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KGC인삼공사가 IBK기업은행과의 천적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패배의 시작은 2014~2015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0-3의 패배를 기록한 그날 이후 KGC인삼공사는 2016~2017 V-리그 1라운드 첫 맞대결까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세 시즌에 걸쳐 어느새 연패 숫자는 8로 늘어났다.
이쯤되면 IBK기업은행 공포증이다. 심지어 지난 시즌 첫 맞대결을 제외하고는 모두 0-3의 완패다. 8번의 패배동안 1세트를 따내는데 그쳤다.
이날 관건은 하나다. 과연 KGC인삼공사가 길었던 연패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IBK기업은행이 이번에도 자비없이(?) 승리를 챙겨갈까.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1라운드 맞대결 기록 (KGC인삼공사-IBK기업은행 순)
-상대 전적: 0승 1패 vs 1승 0패
-공격: 37.89% vs 55.43%
-서브: 1.00 vs 2.00 (세트당 평균)
-블로킹: 1.67 vs 2.67 (세트당 평균)
-디그: 10.67 vs 11.33 (세트당 평균)
-리시브: 14.33 vs 17.00 (세트당 평균)
-세트: 12.00 vs 15.33 (세트당 평균)
-범실: 10.00 vs 10.00
전에 알던 우리가 아니야 (feat. 최수빈, 장영은)
지난 1라운드 맞대결은 한마디로 완패였다. 결과도 그랬지만 내용 역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블로킹(5-8), 서브(3-6) 모두 상대에게 밀렸다. 특히 화력싸움에서 압도당했다. IBK기업은행은 리쉘(19득점)을 필두로 박정아와 김희진이 18득점, 12득점으로 뒤를 받치며 삼각편대의 위력을 자랑했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알레나가 25득점을 기록했지만 그 뿐이었다. 한수지의 5득점이 팀 내 두 번째 득점일 정도로 득점지원이 빈곤했다.
그 이후로도 1라운드에서 1번의 승리와 2번의 패배를 기록하며 1승 4패를 기록했던 KGC인삼공사. 그러나 2라운드 들어 달라진 모습이다.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을 차례로 물리치며 2연승과 함께 4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최수빈과 장영은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득점은 아니지만 알레나의 뒤를 받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서남원 감독은 “두 선수 모두 고비에서 그래도 제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장영은은 바꿀까 고민할 때마다 득점을 내주더라”라며 웃어보였다.
알레나가 늘 제 역할은 충분히 해주고 있는 지금, KGC인삼공사로서는 이 두 선수의 꾸준한 활약상이 필요하다. 최수빈은 “생각이 많아지면 힘들다. 그래서 공격에서는 생각대신 막 하려고 한다. 다만 수비나 리시브는 극복해낼 것이다”라고 전했다. 장영은도 “생각 없이 막 하는 게 정답이더라. 2단 공격을 때리는 것을 좋아하는 데 공도 많이 와서 좋다. 상대가 서브를 나한테 넣는데 리시브 라인에 서면 무조건 내게 온다는 생각으로 대비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늘어난 패배, 정답을 알려줘
1라운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갔던 IBK기업은행. 그러나 2라운드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3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 2패를 기록했다. 연패는 없었지만 그 사이 흥국생명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주전 세터 김사니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 흥국생명 전 패배 이후 이정철 감독은 “공격수들이 세터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고은이도 이렇게 경기를 쭉 뛰어본 적이 없어 공을 어디에 줘야 할 지 몰랐던 것 같다”라고 평했다. 김사니는 흥국생명전부터 도로공사, GS칼텍스전까지 연이어 3경기를 결장하고 있다. 1-3패배를 당했던 GS칼텍스 전 이고은은 143개의 세트 시도 중 47개를 정확히 연결하는데 그쳤다.
김희진도 부진에 빠졌다. 최근 3경기 동안 9득점, 11득점, 7득점에 그쳤다. 성공률 역시도 25.92%, 37.5%, 28.57%로 낮았다. IBK기업은행의 강점은 리쉘과 박정아, 김희진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였지만 김희진이 부진하자 균형을 잃으며 고배를 마셨다. “(김)희진이가 제 역할을 못 해주다 보니 공격 분산이 잘 안 되고 한쪽으로 몰렸다.” 이정철 감독의 말이다.
2라운드 들어 패, 승, 패를 이어갔던 IBK기업은행. 이대로라면 승이겠지만 승부의 세계는 알 수 없는 법. IBK기업은행으로서는 잘 나갔을 때의 정답을 찾아야 한다.
사진_ 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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