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머릿속에 없다” 캡틴 이소영과 정관장, 3위 수성을 넘어 2위 추격을 노린다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2-22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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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의 주장 이소영이 당차게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봄배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지난 2022-2023시즌의 정규리그 일정이 끝난 날은 2023년 3월 19일이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의 시즌은 사실상 3월 17일에 끝났다. 그날 한국도로공사가 GS칼텍스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면서,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의 승점 차가 4점이 됐기 때문이다.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때만 열리는 준플레이오프는 무산됐고, KGC인삼공사는 단 1점의 승점이 모자라서 봄배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게 또 한 시즌이 지나 도드람 2023-2024 V-리그가 개막했다. KGC인삼공사는 팀명을 정관장으로 바꾸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지난 시즌에 단 1점의 승점으로 흘렸던 눈물은 잊을 수 없었다. 정규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정관장은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지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GS칼텍스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셧아웃 완승(25-20, 25-23, 25-23)을 거두며 3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주장 이소영 역시 정관장이라는 이름으로 나서는 또 한 번의 도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9점‧리시브 효율 40%를 기록했고, 특히 후위에서의 넓은 수비 범위로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에게 반격 기회를 제공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소영은 “순위 싸움이 한창인데 승리를 거둘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5라운드에 5승 1패라는 호성적을 거두면서 봄배구에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 같다”며 5라운드를 잘 마친 소감을 먼저 전했다.

“컨디션은 많이 올라왔다. 에너지를 쓸수록 체력적인 부담과 통증은 축적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고 현재의 컨디션을 전한 이소영은 “수술 이후에도 공을 때릴 때 위축되는 건 없다. 다만 공을 때릴 때 통증이 생기는 몇몇 자세가 생겼다. 이 자세를 어떻게든 취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경기 중에 아예 안 취할 수는 없다”며 수술 이후에 생긴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이소영은 탄탄한 수비로 메가와 지아의 반격까지 이어지는 첫 번째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날뿐만 아니라 정관장의 경기가 잘 풀릴 때 나오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메가와 지아는 정말 좋은 공격수다. 이런 선수들을 팀원으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두 선수를 칭찬한 이소영은 “두 선수에게는 내가 뒤에서 많이 받아줄 테니 부담 없이 공격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두 선수 모두 잘해주고 있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두 선수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음을 밝혔다.

이렇게 동료들에게 안정감을 불어넣는 것은 주장으로서 이소영이 맡고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이는 늘 선수들의 멘탈과 정신력을 강조하는 고희진 감독의 철학과도 연관이 있다. “감독님이 코트 밖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시는, 멘탈을 다잡는 부분은 코트 안에서는 내가 맡아야 하는 역할”이라고 밝힌 이소영은 “나름 노력을 하고 있는데 결과가 잘 나오고 있는지는 모르겠다(웃음).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며 더욱 자신의 역할에 정진할 것임을 밝혔다.


봄배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소영의 목소리는 한층 결연해졌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점을 쌓아간다면 3위 수성이 아닌 2위 추격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3위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노린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한 이소영은 준플레이오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준플레이오프는 내 머릿속에 없다”며 더 높은 곳만을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정관장의 다음 상대는 흥국생명이다. 5라운드에 유일하게 꺾지 못한 상대이자, 이소영이 언급한 2위 도전을 위해서 꼭 넘어서야 할 상대다. 이소영은 “강서브로 리시브를 최대한 흔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큰 공격을 유도한 뒤 블로킹을 잡아내야 한다. 이게 우리에게는 가장 좋은 상황이다. 다만 이렇게 되지 않을 때의 플랜 B도 잘 짜야 한다”며 경기 준비의 방향성을 짧게 소개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소영은 “지금까지 해주셨던 것처럼 끝까지 응원하고 믿어주신다면 꼭 보답해드리겠다”며 팬들을 향한 인사를 전했다. KGC인삼공사의 팬들과 주장 이소영은 승점 1점 때문에 좌절을 맛봐야 했다. 정관장의 주장 이소영은 그때의 좌절감을 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또 팬들에게 ‘대전의 봄’을 선물하기 위해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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