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파이크=수원/정고은 기자] 후배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선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을 상대로 미소지었다.
프로스포츠 사상 첫 여성 감독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2017~2018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경기. 그 끝에 웃은 건 후배 이도희 감독이었다.
이날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3-0으로 물리치며 개막 이후 3연승을 내달렸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좋았다. 블로킹과 서브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각각 11-4, 7-1로 우위를 점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도희 감독은 “선수들이 빨리 끝내줘서 힘이 덜 든다”라고 웃어보였다.
사실 미디어데이 때만 하더라도 많은 팀들이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현대건설이 순위표 가장 위에 자리를 잡았다.
과연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이도희 감독은 수비와 이다영을 언급했다. “우리 팀이 선수 구성은 나쁘지 않다. 공격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들은 있다. 약점이라면 리시브와 수비였다. 그 부분만 보완된다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다영 세터다. 경기운영이나 토스의 구질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잘 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
박미희 감독은 쓰디쓴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난 컵대회에서도 현대건설에게 패했던 흥국생명이다. 그는 “선수들이 나에게 승리를 안겨주려는 부담이 있었지 않나 싶다. 선수들에게 부담 아닌 부담을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이날 흥국생명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팀 공격 성공률이 27.68%에 그쳤다. 심슨이 19득점을 올렸지만 이재영이 5득점에 머물렀다. 박미희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이재영이 몸이 좋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이겨내리라 생각 한다. 방법을 찾겠다”라고 에이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비록 패했지만 희망은 있다. 전국체전을 마치고 합류한 김채연이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박미희 감독도 “프로는 아마추어와 공기부터 다르다. 적응을 돕기 위해 코트에 내보냈는데 블로킹을 잡았다. 앞으로 적응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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