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3위 정관장이 이제 준플레이오프 없는 봄배구에 도전한다.
정관장은 현재 4연승을 질주하며 17승14패(승점 53)로 3위에 랭크돼있다. 지난 24일 2위 흥국생명과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4위와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8점 차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과 올 시즌 상대전적은 2승4패가 됐다. 1라운드 이후 중요한 시기인 6라운드에서 값진 승점 3점을 얻은 것이다.
위기도 있었다. 3세트에는 21-17로 앞서고 있었지만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내줬고, 4세트에도 19-13 리드를 잡았지만 21-21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20점 이후 정관장의 버티는 힘이 단단했다. 올 시즌 정관장 홈경기 최다 관중인 3,678명 앞에서 3-1(25-23, 25-22, 25-27, 25-23)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경기 후 방송 인터뷰의 주인공은 고희진 감독이었다. 고 감독이 인터뷰를 준비하는 순간부터 선수들은 물세례를 위해 모였다. 인터뷰실을 찾은 고 감독은 흠뻑 젖은 채 등장했다.
고 감독은 “이기고 나서 물세례를 받는 거라 기분이 좋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의 진심이 느껴져서 더 기분이 좋았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이미 선수들이 물을 많이 뿌려서, 나는 조금 뿌렸다. 거의 안 뿌린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2세트 막판에는 24-23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매의 눈’을 드러내기도 했다. 상대 이원정 네트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1점을 가져오면서 2세트를 마무리 지은 것. 고 감독은 “코칭스탭들과 다같이 봤다. 이 또한 경기 운영이다.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 2위 흥국생명전 승리는 의미가 크다. 고 감독도 “승점 3점은 엄청나게 큰 것이다. 또 우리가 봄배구에 가서 다시 흥국생명을 만나게 되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큰 수확이었던 경기였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 시즌 승점 1점이 부족해 봄배구가 좌절됐던 정관장이다. 이날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메가,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등도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 감독은 “3세트가 끝나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이겨내면 지금까지 비판 받았던 것들은 사라질 것이다. 이겨내자,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정말로 이겨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부분이 가장 기분 좋은 포인트다”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 선수들이 상대 추격에도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 역시 차분하게 지도를 하려고 했고, 이소영 선수가 선수들을 잘 리드했기 때문에 잘 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관장은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아포짓 메가와 아웃사이드 히터 지아 쌍포는 물론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정호영, 박은진, 베테랑 세터 염혜선 등으로 인해 시즌 전부터 다크호스로 점쳐졌다. 다만 이소영은 작년 4월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1라운드 3위 이후 2라운드 6위, 3라운드 5위에 그치며 고전했다. 이소영이 본격적으로 나선 4라운드부터 반등에 성공하면서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다.
이제 목표는 준PO 없는 봄배구다. 고 감독은 “4위 팀과 승점 8점 차가 됐다. 봄배구에 가서도 준PO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일단 매경기 승점 3점을 딴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정규리그 5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정관장은 오는 27일 한국도로공사, 3월 2일 현대건설, 7일 GS칼텍스, 13일 페퍼저축은행, 17일 IBK기업은행을 차례대로 만난다. 7년 만의 봄배구를 향해 전진 중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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