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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데이터연구소] 데이터 전문가들이 제시한 배구 데이터의 방향
서영욱(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10-30 01:20

사진: 인제대회에서 세터로 뛴 이태봉(現 OK저축은행). 당시 이태봉은 절묘한 중앙 활용으로 조선대 선전을 이끌었다. 인제대회서 제시한 세트 기록이 그의 활약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데이터연구소는 기록을 보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지난 9월호에서는 이를 실제로 적용해서 어떤 해석을 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이번 데이터연구소는 시즌1 마지막회다. 비시즌 특별기획으로 준비됐던 제1기 데이터연구소는 새 시즌을 앞두고 막을 내린다.  

 

마지막 차례에서는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데이터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통계전문가, 주식회사 딤 차금지 실장과 20여 년이 넘게 기록 및 전력분석 쪽에서 일하고 있는 김정아 KBSN스포츠 전력분석관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두 전문가에게 앞으로 기록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김정아분석관.jpg

사진: 김정아 KBSN스포츠 전력 분석관 

 

#1 기록의 대가, 김정아 분석관
김정아 분석관은 선수 출신으로 현재 KBSN스포츠에서 전력분석관 역할을 맡고 있다. KOVO에서 현재 기록 작성에 활용하고 있는 데이터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전력분석관으로도 종종 합류하기도 한다. 아날로그로 기록을 작성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한국 배구 기록 역사를 함께했다. 경력은 약 24년. 현재는 대학배구 현장에도 자주 가 기록 쪽에 힘을 쓰고 있다.

서영욱 기자(이하 영욱) 먼저 소개를 드리자면 김 분석관께서는 이전에 우리가 제시했던 서브, 세트 기록을 대학배구에서 실제로 적용하셨던 분입니다. 우선 그렇게 적용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정아 분석관(이하 김 분석관) 이전부터 기록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고픈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쉽지 않았어요. 오랜 시간 이 일을 해오면서 시각이 고정되었다고 할까요. 바꿔야겠다는 고민을 하긴 했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죠. 그러다가 <더스파이크>에서 나온 기사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라고 해서 실제로 기록을 적용해 봤습니다.

 

영욱 저희도 실제로 적용해보니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떠셨나요?

 

김 분석관 네 맞습니다. 확실히 눈에 띄지 않던 선수들이 조명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기준을 달리 바꿨을 뿐인데 보다 풍부한 해석이 가능했고요. 예를 들면, 이전처럼 서브를 득점으로만 보게 되면 강서브를 때리는 선수들만 순위권에 있어 다른 선수들이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서브를 효율 개념으로 보니 정확한 목적타로 상대 서브를 흔드는 선수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되더군요. 이전보다 딱 하나 더 제시한 셈인데, 더욱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셈이죠.

 

영욱 세트 기록도 마찬가지였어요.

 

김 분석관 그 부분은 저도 준비하면서 정말 놀랐어요(웃음). 세트를 두 가지로 나눴죠. 하나는 리시브가 된 경우에 세트성공률. 다른 하나는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혹은 디그 상황에서 세트성공률로요. 서브도 그랬지만 세트는 더욱 그 차이가 컸어요.  

 

영욱 이렇게 다르게 기록을 바라보면 다양한 선수들이 주목을 받는다고 하셨는데, 이게 왜 중요한지 직접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 분석관 우선 아마추어들은 보다 많은 선수들이 이름을 날리는 게 중요해요. 아무래도 프로 팀에서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으니까요. 이번 기록을 보며 놀랐던 게, 평소 기록 기준으로 봤다면 아예 주목받지 못할 선수들이 여럿 보였다는 점이었어요. 아마 기록에 나온 본인들도 놀랐을 거예요. 이전처럼 기록을 크게만 바라볼 경우, 선수들이 잘하는 걸 집어내는 게 쉽지 않아요. 기록의 기준이 조금 더 상세해지니까 선수들의 장점을 자세히 판단할 수 있었죠. 프로에 적용되어도 이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영욱 저희가 제시한 것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니 참 기쁩니다.  

 

김 분석관 사실 더 기쁜 건 저였어요. 누군가 이렇게 먼저 이야기를 해주니 저도 의욕을 갖고 움직일 수 있었어요. 마침 제가 아마추어 쪽에 자주 나가기도 했고요. 아마추어 기록은 아무래도 프로 기록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다룰 수 있으니까요.  

 

영욱 공식 기록은 아무래도 자유롭게 다루기 어렵다는 말씀이신건가요.

 

김 분석관 그렇죠. 말 그대로 ‘공식’이니까요. 현재 KOVO에서 제공하는 기록은 정말 방대하고 잘 구비돼 있어요. 오랜 시간 데이터를 축적해서 양도 꽤 되고요. 정확도도 매우 뛰어납니다. 한 경기를 6인의 기록관이 함께 지켜보며 역할분담을 해 보고 기록하니까요. 하지만 활용 방안이 다소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그 활용 방안을 <더스파이크>가 제시한 거라 생각해요.

 

영욱 끝으로 기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분석관 기록은 역사입니다. 이 역사는 단순히 쌓아두는 것보단 다양하게 활용해 지켜보는 팬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이터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거든요. <더스파이크>에서 제시해 주신 것들 중 괜찮은 건 KBSN에서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해요. 또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기록을 경기 시작 전에 기자 분들께 나눠드리고 설명을 조금 해드리면 V-리그가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 하나하나가 곧 이야깃거리니까요.  

