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예림이 오랜만에 스타팅으로 코트를 밟았다.
현대건설 고예림은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IBK기업은행 경기에서 오랜만에 스타팅으로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3월 1일에 열린 2022-2023시즌 GS칼텍스와 6라운드 맞대결 이후 무려 358일 만의 선발 기용이었다.
경기 전 강성형 감독은 “모마가 본인 역할을 잘하고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정)지윤이가 가지고 있는 역할을 잘해야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판단했다. 안정감을 가져가기 위해 예림이가 같이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바람대로 고예림은 이날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팀의 리시브를 대부분 책임졌다. 현대건설에서 가장 많은 28번의 목적타를 받아냈고 13번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리시브 효율은 42.86%를 자랑했다. 수비에서도 13번의 시도 중 무려 12개를 정확하게 걷어 올리며 반격 상황을 만들었다.
공격에선 2점에 머물렀지만, 고예림의 안정감에 힘입어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며 다시 1위 자리에 올라가게 됐다.
거의 1년 만에 스타팅으로 경기를 뛰었던 고예림은 “항상 웜업존에서 보고 있다가 교체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선발로 들어가니 기분도 느낌도 달랐다. 오랜만에 설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선발로 경기를 뛰기까지 인내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비시즌 동안 양쪽 무릎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매진했다. 고예림은 재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다. 근육을 쓰는 방법을 까먹었다. 다리에 힘을 주는 방법을 잃어버렸을 때 ‘현타’가 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계속 해야 하는 만큼 앞만 보고 운동했다. 팀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재활을 잘 마쳤다. 지금은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고마움과 함께 지금 상황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까지 1위(23승 7패 승점 69)로 마무리했지만, 2위 흥국생명(24승 6패 승점 67)의 추격이 매섭다. 승점 차는 단 2점이다. 더불어 최근 현대건설은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가 어깨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리시브 불안을 겪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다가 후반에 꺾이면서 정규리그를 2위로 끝내고, 플레이오프에서 봄배구를 마감한 아쉬운 경험을 갖고 있는 현대건설이다.
남은 6라운드 6경기 동안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 고예림은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부터 웜업존까지 이런 상황을 많이 마주했다. 각자 개인의 몫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이 한 번에 뭉쳐지면서 시너지가 날 것 같다. 본인의 몫을 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 같다”고 선수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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