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감독의 표정이 너무나 어두웠다. 경기력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온전히 느껴졌다.
정관장이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0-3(25-27, 19-25, 15-25)으로 완패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기였다. 1세트 듀스 접전에서 패한 뒤 처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말았다.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쌍포가 공격에서 33점을 합작하며 분전했지만 승리까지는 턱없이 모자랐다.
패장 고희진 감독은 어느 때보다도 굳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그는 “드릴 말씀이 없는 완패였다. 우리 팀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런 경기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짧은 경기 소감을 전했다.
고 감독은 인터뷰 내내 말을 아꼈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억제하는 데 실패한 부분에 대해서도 “경기하면서도 계속 이야기는 했는데, 준비한 것들이 실행이 되지 않았다. 더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며 짧은 이야기만을 들려줬고, 선수들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이 늘 지적받는 부분이라 많은 준비를 했는데, 계속해서 그런 문제가 드러나니까 참 힘들다.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수습을 해보겠다”는 이야기만을 남겼다.
GS칼텍스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기분 좋게 승점 3점을 챙겼다. 실바가 34점을 퍼부으며 압도적인 화력을 뿜어냈고, 한수지는 3개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정관장의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렸다. 서베로로 나선 한수진 역시 1세트에는 수비로, 3세트에는 서브로 맹활약을 펼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승장 차상현 감독은 “이번 경기는 지는 팀이 데미지가 큰 경기였다. 또 구단주님께서 응원하려 오셨는데 안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담도 조금은 있었는데 선수들이 큰 불안함 없이 경기를 잘 풀어줬다”며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차 감독은 직전 경기와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맹활약을 펼친 실바에 대해서는 “역시 한국이고 외국이고 선수는 혼을 좀 나야 잘한다”며 농담을 먼저 던진 뒤 “크게 수정한 것은 없다. 스텝의 속도를 올리는 것에 대해 영상을 함께 보며 약간의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전부다. 본인도 이해하고 준비를 잘 했다”며 칭찬을 건넸다.
GS칼텍스의 다음 경기는 흥국생명전이다. 선두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차 감독은 “일단 경기를 이기고 준비하는 만큼 분위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잘 분석해서 준비해보겠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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