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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막내들이 떴다, 여자배구 미래를 부탁해!
서영욱(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06-30 07:53

<더스파이크>는 지난 3월호에서 ‘신인왕 삼국지’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흥국생명 이주아, KGC인삼공사 박은진, 현대건설 정지윤을 함께 다뤘다. 이들은 지난 시즌 신인왕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다.

 

4월 1일 투표 결과, 정지윤이 이주아를 1표 차로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다. 수상은 정지윤이 했지만 이 셋의 활약, 그리고 앞으로 가능성은 누구 하나가 낫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더스파이크>는 VNL에 함께 나선 세 선수를 다시 만났다. V-리그에 함께 데뷔한 3인이 앞으로 한국배구를 이끌어 가야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세 선수 모두 VNL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팀에 모였다. 진천선수촌 국가대표 프로필 촬영이 한창이던 5월 중순, VNL에 앞서 당시 세 선수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벅찬 첫 시즌을 보냈어요.
정지윤(이하 정)  엄청 긴장된 무대가 훅 지나갔어요. 제 인생에 남을 만한 엄청난 경험을 한 시즌이었어요.
박은진(이하 박)  확.실.히 고등학교랑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걱정을 정말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마무리를 잘 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주아(이하 이)  많이 떨렸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어요. 나름 첫 시즌인데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좀 아쉽기도 해요.
 너희가 챔피언결정전까지 해서 가장 오래 배구했잖아.
 아, 그래도 빨리 간 것 같은데? 언니들은 시즌이 정말 길다고 하시던데 저는 너무 후딱 지나가버린 것 같아요.
 시즌을 하던 당시에는 시간 참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금세 끝나 있었어요.
 난 시즌 때도 빨리 가던데….
 그건 너희가 맨날 이겨서 그래.
 야, 그런 말 하지 마(웃음).

 

생각처럼 첫 시즌은 잘 지나갔나요?
 열심히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서 뿌듯해요.
 저는 첫 출전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딱 들어갔을 때 너무 긴장해서 아무런 생각도 못 했거든요. 블로킹 하나 잡았을 때 마냥 좋았던 기억이 나요. 그 기억 하나면 지난 시즌은 된 것 같아요.
 제 첫 프로시즌 목표는 딱 ‘5점 내기’였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점수도 많이 냈고(정지윤은 지난 시즌 210점이나 올렸다), 그래서 참 보람찬 시즌이었어요. 엄~청 초과달성했네요.


셋이 네트 앞에서 만날 때마다 기분이 이상했겠어요!
 맞아요, 엄청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마침 포지션도 셋이 다 미들블로커잖아요. 그래서 매번 눈앞에서 딱 마주치니까요.
 저도 코트 위에서 많이 혼나는데 얘들도 그렇잖아요. ‘아 나만 혼나는 게 아니구나’라고 하면서 위로도 받고, 혼나는 걸 보면 남일 같지 않고 제가 더 가슴 아프고 그랬어요.
 처지가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적으로 만났지만 동질감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엄청 친할 땐 아니었어요. 그래도 서로서로 묘한 위로가 되곤 했죠.
 저는 주아랑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해서 좀 친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마주치면 웃고 그랬는데 프로에선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눈 마주치면 ‘적당히 해~’라고 하면서 그랬는데. 얼굴만 보면 웃음이 막 나와서 혼날 뻔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나란히 고등학교 때 보던 친구들이 프로에 함께 와서 경기에 나선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어요.

 

그렇게 신인왕 경쟁도 함께 했어요.
 경쟁 자체만으로도 참 즐거웠어요. 당연히 수상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저는 이 세 명 중 누가 받아도 상관없다고 늘 생각했어요. 지윤아, 다시 한 번 축하해!
 지윤이가 충분히 탈 만 했어요. 제일 잘 했잖아요(웃음).
 한 표 차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어요. 정말 타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긴 한데 이런 상을 받아도 될까 싶기도 했어요. 사실 전 얘들이 더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운 좋게 기회를 많이 잡아 여러 번 때릴 수 있었거든요.
 저도 주아나 지윤이 둘 중 아무나 받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중요한건, 제가 시상식에서 무대를 했어요(일동 웃음). 그 때 마음속으로 ‘정지윤 이주아 데려와라!’라고 했어요. 무대 얘기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박은진은 시상식에서 한국전력 박태환과 함께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하나 말씀드리자면 딱 세 번 만나서 한 무대였어요. 미팅 한 번, 노래 녹음 한 번, 그리고 마지막에 춤 한 번이요. 원래 춤이 더 있었는데 도저히 안 돼서 아예 싹 다 빼버렸어요.


