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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생활 끝낼 수 없다" 벼랑 끝에서 간절한 황동일, 배구 인생을 걸다
삼성화재서 FA 계약 후 자유신분으로… / 17일부터 현대캐피탈에서 테스트 진행 중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6-21 13:32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스스로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지금 포기할 순 없습니다."

 

지난 19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삼성화재 세터 황동일(33)이 자유계약 신분이 되었다고 공시했다.

 

2008~200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드림식스(현 우리카드) 지명을 받은 황동일은 곧바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한항공을 거쳐 2013~2014시즌부터 삼성화재에서 뛰었다.

 

지난 4월 FA 자격을 얻은 그는 원 소속팀과 재계약했지만 이후 삼성화재 측에서 황동일을 자유신분선수로 풀었다. 삼성화재는 FA 계약을 성사시킨 뒤 황동일에게 길을 열어줬다. KOVO 규정 상 FA에서 계약하지 못한 선수는 한 시즌 동안 어느 팀에서도 뛸 수 없다. 삼성화재는 선수 미래를 생각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결국 황동일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팀에서 떠나게 됐다.

 

황동일은 비록 삼성화재에서는 기회를 잃었지만, 다시 한 번 프로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침 세터 쪽 보강이 필요했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테스트 제안을 했다. 황동일은 지난 17일부터 현대캐피탈에서 함께 훈련하며 테스트를 받고 있다.

 

21일 전화통화로 황동일의 심경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배구 생활이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삼성화재 측에서 좋게 풀어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단장님을 비롯해 신진식 감독께서도 지금 선수생활을 끝내선 안 된다고 하셨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원 소속팀을 향한 감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두 시즌을 복잡하게 보냈다. 2017~2018시즌 그는 신진식 감독에게 주전 세터로 낙점되며 활약했다. 그러나 2018~2019시즌부터는 신예 김형진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두 시즌을 떠올린 그는 “내가 자초한 결과다”라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주전으로 한 해를 보내고 그 다음 해에 자리를 내준 건 내가 못했기 때문이다. 믿음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내 스스로 아쉬웠다. 또 팀 내 모든 선수들에게도 미안했다.”

 

황동일은 “아직 은퇴하기에는 내 스스로에게 용납이 안 된다. 여전히 몸은 괜찮다. 더 뛸 수 있다”라고 힘있게 말했다.

 

더 큰 이유는 가족들이었다. “무엇보다 가족 때문이다. 아들 서율이가 이제 여섯 살이다. 예전에는 6시 출근이니 아이가 유치원에 가는 모습을 못 봤다. 요즘에는 서율이가 나갈 때마다 집에 있으니 ‘아빠 왜 배구하러 안 가?’하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찢어졌다.” 황동일 목소리에서는 가장의 책임감이 묻어났다.

 

계속해서 황동일은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정신적으로 참 힘든 시간이었다. 다 내려놓을까 생각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가족들이 힘이 됐다. 아내가 ‘지금은 아니다. 더 준비해보자’라고 힘을 줬다. 나 역시 동의했다. 선수로서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한 채 끝낼 순 없다.”

 

황동일은 “이렇게 된 건 다 내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이 내 배구인생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겠다. 내 모든 배구 인생을 지금 순간에 걸겠다”라고 말했다. 황동일의 마지막 말에는 결연한 각오가 담겨 있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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