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남지연, 다시 조여맨 신발끈

정고은 / 기사승인 : 2017-06-27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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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한 때 은퇴까지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있을 곳은 코트였다. 남지연은 마음을 단단히 잡았다.


지난 3일 여자부 보상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그리고 그 속에 남지연 이름도 있었다. 예상하고 있지 못했기에 충격은 컸다. 은퇴까지도 생각했다. 그러나 깊은 고민을 거친 후에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선수라는 본분을 생각했을 때 순리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선수로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IBK기업은행에 서운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다 털어버리고 왔어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남지연의 합류로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리베로만 두 명을 보유하게 됐다. 그에 앞서 김해란이 FA이적으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우려는 있었다. 그 역시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팀에 오기 전 해란이한테서 ‘언니, 힘내서 같이 잘해봐요’라는 연락이 왔어요. 남들이 ‘어떻게 한 팀에 둘이 같이 있냐’라고 우려한다는 걸 알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해란이와 제가 이 팀에 온 이유는 흥국생명이 더 잘되기 위함이잖아요. 지금 해란이가 대표팀 차출로 나가있지만 일주일에 2-3번은 통화하면서 팀을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얘기 나누고 있어요.”


박미희 감독이 남지연이라는 베테랑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에 ‘언니’가 필요했다. “지연이는 언제 들어가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다. 무엇보다 지연이가 오면서 우리 팀의 취약점이었던 경험을 채워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과 선수가 말해주는 것은 다르다.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


남지연 역시도 “그 전에도 고참이 있긴 했지만 해란이나 저만큼 나이 많은 선수는 없었잖아요. 선수들 얘기를 들어주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해주는 것 또한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도 제가 이 팀에 왔을 때 ‘네가 해줘야 할 몫이 있다’라고 하셨어요. 분명 감독님이 해줄 수 있는 선이 있고 선수로서 제가 다가갈 수 있는 선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대에 100% 부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근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새로운 팀에서의 생활. 부담도 있지만 설렘도 함께 했다. “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흥국생명이 그 전보다 잘됐다는 얘기를 들어야죠. 그리고 선배로서 해 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저도 선수잖아요. 어떤 상황에 투입돼도 제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다짐을 새롭게 했어요.”


아직은 분홍색 유니폼이 어색하지 않냐는 질문에 “괜찮은데요”라고 웃어 보인 남지연. 그는 마지막으로 “흥국생명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야죠. 제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며 훈련을 위해 자리를 떴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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