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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장 앞둔 V-리그 FA시장, 누가 거론되나
이정원(ljwon@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20-01-27 05:10
매년 비시즌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자유계약(FA)시장이다. 지난해 FA 시장이 남자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면 올 시즌에는 여자부에서 대어급 선수들이 총출동해 관심이 뜨겁다. FA 자격을 얻을 선수들의 현재까지 활약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대어 총출동 
여자부 관전 포인트

이재영-이다영 한 팀에서 뭉칠까
김희진-김수지, IBK에 그대로 남나
주전 다수 풀리는 도로공사, 관건은 박정아?!
대표 노장 이효희-정대영의 선택은 어디로

2018~2019시즌 직후 개장했던 남자부 FA시장은 정지석, 신영석, 곽승석 등 대어들이 줄줄이 나와 주목을 모았다. 요란했던 등장과는 달리 별다른 이동없이 시장은 마감됐다. 2019~2020시즌이 끝나고 열릴 여자부 FA시장을 향한 관심은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2019년 남자부 FA시장 이상으로 대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단연 흥국생명 이재영-현대건설 이다영 쌍둥이다. 두 선수가 동시에 FA시장에 나오면서 이전부터 한 팀에서 한 번쯤은 뛰어보고 싶다고 밝힌 두 선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재영은 이미 여자부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기량에 물이 올랐다. 팀에서 공격, 리시브 점유율이 모두 1위면서도 지치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경험이 조금씩 더해지면서 완숙미도 생겼다. 나이도 23세에 불과하기에 선수로서 가치는 이미 최고 수준이다. 

2019~2020시즌까지 풀 타임 주전 3년차를 보내는 이다영은 올 시즌 들어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다. 일찍이 좋은 평가를 받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세터로서 기량까지 크게 늘었다. 현대건설 주전 세터로 꾸준히 경기에 나선 이다영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주전 세터로 발돋움했다. 그 결과 이다영은 현재 V-리그 여자부 세터 중 첫 손가락에 놓을 수 있을 만한 선수로 올라섰다.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하는 볼 분배부터 오른쪽 백패스까지 좋아졌다. 여자부 세터 최고 수준의 블로킹과 수비 범위도 이다영을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쌍둥이가 전부가 아니다. 어느 팀을 가도 주전으로 활약할 선수들이 많다는 게 이번 여자부 FA시장 볼거리다. 팀별로 살펴본다면 흥국생명에서는 리베로 김해란과 세터 조송화가 FA자격을 얻는다. 김해란은 35세 노장이어도 여전히 리그에서 손꼽히는 리베로다. 리시브 효율은 조금 떨어졌지만(33.45%) 디그에서는 강점을 보인다(세트당 6.228개로 2위). 

현대건설에서는 황민경과 김연견이 계약이 만료된다. 정시영은 출전 경기 수를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황민경은 공격에서는 데뷔 후 손에 꼽힐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공격 성공률 37.72%로 현재까지 커리어 하이다). 총 득점도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커리어 하이가 유력하다. 리시브 역시 나쁘지 않다. 2020년이면 30대에 접어들지만 여전히 주전으로 경쟁력있는 윙스파이커다. 김연견 역시 리그 수위급 리베로로 포지션 보강을 노리는 팀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다. 

IBK기업은행에서는 김수지와 김희진이 시장에 나온다. 김수지는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베테랑이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공격 성공률은 IBK기업은행 이적 후 가장 좋고(42.25%) 블로킹도 세트당 0.661개로 상당히 좋은 편이다. 미들블로커에 필요한 덕목을 고루 갖춘 선수이기에 시장에 나온다면 관심을 끌만하다. 올 시즌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발했다가 다시 미들블로커로 나서는 김희진은 3라운드 들어 기록이 다시 올라왔다. 공격 성공률도 3라운드 45.59%, 세트당 블로킹도 0.6개를 기록 중이다. 리그 미들블로커 중 공격력은 최상위권이다. 


KGC인삼공사도 주전 선수 다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오지영과 염혜선, 한송이와 채선아가 계약이 만료된다. 리그 최고 리베로 중 한 명인 오지영은 올 시즌도 리시브 효율 2위(43.6%), 디그 3위(세트당 5.683개)에 오르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오지영 역시 리베로 보강을 노리는 팀에는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다. 

한송이는 붙박이 주전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고 맹활약 중이다. 데뷔 후 가장 많은 블로킹(세트당 0.556개)을 잡아내는 중이며 공격 성공률도 41.03%로 준수하다. 윙스파이커 시절에도 신장이 워낙 좋았던 선수이기에 미들블로커에서도 금방 적응해 활약 중이다. 현대건설 시절 이후 다시 주전 세터로 올라선 염혜선은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이번 FA시장에서 몇 안 되는 세터 매물로 주가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다가올 FA시장에서 고민이 가장 많은 팀이다. 주전급 선수가 풀리는 건 물론 그 수가 다른 팀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박정아부터 문정원, 정대영, 이효희에 전새얀, 유희옥까지 FA시장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주전 라인업 절반이 풀린다. 팀에서 비중도 큰 선수들이라 셈이 복잡하다.

