는 “정말 다시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어 기쁘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윽고 기자가 “그렇게 오고 싶었으면서 왜 첫 대답은 ‘No’라고 했느냐”라고 묻자 웃으면서 “나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앞에서 사람들을 보니 다들 너무 진지해 보였다. 그래서 분위기도 전환할 겸 그랬다”라고 대답했다. 마야의 재치 덕분에 행사는 진중하면서도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진_토론토/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