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끝에 승리를 챙긴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신인 김건우를 '칭찬 감옥'에 가뒀다.
OK금융그룹이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5-19, 28-30, 20-25, 25-21, 15-7)로 제압했다. 다사다난한 경기였다. 무난하게 1세트를 선취했지만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르템)와 김지한을 대신해 들어온 송명근과 한성정의 맹활약으로 역전패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4세트 후반부터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승점 2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승장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5세트에 가서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 긍정적이었다. 체력적으로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고 있었다. 3점을 딸 수도 있는 경기였지만, 어쨌든 승리를 했기에 선수들에게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고 경기 전반을 돌아봤다.
이어서 오기노 감독은 이날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서 까다로운 서브로 팀의 블로킹을 이끈 신인 김건우를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오기노 감독은 “김건우는 정말 연습량이 많은 선수다. 야간에도 아보 키요시 코치와 함께 리시브와 서브 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 때도 단순한 연습이 아닌 어떻게든 더 좋은 서브를 넣기 위한 연구를 병행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경기에 넣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김건우의 훈련 태도를 먼저 칭찬했다.
오기노 감독의 칭찬 세례는 계속됐다. 김건우가 보여준 이날의 플레이에 대해 오기노 감독은 “김건우가 그간 열심히 노력해온 결과물이 이번 경기에서 나온 것 같다. 서브 범실을 저지르지 않은 부분에서 정신력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김건우가 자신의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진심어린 칭찬을 건넸다.
한 바탕 ‘칭찬 타임’이 지나간 뒤, 오기노 감독의 ‘쓴 소리 타임’이 찾아왔다. 쓴 소리의 대상은 차지환과 송희채였다. 오기노 감독은 “송희채와 차지환의 경우 연습 때부터 범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실전에서 여러 범실이 나오고 있다. 더 성장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특히 차지환은 신장에 비해 공격 코스 선정 능력이 아쉽다. 두 선수가 잘해주면 우리 팀은 더 성장할 것”이라며 두 선수의 분발을 촉구했다.
오기노 감독은 팀적으로도, 또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도 아쉬운 부분 역시 언급했다. “선수들이 전반기에 비해서 수비에서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고민이 된다”고 운을 뗀 오기노 감독은 “날개 공격수들이 블로커 터치아웃을 노리는 방식이나 블로커 사이를 공략하는 방식에 있어 일본과는 다른 한국 배구만의 차별점이 있어, 나의 수비 시스템이 완벽하게 먹혀들지는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자신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음을 언급했다.
오기노 감독은 인터뷰의 마무리도 자기 반성으로 지었다. 그는 “한국 배구를 조금 더 이해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 나의 과제인 것 같다. 내 이해도가 높아지면 우리의 수비 성공률은 더 올라갈 것이다. 또 이날 차지환이 힘든 상황에서도 경험을 쌓길 바라며 교체 타이밍을 늦춘 것이 팀적으로는 해가 됐던 것 같다. 교체 타이밍을 앞으로는 조금 더 빠르게 가져갈 필요도 있는 것 같다”며 한국 배구에 대한 이해도 상승과 교체 타이밍 조절이라는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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