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 이준성 ![]() |
작 성 일 | 2023-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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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준비하셨습니까?
지난 더스파이크 9월호에서 “세자르號의 운명이 걸린 62일”이라는 주제로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의 아시아여자선수권, 폴란드 우치에서의 파리올림픽 여자배구 최종예선(이하 파리올림픽 예선),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의 대장정을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지금부터 세자르號의 대장정이면서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운명이 걸렸던 대장정을 결산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미리보는 아시안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은 아시아여자선수권을 살펴보죠.
세자르 감독은 대회 전 목표로 삼은 4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첫 경기 베트남전이 중요했는데요.
먼저 2세트를 가져올 때만 하더라도 조 1위로의 8강 결선리그 진출을 상상했건만 3,4세트를 내주면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더니만 결국 5세트 접전 끝에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베트남전 대역전패 이후 임한 대만전 역시 5세트까지 갔지만 베트남전과는 다른 결말을 만들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우즈베키스탄에게 3:0 완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8강 결선리그에 진출했죠.
그렇지만 8강 결선리그 첫 경기인 태국전에서 0:3 완패를 당했고, 뒤이어 펼쳐진 베트남 VS 호주의 경기에서 베트남이 3:0으로 이기는 바람에 대회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수모를 겪게 되었습니다.
우승이 없었을 뿐 아시아여자선수권에서 단 한 번도 4강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는데 첫 경기 베트남전 대역전패의 나비효과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났습니다.
4강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5위라도 했으면 좋았으련만 카자흐스탄 상대로 0:3으로 패하며 아시아여자선수권 역사상 최악의 순위인 6위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최악의 아시아여자선수권을 마친 세자르號는 대장정에 있어 어쩌면 중요한 대회인 파리올림픽 예선을 임하게 되었는데요.
이탈리아, 폴란드(홈팀), 미국, 독일, 태국, 콜롬비아, 슬로베니아를 차례로 만나게 되는데 4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2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를 쳐야 하는 도전”이었는데요.
첫 경기 이탈리아에게 맥없이 0:3으로 패했지만 폴란드에게 한 세트, 독일에게 두 세트, 심지어 미국에게 한 세트를 뺏어왔지만 끝내 올림픽 티켓 좌절이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콜롬비아전에서는 한 때 2:1로 앞섰지만 5세트까지 간 접전 끝에 아쉽게 2:3으로 패하였고, 그 후유증이었나요? 태국과 슬로베니아에게는 각각 0:3으로 패하며 원했던 목표는 커녕 전패로 올림픽 최종예선을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올림픽 티켓이 좌절된 채 2023년 국가대표 시즌의 마지막 결전장소인 항저우로 이동했는데요.
항저우에서의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나콘라차시마에서 아픔을 안겨다준 베트남이었는데 한마디로 인기드라마 재방송을 다시 보는 것 같았습니다.
먼저 2세트를 가져올 때만 하더라도 아시아선수권에서의 패배를 씻어내는 듯 했지만 3세트를 내주는 것까지도 괜찮았지만 잡아야 될 4세트를 내주더니 결국 5세트마저 내주며 또 다시 베트남에게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임도헌號도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했는데 세자르號 역시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하고 출발하였습니다.
다음날 네팔에게 3:0으로 이기면서 8강 결선리그에 진출했지만 최정예로 나선 홈팀 중국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0:3으로 패하면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7년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남자배구와 여자배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노메달인 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합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특별히 김연경 선수가 KBS 해설위원을 맡아 눈길을 끌었는데 선수들을 응원하면서도 “내가 뛰는 동안 미래세대에 대한 준비가 잘 안 된 것 같다.”는 말과 동시에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더 좋은 시스템과 유소년 배구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하였죠.
김연경의 쓴소리에 대한 기사를 접했을 때 배구협회는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준비했는지 묻고 싶어졌습니다.
김연경 선수가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정든 태극마크를 떠날 거라는 걸 예상했을텐데 빠르게는 리우올림픽 8강에서 네덜란드에게 1:3으로 패했을 때부터, 늦어도 도쿄올림픽 이전이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준비했어야 했는데 준비하지 않은 댓가가 VNL 2년연속 전패, 아시아여자선수권 6위, 17년만 아시안게임 노메달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우리에게 2번이나 대역전패를 안겨준 베트남과 같은 신흥세력이 부상하고 있는데도 “올림픽 4강팀이야~”, “그래도 중국, 일본, 태국과 함께 아시아 TOP4야~”라는 자만심이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추락을 가속화시켰는데요.
남자배구와 여자배구를 총망라해서 대한민국 배구는 지난해보다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23년을 보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마친 후 대한민국 배구는 뼈를 깎고 살까지 도려내는 아픔을 심정으로 대수술을 해야 될 것이고, 대수술 이후에는 2028 LA, 2032 브리즈번, 더나가 개최지 미정의 2036까지의 플랜을 세워 2012 런던과 2021 도쿄(원래는 2020 도쿄이나 코로나로 1년 연기되어 개최)의 영광을 재현하는 대한민국 여자배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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