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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대회] MVP, 경기대 정태현 “생애 첫 우승, 행복합니다”
선수 생활 시작한 이후로 겪는 첫 우승에 '감격' / MVP 수상 소감에는 "다 같이 잘 해 받은 상"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8-17 05:11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4학년 마지막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 정태현에게 이번 해남대회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인 무대였다.

경기대는 지난 15일 전남 해남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해남대회 결승전 경희대와 경기에서 3-2(19-25, 19-25, 25-20, 25-16, 22-20)으로 승리해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시작한 경기대는 3세트부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그리며 해남대회 정상에 올랐다.

대회 MVP는 경기대 4학년 윙스파이커 정태현(194cm)에게 돌아갔다. 그는 결승전에서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27득점을 올렸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공격성공률도 59%로 높았다.

이날 경기대는 주포 임재영(191cm, 3학년, OPP)이 경기 초반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는 리시브였다. 상대 서브에 리시브가 고전하면서 공이 공격수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3세트부터 정태현이 나섰다. 이상열 경기대 감독 지시로 리시브 체제를 정태현이 가담한 3인 체제로 변경했다. 그 때부터 리시브가 안정을 찾아 경기대가 흐름을 탈 수 있었다.



<더스파이크>는 MVP로 선정된 정태현과 지난 16일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정태현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우승의 여운은 가시지 않은 듯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정태현은 이번 우승이 배구선수 생활을 한 이래로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는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봤다. 이전까지는 2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그래서 정말 기쁘다. 4학년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 행복하다”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처음 우승이어서 그런지 마지막 득점이 난 이후에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단체 사진을 찍을 때 느낌이 왔다. ‘아 이게 우승이구나!’라는 생각이 그 때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우승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가장 먼저 함께 뛴 친구, 후배들에게 고마웠다. 1, 2세트를 내줘서 ‘이번에도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그걸 이겨내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뛴 선수들, 그리고 뒤에서 묵묵히 기다려준 감독님과 코치님께 고마웠다.”

순간 불안함이 든 건 작년 경험 때문이었다. 경기대는 작년 7월에 열린 (주)동양환경배 전국대학배구 해남대회에서 성균관대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우승한 곳과 동일한 장소에서 열린 대회였다. 

정태현은 “그 때가 많이 떠올랐다”라며 당시를 생각했다. “순간 ‘또 2위인가’하는 불안함이 들었다. 두 번은 안 된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감독님 한 마디가 힘이 됐다. 분명 두 세트를 내줘 불안한 상황인데도 ‘다 왔다. 할 수 있다’라며 격려해주셨다. ‘패패승승승으로 멋지게 이기자’라는 감독님 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계속해서 그는 작년에 함께 뛰었던 황경민(우리카드)을 떠올렸다. 당시 황경민은 준우승에 머문 순간 아쉬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정태현은 “우승을 확정하고 (황)경민이 형 생각이 났다. ‘거의 다 이긴 걸 놓쳤다’라며 많이 아쉬워했다. MVP를 수상할 때 한 번 더 생각났다. 정말 형이 받고 싶어 하던 상이었다”라고 말했다.

MVP 수상 소감을 묻자 그는 “다 같이 잘 해서 받은 상”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사실 예선전 때 내가 잘 못했다. 그래서 겁이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옆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 덕분에 이렇게 이겨낼 수 있었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뒤이어 그는 후인정 코치와 일화도 하나 꺼냈다. “예선전에서 내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질 때도, 이길 때도 그랬다.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갑자기 후 코치님께 전화가 왔다. 평소 개인적으로 연락을 잘 하지 않으셔서 놀랐다. 코치님께서 ‘목소리 다 죽어가네. 괜찮아. 잘 하고 있으니 조금씩만 하면 돼’라고 격려해주셨다.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 그 힘 때문에 결승전까지 버티고 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태현에게 남은 대학 무대는 이제 대학리그 한 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신인드래프트가 남았다. 

정태현은 “정말 긴장된다”라며 드래프트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정말 몇 경기 안 남았다. 남은 경기 잘 마무리해서 드래프트 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끝으로 그는 부모님에게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부모님께서 매 경기 오셔서 응원을 해주신다. 이번 결승전도 함께 해주셨다. 우승 뒤에 두 분이서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을 봤다. 그렇게 늘 관심 가져주시고, 진심으로 좋아해주신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부모님 덕분에 우승한 것 같아 정말 기쁘다. 앞으로 더 많이 보답하는 아들이 되고 싶다.”


사진_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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