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많은 대회였지만, 다행히 끝은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한국이 26일 이란 우르미아에서 펼쳐진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선수권 5-6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세트스코어 3-1(18-25, 25-23, 25-14, 25-19)로 꺾었다. 1세트를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내줄 때까지만 해도 중국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나 싶었지만, 2세트부터 달라진 경기력으로 대만을 압박하며 연달아 세 세트를 따냈다. 이날 승리를 끝으로 한국은 이번 대회를 최종 5위로 마감했다.
1세트 시작부터 한국은 경기 초반 대만에 끌려갔다. 3연속 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데 이어 4-8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까지 쉽게 대만에 내줬다. 흥이 오른 대만은 린 이훼이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1-6으로 계속해서 한국을 밀어붙였다. 반면 한국은 나경복과 김민재의 연이은 서브 범실로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고, 차이 페이창과 린 이훼이의 자신감 있는 속공에도 고전했다.
12-16에서는 양 팀 모두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긴 랠리가 이어졌다. 결말은 대만의 득점이었다. 황택의의 나경복을 향하는 레프트 패스가 들쑥날쑥하게 올라가면서 결국 마무리를 짓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대만의 날개 공격력이 흔들리는 틈을 타 점수 차를 조금씩 좁혔지만, 17-19에서 정한용이 서브 범실을 저지른 데 이어 우 충슈안에게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허용하며 다시 뒤처졌다. 이후 대만은 별다른 위기 없이 굳히기에 들어갔고, 창 유셩의 오픈 공격으로 25-18을 만들며 1세트를 따냈다.
임도헌 감독은 1세트에 교체로 나섰던 전광인을 2세트에 이번 대회 첫 선발로 기용하며 변화를 꾀했다. 실제로 1세트보다는 나은 흐름이 전개됐다. 4-3에서 나경복이 린 이훼이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모처럼 코트 위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러나 좋은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랠리 상황에서의 결정력이 부족했고, 7-7에서 허수봉의 공격이 첸 치엔첸의 블로킹에 걸렸고, 9-10에서의 허수봉의 공격은 범실이 되며 다시 대만이 주도권을 잡았다.
세트 중반은 혼전 양상이었다. 중앙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활용하는 대만과 날개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한국이 팽팽하게 맞섰다. 서브의 정교함에서 조금 더 앞선 한국이 1~2점의 리드를 이어간 가운데, 17-15에서 우 충슈안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한국이 경기 시작 후 처음으로 3점 차 이상의 리드를 잡았다. 20점대 진입 후 허수봉이 코트 좌우에서 활약한 한국은 24-23에서 타이 주치엔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도 한국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사이드아웃 싸움이 이어지던 중 4-4에서 나경복이 대각 공격과 노련한 연타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이상현의 속공과 창 유셩의 공격 범실, 나경복의 블로킹 득점과 오픈 공격까지 연달아 나온 한국은 10-5로 치고 나갔다. 대만이 1세트부터 이어졌던 공격력 부재에 계속 시달리는 사이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가장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4세트도 나경복의 파이프로 기분 좋게 포문을 연 한국은 접전 양상에서 공격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며 8-7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간신히 선착했다. 서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 팽팽한 승부는 10점대 이후에도 이어졌고, 먼저 한 발짝 앞서간 쪽은 한국이었다. 11-10에서 이상욱의 디그 이후 나경복의 마무리가 나오며 한국이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전광인의 대회 첫 서브 득점까지 터진 한국은 세트 중반 흐름을 장악했고, 이후 접어든 세트 후반에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김민재의 속공이 터졌고, 나경복은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9-15에서 정한용의 퀵오픈이 터지며 한국이 20점에 선착했고, 허수봉이 오른쪽에서 연달아 득점을 올리며 점점 승리가 다가왔다. 결국 24-19에서 황택의의 서브 득점이 터졌고, 한국은 이번 대회를 5위로 마감했다.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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