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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리그] 홈팀 페루자가 웃었다…스쿠데토 단 1승 남아
조훈희()
기사작성일 : 2019-05-10 08:42

디펜딩 챔피언 페루자가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컵)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페루자는 9일 홈 코트인 Pala Barton에서 열린 2018-19 이탈리아 프로배구리그(Lega Pallavolo Serie A)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치비타노바에 세트스코어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의 우위를 점했다. 페루자는 남은 4, 5차전에서 한 경기만 잡으며 2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한편,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양 팀의 ‘챔프전 홈팀 승리’ 공식은 이날까지 8경기째 계속됐다.


◎페루자(2승 1패) 3-0 치바타노바(1승 2패) [25-17, 25-20, 25-18]
페루자와 치비타노바는 이번 3차전에서 각각 지안루카 갈라씨(21세, 201cm)와 드라간 스탄코비치(33세, 205cm)등을 먼저 출전시켰다. 이제까지 선발 미들블로커로 내보낸 파비오 리치(24세, 204cm)와 로버랜디 시몬 아티스(31세, 208cm)를 대신한 기용. ‘선발 라인업의 교체’라는 면에서 외형상 비슷한 점을 보인 두 팀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페루자 로렌조 베르나르디 감독의 갈라씨 투입이 리치의 부상으로 인한 수동적·대체적 성격이 짙었다면 치비타노바 스탄코비치의 출전은 페르디난도 데 조르지 감독의 능동적·의도적 결과였기 때문.

 

이날 페루자는 갈라씨 교체 투입에도 여전히 윌프레드 레온(OS, 25세, 202cm)와 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 27세, 200cm)를 중심으로 양 사이드 위주의 공격전개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치비타노바는 시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앙 공격력의 일부를 희생하여 스탄코비치를 축으로 한 수비력 안정을 꾀하는 전술 전환을 보여줬다. 2차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스탄코비치 카드 활용은 데 조르지 감독에게 있어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날 치비타노바는 앞 경기에서 스탄코비치의 기용에서 얻어낸 승리 효과들을 재현해내지 못했다. 상대가 이미 경험했던 전술이며, 2차전과 달리 페루자 홈에서 치러진 3차전이라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앙 공격옵션 사용이 줄어들면서 치비타노바의 공격전개 방식이 페루자와 비슷해진 점이 패배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

 

레온-아타나시예비치와의 날개 화력대결은 챔프전 시리즈가 벌어지기 전부터 절대 피해야 할 경기 방식으로 인식됐던 부분. 치비타노바는 중앙 공격 비중을 떨어뜨림으로써 스스로 위험을 불러들인 격이 됐다.

 

요안디 레알 히달구(OS, 30세, 202cm)-오스마니 후안토레나(OS, 33세, 200cm)-츠베탄 소콜로프(OP, 29세, 206cm)의 치비타노바 윙 라인은 공격성공률 32.69%(17/52)를 기록, 결정력 싸움에서 페루자 윙 스파이커진(58.18%(32/55))에 완벽히 압도당했다.

 

양 팀의 좌·우 날개들간의 공격 범실 차는 7개(1:8). 치비타노바가 레온(공격성공률 69.57%(16/23))의 대항마로 내세운 레알(15.38%(2/13))이 1차전에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까닭에 경기는 더욱 페루자에 기운 채 진행되었다.

윙 대결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페루자는 매 세트 중반 이후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1세트 시작과 함께 레온의 스파이크와 블로킹, 레알의 공격범실을 묶어 넉 점차(5-1)로 앞서간 페루자. 3~4점차를 오가던 상황(12-9)에서 스탄코비치의 서브범실과 레온의 연이은 득점으로 3점을 추가, 단숨에 6점차(15-9)로 달아났다. 소콜로프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3점차(15-12)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아타나시예비치의 공격 득점과 레온의 서브득점을 보태 다시 간격을 넓히며(18-12) 세트를 마무리 지었다.

 

스탄코비치의 에이스와 후안토레나의 스파이크에 힘입어 2세트 초반 리드(3-5)를 잡은 치비타노바, 그러나 우위는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소콜로프가 포드라스카닌(5-5)의 블로킹에 차단당해 동점을 내준데 이어, 레알이 갈라씨에 가로막히며 세트 첫 역전(9-8)을 허용했기 때문. 이후 아타나시예비치에게 에이스와 공격점수를 내주며 격차가 벌어졌고(11-8), 소콜로프의 공격범실과 레온의 강력한 서브(131km/h)에 의한 실점, 브루누 모싸 헤젠지(세터(S), 32세, 190cm))의 넷터치 범실들이 그 뒤를 따랐다. 양 팀의 거리는 어느새 5점차(15-10)로 벌어졌고, 이 5점이 고스란히 2세트의 승패를 결정지은 점수 차가 됐다. 


3세트 역시 2세트와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브루누의 디그에 이은 소콜로프의 득점(5-7)과 후안토레나의 블로킹으로 초반 석점차(6-9)까지 리드를 잡은 치비타노바였으나, 시몬의 넷터치 범실에 이어 레알의 공격범실과 레온의 득점이 차례로 쌓여가며 순식간에 동점(10-10)을 내준 까닭이다.

 

한편, 3세트 12-11이 19-13으로 바뀌며 경기가 페루자로 기우는 과정에서 4개의 공격범실을 쏟아낸 레알-소콜로프-후안토레나의 윙 라인이 보인 모습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19점부터 25점까지 페루자의 모든 공격득점을 홀로 감당해 낸 레온의 활약이 그것. 이것은 치비타노바가 상당한 불확실성을 감수하고서라도 4차전에서 중앙 공격 옵션의 비중을 높여 승부를 걸어야 하는 이유를 직관적으로 보여준 예이기도 하다.

 

치비타노바가 힘 대 힘의 맞대결로 페루자를 넘기 어렵다는 결론은 이미 1, 3차전을 통해 충분히 확인된 상태다. 그러나 배구는 좌·우·중앙의 공간뿐만 아니라 시차까지 활용할 수 있으며, 이들의 조합을 통해 무한에 가까운 공격옵션들을 창출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 종목이기도 하다.

 

이제 주사위는 치비타노바의 손으로 쥐어져있다. 페루자의 팀 컬러 및 공격 전개 방식이 확고한 이상, 4차전 승부는 치비타노바가 얼마나 공격루트를 다양하고 넓게 배분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판날 것이다.
 
플러스 리가(폴란드)와 수펠 리그(러시아)에서 작사 켄지에즌-코즐레와 케메로보 쿠즈바스가 각각 2018-19시즌 리그 챔프에 오르며 모든 일정을 마친 가운데, 이제 스쿠데토의 주인을 가리는 세리 아(Serie A)도 피날레를 향해 치닫고 있다. 페루자가 홈팀 전승의 징크스를 깨고 치비타노바 홈에서 축포를 터뜨릴 것인가, 아니면 치비타노바가 또 한 번의 반전을 펼치며 마지막 일전을 벌일 것인가.

 

양 팀의 운명을 건 4차전은 12일 치비타노바 홈 Eurosuole Forum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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