 

 

차금지실장.jpg

사진: 주식회사 딤 차금지 실장 


#2. KOVO 기록의 산증인, 차금지 실장
차금지 실장은 통계 전문가다. V-리그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리그 데이터 운영 및 관리를 맡았다. 기록 시스템 전체를 개발했던 당사자 중 한 명이다. 지금은 다른 종목은 하지 않고 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에는 축구, 농구 데이터 관리를 했다.

이광준 기자(이하 광준) 데이터연구소 기사가 꾸준히 나갔는데, 어떠셨나요?

 

차금지 실장(이하 차 실장)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저희도 한창 활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차였으니까요. 그렇지만 당장 이것이 적용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죠.

 

광준 어떤 우려였을까요?

 

차 실장 아무래도 저희가 다루는 건 KOVO 공식 데이터니까요. 순위 기준을 갑자기 확 바꾼다던가, 새로운 기록 방식을 제공한다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모든 통계는 기준이 명확한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서브를 지금의 득점이 아닌 효율로 봐야한다고 했을 때, 그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광준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차 실장 예를 들면 범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세터가 올린 공이 공격수에게 다소 부정확하게 갔어요. 그래서 공격이 범실로 이어졌는데, 이걸 공격수 범실로 올릴 것인지 혹은 세터 범실로 볼 것인지 하는 문제예요. 누군가는 ‘이 정도면 공격수가 처리해줘야지’라고 말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이건 세터가 잘못 줬기 때문’이라고 말하거든요. 배구는 모든 플레이가 연속적이고 끊어지는 게 없이 일어나다보니까 그 순간에 판단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요. 그런 기준을 잘 잡아두고 데이터를 축적해 내보내야 보다 정확한 수치가 나오는데, <더스파이크>에서 보여주신 다양한 기록 제시방법을 말하기 이전에, 기준을 먼저 잡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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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OVO에서 제공하는 위치 정보 예시 

 

광준 아무래도 공식적인 것을 말하시다보니 조심스러운 입장이신 것 같습니다.

 

차 실장 맞아요. 자칫 한 개념을 제시했을 때, 이것이 나중에 데이터를 쌓아 갈수록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광준 말씀하신대로 연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움직이려면 ‘사업화’가 필요하겠네요.

 

차 실장 그렇기 때문에 금액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뭔가 다른 개념이 생기면 사람이 더 나와야 하고요. 그 사이 과정이 필요하다보니 당장 이렇다 할 변화를 주는 게 어렵죠.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웃음). 그렇지만 하나 확실한 건 <더스파이크>가 제시한 방향들이 이런 움직임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변화에 대해서 연맹도 모르고 있지 않거든요. 그러나 적용하고 사업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이렇게 언론에서 먼저 이야기해주고 필요성을 제기한다면 그 과정이 훨씬 매끄럽게 될 거라 생각해요.

 

광준 그렇다면 저희가 제시한 기준 중에 당장 이것은 필요하다라고 생각했던 게 있나요.

 

차 실장 세터 부분이죠. 사실 <더스파이크>에서 말한 ‘리시브 성공 시 세트성공’과 ‘리시브 실패, 디그 시 세트성공’은 이미 종합하고 있는 기록이에요. 그런데 이걸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고 있습니다. 또 시즌 끝에 베스트 7을 뽑을 때 세터는 세트성공만 반영해요. 세터의 다양한 능력치 반영을 위해서는 이 부분도 꼭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광준 다가오는 시즌에 데이터 측면에서 준비하고 있는 변화가 있을까요.

 

차 실장 당장 변하는 부분은 크게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위치 기록이에요. 현재 서브 득점위치, 선수들 공격 시작 위치, 서브 시작위치 등 다양한 위치 기록을 측정하고 있어요. 이게 한 3년 정도 됐습니다. 어느 정도 데이터 축적이 끝났으니 이제는 활용법에 대해 고민해 볼 때입니다. 올 시즌에 당장 보여주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준비 중에 있습니다.

 

광준 감사합니다. 끝으로 KOVO 기록의 방향성에 대해 부탁드릴게요.

 

차 실장 지금까지 약 15년 정도 로우데이터(raw data, 가공되지 않은 원시 데이터)를 쌓는 과정이었어요. 이제는 활용 편에 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KOVO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지금까지 준비된 로우데이터를 어떻게 세분화하고 재미있게 팬들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스파이크>가 저희에게 좋은 자극제를 던져준 것 같아 기쁩니다.


#3. 연구 마무리
영욱 두 전문가 의견에 약간의 차이는 있네요. 한 분께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하셨고, 다른 한 분께서는 공감하면서도 현실 적용에는 조금 신중한 입장을 보이셨어요.

 

광준 한 가지 확실한 건 ‘이제부터 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라는 방향이었어요. 결국 이 의견은 우리가 데이터연구소를 시작했던 이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데이터연구소는 늘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결론 제시보다는 다양한 방향 제시에 초점을 맞췄으니까요.

 

영욱 김 분석관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여러 의견을 나누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는데, 이 생각에 동의합니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의견들이 모여 함께 공유해 데이터 발전을 이뤘으면 합니다.  

 

데이터 연구소 세 줄 요약!
1 지금까지 기록이 로우데이터를 쌓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그 활용법에 대해 고민할 때다.
2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3 데이터연구소는 언제라도 시즌 2로 돌아올 수 있다(Coming soon!).

 

 

글/ 이광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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