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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가 일상인 그들의 이야기, 현대캐피탈 유소년 배구교실
서영욱(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8-08-24 21:43

현대캐피탈 배구단의 연고지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천안 홈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온 현대캐피탈이 이번엔 연고지 유소년들을 위한 배구 교실을 열었다. 좋아하는 선수처럼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길 고대하며 천안시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여름 한가운데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도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천안 유관순체육관 보조경기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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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낮추고! 끝까지 공에 눈을 고정하고 준비해야지! 집중, 집중!” 여느 프로 배구팀의 훈련과 다르지 않은 열기가 느껴진다. 홍천 전국 유소년 클럽 배구대회를 앞두고 특별히 편성된 대회 준비반다웠다. 경기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학생들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현대캐피탈 유소년 배구 교실의 특별반 수업이다. 대회를 위해 특별히 뽑힌 17명의 선수들은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는 기쁨에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계속 코트를 뛰어다녔다. 



천안을 위해, 꿈나무를 위해


지난 해 유소년 배구교실을 시범 운영했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4월 규모를 키워 학생들을 모집했다. 이 공고가 뜨자 배구를 좋아하던 학생들, 관심 많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넘쳤다. 순식간에 모집 정원이 찼다. 종전 40명이 참가했던 배구교실은 이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120명이 참가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됐다.  

 

인원이 많아진 만큼 수업도 세분화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배구놀이 교실, 고학년과 중학생을 위한 심화반, 처음 배구를 접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초반 등 눈높이에 맞는 배구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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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배구를 배우고 싶다는 팬들의 요구가 계속되자 구단 측은 8월부터 클래스를 하나 더 운영할 계획이다. 새롭게 편성된 반은 공을 처음 잡아보는 학생들을 위한 기초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팬들의 열기가 엄청나다며 후문을 전했다. “작년에 배구교실 관련해서 방송 촬영을 했어요.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는 장면을 촬영하면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수업해야 되는데 시간을 뺏긴다고 아쉬워하더군요. ‘이분들은 정말로 배구를 좋아하는 구나’ 느꼈어요. 집중해서 배구를 배우려는 의지가 대단하신 거죠.” 

 


현대캐피탈의 열렬한 팬


배구교실에 모인 학생들은 배구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경기를 본 다음 직접 해보고 싶다며 배구를 시작했다.  

 

김종화-최재혁 모자는 구단 직원도 그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로 충성스런 현대캐피탈의 팬이다. 구단 숙소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개최한 팬 초대 행사에도 참가해 선수들과 친해지려고 했다. 배구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최재혁(14) 군은 갓난아기 때부터 어머니의 손을 잡고 배구 경기장에 다녔다. 오래 전부터 최태웅 감독을 응원했다는 어머니 김종화(46) 씨는 ‘현대캐피탈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배구선수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반대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엘리트 체육을 시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아들은 지금도 엄마가 배구선수 안 시켜줬다고 원망하지만 이렇게 취미로라도 배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배구교실의 삼부자


꼭 닮은 세 남자가 나란히 서있었다. 조익현(46) 씨는 주말마다 배구교실을 찾는다. 장남 조영훈(13) 군과 차남 조영준(10) 군 둘이 모두 이곳에서 배구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아들들의 운동을 지켜본 아버지는 ‘덕분에 주말이 더 바쁘다’라며 사람 좋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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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영준, 영훈 형제 

 

“제가 배구를 좋아해서 경기장에 자주 데리고 다니니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배구를 친숙하게 여겼어요. 하루는 영훈이가 배구공을 가지고 학교에 갔더니 그걸 본 선생님이 클럽 배구를 권하셨어요. 아이들이 축구공, 농구공은 자주 가지고 다녀도 배구공은 잘 안 가져가잖아요. 선생님이 좋게 봐주셨죠. 형이 배구를 하니까 영준이도 자연스럽게 따라다니면서 시작했고요.”

 

동생 영준이는 자신의 수업시간을 기다리며 형이 경기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봤다. 굴러오는 공을 주워 담는 것도 영준이의 몫이었다. “제가 하는 것도 재밌지만 형이 배구하는 걸 보는 것도 재밌어요. 형이랑은 어릴 때부터 공을 주고받는 놀이를 같이 했어요. 우리 형이 제일 잘 하는 것 같아요.”

 

문성민을 좋아해 15번 유니폼을 입었다는 영준이는 학교 방과후 클럽에서도 배구를 배우고 있다. 형이 중학생이 되면서 한 팀에서 뛰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하는 영준이가 눈빛을 빛내며 영훈이의 세트를 바라봤다. 

