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의 씬 스틸러 한수진, 좋은 ‘서베로’가 보여줘야 할 모든 활약 선보였다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3-11-15 0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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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는 잘 때렸고, 디그는 잘 받았다. ‘서베로’가 해야 할 두 가지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한수진이었다.

GS칼텍스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0(27-25, 25-19, 25-15)으로 완파했다. 가볍게 승점 3점을 챙긴 GS칼텍스는 6승 2패(승점 17)를 마크하며 선두 흥국생명(7승 1패, 승점 20)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날 GS칼텍스의 승리를 이끈 1등 공신은 단연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였다. 실바는 51.9%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57.4%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경기 최다인 34점을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공격 범실은 단 하나밖에 없었을 정도로 정교함과 효율까지 모두 챙기는 데 성공한 실바였다.

그러나 실바 못지않게 GS칼텍스의 셧아웃 승리에 공헌한 숨은 공신이 있었다. 바로 ‘서베로’ 한수진이었다. 서베로란 서브 + 리베로의 합성어로, 주 포지션이 리베로인 선수가 일반 선수 유니폼을 입고 원 포인트 서버로 들어가 서브를 구사한 뒤, 후위에서 한 자리 혹은 세 자리를 커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일컫는다. V-리그의 대표적인 서베로로는 한수진과 함께 한미르(현대건설), 서유경(정관장), 구혜인(IBK기업은행) 등이 있다.

서베로의 주된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범실 없이 좋은 서브를 구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후위에서의 수비에 힘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덕목을 모두 갖춘 서베로는 언제든 경기의 흐름을 지배하는 ‘씬 스틸러’가 될 수 있다. 이날 한수진은 서베로가 갖춰야 할 덕목을 코트 위에서 모두 보여주며 ‘씬 스틸러’로 활약했다.

먼저 보여준 덕목은 결정적인 수비였다. 1세트 25-24에서 한수지를 대신해 서베로로 나선 한수진은 26-25에서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의 퀵오픈을 날렵한 디그로 건져 올렸다. 이는 유서연의 반격 득점으로 연결되며 1세트는 GS칼텍스의 승리로 끝났다. 절체절명의 듀스에서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정적인 수비 한 건을 해낸 것. 


한수진은 두 번째 덕목인 날카로운 서브 역시 경기의 끝자락인 3세트 후반에 제대로 선보였다. 3세트 19-12에서 오세연을 대신해 서브 라인에 선 한수진은 5번 자리에 서 있던 이선우를 정확히 겨냥한 서브로 득점을 터뜨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 번째 서브가 강소휘의 반격 득점까지 연결되며 세 번째 서브 기회를 얻은 한수진은 한 번 더 같은 코스에 서브를 구사해 이선우의 리시브를 무너뜨리고 서브 득점을 올렸다. 상대의 리시브 취약점을 정확한 코스 공략으로 후벼 파는 데 성공한 장면이었다.

결국 GS칼텍스는 한수진의 서브 차례에 점수 차를 10점 차까지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굳혔고 그대로 3세트를 끝내며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수진은 총 6회의 서브를 구사해 2개의 득점을 기록했고, 범실은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다. 디그는 세 차례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고, 세 차례의 디그는 모두 정확한 세트 플레이로 연결된 ‘Excellent’ 디그 판정을 받았다. GS칼텍스의 셧아웃 승리에 세운 공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서베로라는 자리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자 혹은 굳히고자 할 때 결코 작지 않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이지만, 좀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기는 쉽지 않은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의 한수진은 충분히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서베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활약을 보여준 멋진 경기 내용이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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