HGW_2899.jpg


셋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지윤이는 이번에 태국도 같이 가고 국가대표도 함께 하면서 친해졌어요. 이전에 국가대표에서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거든요. 특히 이번에 정말 친해졌어요.
 주아는 장난기가 많고 정말 능글능글해요. 반면에 은진이는 한 살 더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좀 더 언니 같아요(박은진은 1년 유급해 한 살 더 많다. 빠른 01년생인 정지윤과는 사실 두 살 차이가 나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야, 실제로 언니는 언니거든?
 그건 맞는데…. 가끔 저랑 주아가 하는 짓을 보면 부끄럽다고 그러지 말라 그래요. 왜 그런 짓을 하냐고 그래요 저희한테. 창피하대요.
 둘이서 하는 걸 보면 정말 ‘골’ 때려요. 덤앤더머에요 둘이.
 주아가 더머에요. 제일 떨어져요.
 은진이는 덤앤더머에서 ‘앤’을 맡고 있습니다(웃음).


프로에 오면 생활도 확 바뀌는데, 그건 어땠나요?
 고등학교와는 달라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죠. 그렇지만 이제 이게 제 생활인 거잖아요. 잘 적응해서 제 걸로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그게 가장 어려웠어요. 고등학교 때는 운동을 ‘그냥’ 했다면 프로에서는 뭐든 체계적으로 하니까요. 둘 다 장단점은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적응 좀 하니까 오히려 저는 이런 생활, 이런 운동 스타일이 더 편해요.
 한 번씩은 놀러 가고 싶은데, 시즌 때는 경기를 해야 하고 비시즌에는 훈련을 해야 하니 좀처럼 틈이 안 나네요. 얘들하고 같이 놀러가고 싶은데 아쉽긴 하지만 지금 열심히 해야 나중에 운동을 그만뒀을 때 더 놀러다닐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 열심히 하는 것에 만족해요.
 솔직히 제 또래 애들은 대학 다니고 하잖아요. 그런 걸 보면 부럽기도 한데 현실적으로 저는 일찍 돈을 벌고 있는 셈이니까요.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배구를 하면서요. 그렇게 생각하면 해낼 수 있어요.
 일찍 철이 들었네.
 계속 부럽다, 놀고 싶다 생각하면 나만 힘들잖아.

 

 

태국3.jpg


시즌 마친 뒤에 곧바로 태국도 가고,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네요.
셋은 함께 지난 4월 초 열린 2019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전에 다녀왔다. 이후 짧은 휴식 뒤 4월 말 다시 VNL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태국은 정말 재밌었어요! 관중 분위기에 압도되고 돌아왔어요.
 진짜진짜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태국은 정말 빠른 배구를 하더라고요. 못 따라갈 수준이었어요. 블로킹 따라다니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상대 수비가 워낙 좋으니 공격도 받기 정말 힘들었어요.
 한국을 대표해서 나가긴 했지만, 친선 경기 느낌이었잖아요. 재밌기도 하고 색다른 무대였어요.
 시즌 때는 그럴 기회가 없잖아요. 즐기는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다른 언니들을 보면 인기 정말 많잖아요.
 그 중에서도 (김)희진 언니 인기가 제일이었어요.
 공항에서부터 플래카드 다 들고 오고요, 소리가 장난 아니었어요. 멋있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세 선수 모두 어릴 때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출전해 왔어요.
 나이 차이가 있어서 같이 나간 적은 거의 없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청소년대표팀에 다녀왔어요.
 저는 지윤이랑 같이 다녔어요. 2017년 U18 세계청소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도 같이 나갔고요.

 

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을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
 아무래도 이전에는 지시한 대로만 하면 됐어요. 각자 역할을 어느 정도 정해주시고 그것에 따르면 됐는데, 성인대표팀에서는 그게 아니고 좀 더 능동적으로 해야 해요.
 지금이 책임감도 더 크고요. 스스로 생각해서 포인트를 낼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해요. 아무래도 더 체계적이고 분석도 많이 되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국가대표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아요.
 팀에서 배우는 것과 여기서 하는 게 색깔이 달라요. 저는 특히나 포지션이 바뀌니까요(정지윤은 소속팀에선 미들블로커를, 대표팀에서는 날개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적응은 필요한데 간만에 높은 공격을 하니 재미있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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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는 성인대표팀을 해본 데 반해 지윤 선수는 처음이에요.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훌륭한 언니들에게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응…. 주눅 들지 말고 열심히 해!
 알아서 잘 하면 돼. 너무 눈에 띄지만 말고.
 기합을 열심히 넣는 게 꿀팁이야. 목소리 크게 내는 게 막내 역할이거든.
 언니들이 하는 것 뒤에서 열심히 따라하고.
 ….