박정아는 3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공격 성공률 34.79%로 도로공사 이적 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살아난 박정아는 다시 예전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12월 18일 KGC인삼공사전에서는 박정아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기도 했다. 아직 도로공사에는 박정아를 제외하면 측면 공격수 중 꾸준히 믿고 맡길 에이스가 없기에 박정아는 꼭 필요하다. 

도로공사 2인 리시브 체제 핵심인 문정원은 변함없이 단단한 리시브에 더해 공격에서 비중도 올라갔다. 3라운드 종료 시점에 총득점 130점이다. 데뷔 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2014~2015시즌 기록(255점)에 버금가는 페이스를 보인다. 공격 성공률도 38.15%로 받은 역할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서브 역시 1위(세트당 0.482개)로 여러 방면으로 활용도가 큰 선수이다. 도로공사로서는 박정아와 문정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사실상 리시브를 면제받는 박정아여서 그 자리를 메우는 게 문정원이기 때문이다. 둘 중 한 명이 라인업에서 빠진다면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V-리그 여자부 전체를 통틀어도 최선참에 속하는 정대영과 이효희는 나이는 많지만 아직 팀에 대체선수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 관건이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한 선수들이고 기량 역시 여전히 주전으로 내세울 수 있는 수준이다. 선수가 생각하는 조건과 팀이 생각하는 조건이 어떤지에 따라 시즌이 끝나고 협상 과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어급 FA 적은 남자부

물오른 나경복 진로가 최대 관심
박철우-박상하, 30대에 맞이한 FA
유광우는 대한항공 이적 후 다시 자유인

2019년 비시즌에 대어가 많이 풀린 남자부는 2020년은 상대적으로 언급이 덜하다. 여자부 FA시장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도 있지만 시장에 나왔을 때 크게 관심을 끌 만한 대어급 매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FA시장을 좌우할 선수는 있다. 우리카드 나경복이 그 주인공으로, 단연 2020년 남자부 FA 최대어이다. 2019~2020시즌 나경복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풀 타임 주전 시즌을 보낸 2018~2019시즌에도 서브와 블로킹, 총득점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나경복은 올 시즌 다시 한번 대부분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 경신을 노린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공격력에서 잠재력을 보여준 나경복은 올 시즌 기복마저 줄어둘었다. 공격 성공률도 52.38%로 커리어 처음으로 50% 이상을 기록 중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총득점도 지난 시즌 기록을 넘어설 게 유력하다. 서브 역시 더 날카로워졌다. 블로킹은 지난 시즌 기록에 아주 살짝 못 미치지만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향상된 리시브이다. 나경복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 33.21%로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사용구 탄성이 좋아지는 등 리시버들에게는 더 좋지 않은 환경이 됐음에도 기록이 좋아졌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역시 올 시즌 나경복의 좋아진 수비와 리시브를 칭찬하기도 했다. 

아직 25살에 불과한 젊은 나이와 197cm에 달하는 좋은 신체조건도 나경복을 더 매력적인 매물로 만든다. 공격에서 이 정도 생산성을 보여주면서 리시브도 준수한 윙스파이커 자원은 언제든 환영받는다. 현재 페이스에서 조금 떨어지더라도 나경복을 향한 관심은 줄지 않을 전망이다.

나경복 다음으로 가치가 크거나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선수들은 박철우와 박상하로 공교롭게도 모두 삼성화재 소속이다. 박상하는 2018~2019시즌 허리 부상 등이 겹치며 부침을 겪었다. 블로킹 수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력이 큰 폭으로 떨어져 데뷔 후 가장 안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공격력도 어느 정도 회복했고 블로킹도 세트당 0.697개로 2012~2013시즌(세트당 0.808개) 이후 가장 좋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지만 몸 관리만 잘 받쳐준다면 여전히 준수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박철우는 시즌 초반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며 ‘노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걸 보여줬지만 3라운드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박철우의 경우 워낙 잔부상이 많았던 선수이기에 관리가 더 중요하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여전히 리그 수위급 공격수라는 건 검증됐다. 다만 이제는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베테랑이고 예전부터 잔부상이 많았던 선수이기에 FA시장에서 어떤 흐름 속에 있을지는 아직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삼성화재에서는 두 선수 외에도 백계중과 권준형이 FA 자격을 얻는다. 백계중은 올 시즌 주전 리베로로 나서며 팀 내 비중을 키우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리시브 상황에는 이승현, 디그 상황에는 백계중이 출전했지만 최근에는 백계중 혼자 소화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디그는 세트당 2.116개로 3위에 오를 정도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리시브 효율은 14위(30.72%)로 아직 안정감이 모자란다. 권준형은 백업 세터로 김형진이 부상일 때 경기에 나서 박철우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기도 했다. 주전 세터의 뒤를 받쳐주는 백업 세터로는 여전히 가치 있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한 번에 FA 자격을 얻는 풍파(?)를 겪은 현대캐피탈은 이번에는 그때보다 걱정은 덜하다. 주요 선수 중에는 박주형이 FA로 나온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선수지만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활약이 괜찮다. 특히 올 시즌 리시브 환경이 더 어려워졌음에도 리시브 효율 48.98%로 커리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일 정도로 수비가 안정적인 선수다. 변칙적인 서브도 장점이다. 윙스파이커진을 두껍게 할 목적을 가진 팀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원이다. 


