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한유미, 이번 시즌도 '마지막처럼'

이광준 / 기사승인 : 2017-08-17 0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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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매 시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뛰었다. 온몸 어디하나 멀쩡한 곳이 없었지만 마지막이니까 꾹 참고 뛰었다. 그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주변에서 자꾸 1년씩 더 하자고 권유하더라,”



한국 나이로 서른여섯, 어느덧 배구 19년차에 접어든 현대건설 한유미의 이야기다.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해온 탓에 몸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지만, 한유미는 다가오는 시즌 다시 선수로 코트 위에 오른다.



달콤했던 여름휴가도 끝이 나고 본격적인 팀 훈련이 시작됐다. 한유미는 휴가 전부터 있었던 어깨 부상 때문에 한창 몸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어서 9월 중순(13일~23일)에 열리는 KOVO컵에 맞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사실 한유미는 어깨 말고도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오랜 선수생활이 남긴 영광의 상처들이 몸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그가 뛰는 윙스파이커 자리는 체력적 부담이 크다. 공격과 수비 모두 부담이 있고 코트 여기저기를 뛰어다녀야 한다.



한유미는 “아픈 곳도 꽤 있고 체력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은퇴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마무리를 어영부영 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아니면 다시 선수생활을 할 수 없음을 알기에 아프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다. 매 해 그러다보니 어느새 지금까지 왔다. 힘들 것 같아도 막상 뛰면 되더라(웃음)”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실 다른 선수들도 ‘윙스파이커로 오래 뛰는 건 힘들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하고 있다(웃음). 윙스파이커도 오래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내가 만들 것이다. 먼저 길을 닦아둔다면 다른 선수들도 나를 따라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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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1번 한유미. 그는 후배들을 위해 '올바른 본보기'를 자처했다.



한편 이번 시즌 현대건설은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전임 양철호 감독이 물러나고 이도희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지도자를 꿈꾸고 있는 한유미는 이도희 감독만의 색다른 스타일을 배우고 있다고.



그는 “지금까지 여러 감독님들을 만났다. 대부분 남자 감독이셨는데 남자 감독님들은 언성을 크게 낼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선수들이 감독 눈치를 본다. 새로 오신 이도희 감독님은 지금까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아 이렇게도 선수단을 이끌 수 있구나’하고 배우고 있다. 사실 나는 후배들에게 지적할 때 언성을 조금 높이는 편이다. 그러나 감독님을 보면서 때로는 참을 필요도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황민경이 합류한 것도 이야기했다. “황민경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찬성표를 던졌다. 팀에 윙스파이커가 많지만 대부분 공격적이어서 수비가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또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될 근성을 가진 선수다. 여러모로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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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시즌에도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뒤이어 한유미는 다음 시즌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그 외에도 팀에 여러 변화가 있다. 새 외국인 선수 다니엘라 캠벨(23. 미국)이 합류했고 (이)다영이가 주전 세터로 활약하게 된다. 다행히 캠벨도 상태가 좋고 다영이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다음 시즌 팀 우승을 향해 전진하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마지막일수도 있는 이 시즌, 사람들에게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둘 다 이룰 수 있는 시즌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팬만큼 고마운 것이 없다. 어릴 때보다 지금 훨씬 더 소중함을 느낀다. 지금까지 항상 응원해주고 격려해줘 감사하다. 덕분에 한 시즌씩 더 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사진/ 이광준 기자,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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