 

함께 하면 서로서로 힘이 될 것 같아요.
 재밌어요. 서로 바보 같은 짓도 많이 하고요. 이상한 춤도 추고 헤헤거리기도 해요.
 (정색하며) 저는 절대 아니에요. 빼주세요.
 확실히 은진이는 덜 해요. 그래도 결국 따라해요(웃음).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 곳에 노래가 나오는데요, 그렇~게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그래요. 저는 옆에서 구경하다가 ‘너네 왜 그래?’라고 하죠.
 언니들 안 보는 곳에서 잠깐씩, 조용조용 그러고 놀아요. 언니들도 한 번씩 보긴 했어요. 다들 우리가 이렇게 노는 걸 알고 있을 거에요.


서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네요.
 아무도 안 뛰고 저 혼자 코트 위에 있었으면 쓸쓸했을 거예요. 세 명이 다 코트에 오르니 엄청 힘이 돼요. 서로 동기부여도 되고요.
 확실히 더 재밌고요, 처음이니 낯선 것도 함께 해서 빨리 적응했어요. 그리고 저는 이 두 명한테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저는 미들블로커를 계속 했던 게 아니니까요. 둘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종종 느꼈어요.
 (뿌듯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맞아요. 누구 한 명만 뛰고 누구는 안 뛰면 마음 아팠을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니고 다 같이 뛰면서 경기 때마다 보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대표팀에 와서 셋이 함께 정말 친해지게 됐어요. 그 전에는 지금처럼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서로 의지되는 사이에요. 고민도 들어주고 그래요.
 어떤 고민인지는 비밀이에요!


데뷔 때부터 ‘황금 세대’라고 많이들 이야기했어요.
 주변에서 다들 그렇게 말을 해주시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어요. 가장 먼저 ‘기분’이 좋고요(웃음).
 저한테는 정말 과분한 말 같기도 한데요, 책임감도 더 생겨요. 그 말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고 그래요.

 

VNL 경험을 토대로 성장해 다음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해요.
 맞아요. 대표팀 경험을 토대로 많이 배워서 그걸 시즌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다른 선배들은 몸을 만들면서 시즌을 준비할 때잖아요. 이곳에서도 부지런히 해야 해요.
 한 시즌 하면서 부족한 걸 많이 느꼈어요. 이번 계기를 바탕으로 그걸 보완하고 싶어요. 블로킹이나 공격이요.
 저는 이단연결하고 블로킹이요!
 저는 미들블로커로서 블로킹, 속공이 잘 안 되니까요. 다음 시즌에는 좀 더 미들블로커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에요.

 

끝으로 다가올 2년차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부탁드릴게요.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
 둘 다 내가 하려고 했던 건데….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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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2년차가 말하는 우리 팀 자랑은?

‘애들은 거짓말을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어릴수록 솔직하고 당당하다는 걸 표현한 문장이다.


당연히 세 선수 모두 ‘애들’은 아니지만, 소속팀 자랑을 가장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선수들일 것 같아서 기대했다. 그런데, 왜 셋 다 먹는 게 첫 번째 자랑거리인거야?


은진이가 말하는 KGC인삼공사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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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숙소 리모델링을 했어요. 그래서 한 층 깔끔한 시설을 자랑합니다. 또 이건 정말 다른 구단도 인정해야 되는 건데요, 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매번 나오는 고기가 아주 좋습니다. 메뉴도 쌀국수, 스테이크 등등 다양해요. 생전 처음 보는 메뉴도 막 나와요. 제가 여러 팀 돌아보면서 맛 본 바로는 인삼공사가 최고입니다. 그리고 감독님도 정말 인자하고 재밌어요.


지윤이가 말하는 현대건설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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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밥이 진짜 맛있어요. 아침에는 밥 대신 빵을 먹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우리 숙소도 리모델링을 했어요! 사우나도 엄청 커지고 지하에는 노래방도 있어요(취재 차 자주 가봤는데 노래방은 그 전부터 있었다). 물론 노래방에서 놀아본 적은 없어요. 언니들도 다들 재밌게 해주시고요,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화내지 않으시고 조목조목 짚어주시는 점이 가장 좋아요!


주아가 말하는 흥국생명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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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요, 밥 먹을 때 음료수가 정말 많아서 좋아요. 밥도 정말정말 맛있고요. 같이 훈련하는 언니들 모두 착하고 재밌어요. 그래서 훈련 때 분위기가 엄청 밝아요. 감독님께서는 엄마처럼 잘 해주시고요. 끈끈한 선후배 관계가 우리 팀 가장 큰 자랑이 아닐까 생각해요.

 

 

글/ 이광준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6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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