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프로 데뷔 한 시즌 만에 소속 팀이 바뀌었으나 유서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로운 팀, 새 동료들과 우승을 꿈꿨다.
유서연은 지난 2016~2017시즌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공격수치고 비교적 단신(174cm)이나 선명여고 시절 공수를 두루 갖춘 팀 내 에이스로 눈에 띄었다. 날카로운 서브를 무기로 흥국생명에서는 원 포인트 서버 역할을 수행했다.
비시즌이 되자 예기치 못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KGC인삼공사가 흥국생명으로 FA 이적한 김해란 보상선수로 유서연을 지명한 것이다. 끝이 아니었다. 그는 리베로 오지영과 트레이드 되며 도로공사로 향했다. 트레이드 기사가 났던 6월 7일, 유서연은 곧바로 도로공사에 합류했다.
2주간 시간이 흘렀다. 그는 이미 완전한 도로공사 선수로 바뀌어 있었다. “제 성격이 활발하고 웃음이 많은 편이라 금방 적응했어요. 다들 도와주셨거든요. 언니들이 우리 무서운 사람 아니라고, 괜찮으니 편하게 다가오라고 했어요. (하)혜진 언니와는 선명여고 선후배예요. 워낙 친해서 지금도 고등학생처럼 장난치고 놀아요. 룸메이트는 장혜진 언니고요.”
생활 면에서는 합격이었으나 훈련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도로공사가 운동량이 많은 것 같아요(웃음). 열심히 따라가려 해도 몸이 안 받쳐주더라고요.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배려해주셔서 빨리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다행히 아픈 곳은 없어요.”
유서연은 팀 내 롤모델로 삼고 싶은 선배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임)명옥 언니가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리시브 하는 모습을 보며 자세를 배우려고 해요. 평소에도 언니가 엄청 재미있게 장난을 쳐줘요. 저는 밥도 언니 옆에서 같이 먹어요”라며 흥얼거렸다.
(도로공사 배구단은 지난 14~16일 경주 한화리조트에서 워크샵을 진행했다. 2일차인 15일에는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사진 속 제일 오른쪽 선수가 유서연.)
공격력이 좋은 선수를 묻자 “우선 대표팀에 들어간 언니들(박정아 배유나 이소라)은 아직 못 봤어요. 지금 팀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하)혜진 언니가 점프도 좋고 잘하는 것 같아요. 사심 섞인 것 티 나나요?”라며 환히 웃었다.
그는 도로공사 팀워크에 관해서도 자랑했다. “팀원들이 다 하나가 되어있는 느낌이에요. 언니들은 무엇이든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려 하고요, 동생들은 잘 따르고 배우려고 해요. 쉴 때는 (이)효희 언니나 (정)대영 언니까지 다 친구처럼 잘해주세요.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로공사 배구단 홈페이지에는 유서연이 공격수가 아닌 리베로로 등록돼있다. 다가오는 시즌 포지션 전향을 준비하는 것일까. 그는 “리베로로 올라가긴 했지만 공격수 훈련을 계속 하고 있어요. 아직은 원 포인트 서버에 가까운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유서연 마음 속에는 공격수에 대한 열망이 컸다. “리베로보다는 공격수 쪽에 더 욕심이 나죠. 포지션을 바꾸게 된다면 조금 아쉬울 듯 해요. 그래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요. 어떤 임무가 주어질지 모르니까요.”
그는 프로 첫 시즌을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 팀인 흥국생명에서 보냈다. 새 소속 팀 도로공사 역시 비시즌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유서연은 “팀 내 제 비중이 크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고 싶어요. (김종민) 감독님과 선수들이 다같이 한마음이 돼서 이번엔 꼭 우승하자고 했어요”라며 다짐을 밝혔다.
이어 “흥국생명에서 나올 때 박미희 감독께서 장난으로 ‘우리 만나면 살살 해줄 거지?’라고 하시길래 가만히 웃기만 했어요. 감독님! 저는 흥국이랑 할 때 더 잘할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유서연은 기세를 몰아 당찬 포부를 들려주며 인터뷰를 마쳤다. “서브든 수비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저도 언젠간 주전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도로공사 팬 분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로공사 유서연)
사진/ 구단, 본인 제공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