 


운동을 통한 치유


서원(13) 군은 기자가 언제 말을 걸어줄까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누구보다 밝고 적극적인 그는 ‘더스파이크’의 애독자를 자처했다. 좋아하는 잡지에 실릴 인터뷰를 한다는 생각에 내내 설레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서원 군 말에서 배구 사랑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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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보경-서원 모자 

 

“2년 전에 우연히 배구 중계방송을 보게 됐어요. 근데 공을 때릴 때 손에 맞는 소리가 정말 좋은 거예요.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배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초등학교 클럽에서 처음 배구를 배웠고 학교 코치님 추천으로 현대캐피탈 배구교실을 알게 되어 여기서 운동하고 있어요.”  

 

대회 준비 특별반의 80분 수업이 끝나자마자 정규반 수업이 이어졌다. 쉬지도 않고 바로 달려가려는 서원 군에게 힘들지 않느냐 묻자 ‘좋아하는 거니까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앞선 수업은 경기 감각을 익히며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수업은 기본기에 충실한 훈련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다며 또다시 코트로 뛰어갔다.

 

모든 부모에게 자식은 소중한 존재지만 김보경(42) 씨에게 원이는 더 애틋한 아들이다. 미숙아로 태어난 원이가 건강하게 운동을 한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축복이다.

 

“원이는 칠삭둥이로 태어났어요. 800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나서 어릴 때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어요. 장애가 있어서 보조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지금도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가늘어요. ‘이 아이가 살 수는 있을까’ 걱정했던 때도 있었는데 저렇게 점프하고 뛰어다니는 걸 보면 새삼 신기해요. 특출하게 운동을 잘 하지는 않더라도 저 모습 자체가 뿌듯합니다. 연습 삼아 배구를 시켜본 건데 이 정도로 좋아하고 즐기는 게 보이니 감사할 따름이죠.”  

 

 

원이의 문성민 따라잡기


원이는 훈련이 끝나자마자 엄마 옆에 찰싹 붙어있는 살가운 아들이었다.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어머니 손을 잡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번 홍천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어요. 엄마에게도 우승컵을 들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중등부에서는 처음 나가는 대회라 지금 승부욕이 넘칩니다. 마음만은 프로죠.”

 

이 말을 듣자 어머니 보경 씨의 폭로가 이어졌다. “아들이 문성민 선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문성민의 모든 걸 따라 해요. 서브 넣을 때 팔을 걷어 올리는 것부터 공을 굴리고 튀기는 것까지. 처음엔 팔이 아파 그러는 줄 알았다니까요. 하여간 선수들이 하는 건 다 흉내 내요.”



배구를 평생의 취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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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배구를 알리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천안의 유소년들이 계속해서 배구에 관심을 갖고 평생의 취미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다.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는 것도 결국은 배구에 대한 애정이기 때문이다. 배구교실 운영을 담당하는 스포티즌 김민석 총괄팀장(40)은 이런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김 팀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일은 새로운 커리큘럼이다.

 

“기존의 정형적인 훈련 방식도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맞는 우리만의 커리큘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외 영상을 가지고 코치들과 공부하면서 어떤 게 아이들에게 적합할까 고민합니다. 하루 수업이 끝나면 매일 피드백을 하면서 변화를 주고 있어요.”  

 

김 팀장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배구를 즐기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사가 어려운 존재가 아니라 ‘함께 뛰어노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코치진도 30대의 젊은 인물들로 구성했다. 또한 배구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오래도록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게임 위주의 훈련 방식을 채택했다.

 

“공을 받고 올리고 때린다. 처음 배구를 배우는 아이들은 지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바구니에 정확하게 공 넣기’ 같은 게임을 통해 먼저 공과 친숙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구도 제작할 예정인데요. 아이들이 최대한 공을 많이 만져볼 수 있도록 공중에 공을 매다는 방식의 기구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아직 연구 중입니다.”

 


운동은 즐거워야한다


김민석 총괄팀장이 세부적인 운영을 담당한다면 현대캐피탈 오화원 과장(39)은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고 비전을 제시한다. “누구나 유소년 교실을 운영하고 싶어 하고 그 필요성에도 동의를 하지만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저희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한 번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2~3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 정도 규모의 배구 교실이 탄생했죠. 저희 뿐 아니라 여러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유소년 교실을 운영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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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과장과 현장 지도자들은 입을 모아 ‘이 시간이 재밌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 체육은 분명 엘리트의 훈련 방식과는 달라야 해요.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클럽이라면 더욱 그래야죠. 흥미를 잃지 않게, 어렵지 않게, 강압적이지 않게. 그 방법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배구를 통해 천안 아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 말하는 현대캐피탈. 배구 교실 속 그들에겐 이미 배구가, 현대캐피탈이 인생의 큰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땀을 흘리는 즐거움이 누군가에겐 감동이자 축복이 되는 순간이 이곳에 있었다. 

 


글/ 권소담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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