대한항공도 지난 시즌 매우 중요한 FA 시장을 보낸 이후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다만 현대캐피탈과 달리 주전급이 아예 안 풀리는 건 아니다. 주전 리베로 정성민과 미들블로커 진상헌이 FA 자격을 얻는다. 진상헌은 블로킹은 조금 떨어지지만 여전히 속공에는 강점이 있다(속공 성공률 6위). 정성민은 디그 능력은 여전히 준수하지만(세트당 1.649개, 8위) 리시브에서 안정감이 조금 떨어졌다. 최근 대한항공이 리시브 상황에서 신인 오은렬 기용 시간을 늘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 시즌 문제가 된 허리 상태도 불안요소다. 두 선수에 더해 유광우도 FA 자격을 획득한다. 이제는 주전으로 풀 타임 소화는 어렵지만 백업으로는 여전히 가치가 높다. 

OK저축은행에서는 한상길과 이시몬, 최홍석이 FA 시장에 나설 예정이다. 최홍석은 이전 우리카드와 재계약 당시 상당히 큰 금액으로 재계약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기량 저하로 계약 규모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올 시즌도 한국전력에서 주전 윙스파이커로 출전했지만 비시즌 갑상선암 수술 여파로 기대한 만큼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OK저축은행에서는 백업으로 뛰고 있는 최홍석이야말로 현재 계약 규모가 어떤지가 관건이다. FA 등급이 무엇이냐에 따라 시장에서 관심도 좌우된다. 

KB손해보험에서는 출전 경기 수를 채우지 못해 FA 기간이 한 시즌 밀린 박진우와 김정환이 풀린다. 지난 시즌 제대 후 우리카드에서 기대한 만큼의 활약을 보이진 못한 박진우지만 KB손해보험에서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속공 성공률 6위에 오를 정도로 속공이 이전 시즌보다 좋아졌다. 미들블로커 보강이 필요한 팀에는 괜찮은 자원이다. 

한국전력에서는 조근호와 신으뜸, 장준호가 FA 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장준호는 지난 2019년 11월 22일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트레이드 수혜를 볼 전망이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에서 두 경기(2세트) 출전에 그쳐 미들블로커 경쟁에서 많이 밀린 상황이었지만 한국전력에서는 주전 자리를 꿰차 무리 없이 FA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사뭇 다른 풍경
또 다른 관건인 FA 등급

이처럼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수준에 차이가 커 이를 준비할 마음가짐도 사뭇 다르다. 여자부의 경우, 이재영과 이다영, 박정아 등 누가 봐도 주전이 당연한 선수들 외에 FA 자격 획득을 위한 조건 충족이 아슬아슬한 선수도 일부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선수들의 연봉에 따른 FA 등급이다. 지출이 아쉽지 않은 A급 선수들과 별개로 연봉 분류상 B급과 C급에 들어갈 선수들은 어디에 속하느냐가 협상에서 매우 중요할 수 있다. 특히 올 시즌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전새얀의 경우는 기존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FA 시장에서 관심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시 쌍둥이가 어디로, 또 어느 시점에 계약이 완료되느냐가 매우 중요할 전망이다. 워낙 주전급 선수가 많이 풀리는 이번 여자부 FA시장에서는 가장 매물로서 덩치가 크고 핵심이 되는 선수들이 진로를 결정한 이후 다른 선수들도 순차적으로 행선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지난해와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남자부는 나경복이 최대어인 가운데 박철우, 박상하 등이 준척급으로 꼽히지만 여자부와 비교하면 FA 시장을 향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선수들을 제외하면 리그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만한 선수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와 별개로 이동 자체는 더 활발할 수 있다. FA 등급에 따라 선수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팀에 조금 아쉬운 자리가 있다면 그 자리를 채워줄 선수들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포지션도 여러 곳에 걸쳐 고루 퍼져있다. FA 등급이 예상보다 낮다면 여러 팀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이 매우 중요할 전망이다.

이 선수들은 남은 시즌 활약이 더 중요하다. 앞으로 활약 여부에 따라 주가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 특히 30대를 넘어선 선수들은 건재함을 알려야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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