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내년에 (내가)여기서 뛰게 된다면 오시지 않을까 기대한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이 무릎 부상을 딛고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윌로우는 1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6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26점 활약을 펼쳤다. 공격 점유율은 39.31%, 공격 효율은 29.82%였다. 후위공격으로만 13점을 올리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김연경도 21점을 터뜨리며 팀의 3-1(25-14, 25-20, 21-25, 25-17)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25승7패(승점 70)로 선두 현대건설(24승7패, 승점 72)과 승점 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직전 경기에서 정관장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선두 추격에 불을 지피고 있다.
경기 후 윌로우는 “지난 경기에 패해서 당연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한국 리그는 경기 텀이 짧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3세트 잠깐 무너졌지만 다시 집중하면서 잘 풀어낼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윌로우의 어머니인 리사 존슨 씨도 지난 29일 한국 땅을 밟았다. 윌로우는 “이 곳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는데 어머니 앞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 어머니가 와계신 것 자체가 특별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응원해줄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내일 어머니와 함께 서울 명동에 가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아버지은 MLB의 전설인 랜디 존슨이다. 아버지의 한국행에 대해서는 “우선 지금은 무릎 수술하고 회복하는 상태여서 많이 부어있는 상태다. 내년에 다시 이 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오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윌로우는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와 5라운드 맞대결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4경기를 치른 뒤 무릎 부상으로 한 경기 결장하기도 했다. 빠르게 회복한 윌로우는 20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교체 투입돼 복귀를 알렸고, 1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6점을 기록했다.
윌로우는 “팀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줬다. 당연히 스태프들은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빨리 코트에 복귀해서 팀원들과 같이 뛰고 싶었다”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에 김연경은 “똑같은 말만 한다. ‘주세요’만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를 들은 윌로우는 한국어로 “사랑해요”, “돈 주세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윌로우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윌로우도 정관장전에서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 리듬을 찾았고, 무릎도 괜찮고 해서 기록도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오는 5일 IBK기업은행, 8일 페퍼저축은행, 12일 현대건설, 15일 GS칼텍스와 차례대로 격돌한다. 정규리그 1위를 바라보며 전진 중이다.
사진_KOVO, 인천/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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