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을 거둔 김호철 감독이 경기 내용에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두 젊은 선수의 합작품에는 아빠 미소를 지었다.
IBK기업은행이 2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2(15-25, 25-14, 22-25, 25-23, 15-7)로 꺾고 승점 2점을 챙겼다.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신연경도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지만, 남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고비를 극복했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와 육서영이 49점을 합작했고, 황민경은 5세트에 맹활약을 펼치며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했다.
승장 김호철 감독은 “폰푼이 갑자기 빠지고 (김)하경이가 들어가니까 전체적으로 모두가 어색함과 불안함을 느낀 것 같다. 그런 것들이 1세트에 그대로 드러나면서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한 채 세트를 패했다”며 1세트를 먼저 돌아봤다. 이어서 그는 “2세트부터 우리가 원했던 서브가 조금씩 들어갔고, 상대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경기 전에는 팀의 중심인 폰푼이 없는 만큼 솔직히 조금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잘 해줬다”며 2세트부터 나아졌던 경기력을 언급했다.
이날 김하경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했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극심했다. 김 감독은 “하경이는 원래 잘하는 선수다. 부담감을 갖지 않으면 좋은 플레이를 한다. 그런데 폰푼이 빠지고 본인이 갑자기 들어가게 되면서 조금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 이기고 싶은 욕심도 컸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경기 운영이 너무 딱딱하고 고지식해진 순간들이 있었다”라며 김하경의 경기력을 총평했다.
이후 김 감독은 여러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가장 먼저 육서영에 대해 “요즘 (표)승주가 체력적으로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서 (육)서영이의 플레이타임을 늘리고 있다. 세 명의 선수들이 경기와 세트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그림을 만들 수 있는데, 이건 다 서영이가 좋아진 덕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5세트 9-7에서 나온 김채원의 엄청난 허슬 플레이와 임혜림의 블로킹 마무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인자하고 밝은 ‘아빠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김)채원이의 그 플레이는 (임)혜림이의 블로킹으로 연결되면서 완성된 것 같다. 그 랠리가 결국 상대의 득점으로 끝났다면 아마 상황은 바뀌었을 것”이라며 두 선수의 활약을 칭찬했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석패를 당했다. 여러 가지 내홍을 겪는 와중에도 나름 괜찮은 경기력으로 IBK기업은행에 맞섰지만 경기 후반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이경수 감독대행은 “공격 루트가 조금 막힌 상황들은 있었지만, 수비와 리시브에서는 나름 잘해준 경기 같다. 최후의 순간에 처지는 바람에 경기를 내준 것 같다. 다만 마지막 집중력이 아쉬웠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박사랑이 자기 자리에서 블로킹을 잘 잡아줬다. 또 전체적으로 우리 블로커들이 상대 4번 자리에서 오는 공격에 대한 유효 블로킹을 잘 잡아줬다. 공격 성공률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경기력은 다 좋아진 것 같다”고 선수들의 경기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이 대행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잘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수와 세터 간의 호흡이 조금씩 엇박자가 나는 부분이 있어서, 이걸 잘 보완하면서 성공률을 올리는 게 숙제인 것 같다”며 남은 네 경기의 숙제를 언급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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