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배구 남녀국가대표팀에 전임감독제가 시행된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배구계 오랜 숙원인 남녀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시행키로 했다”라고 밝혔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전임감독 선임은 필수였다. 그간 국가대표팀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프로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기도 했다. 국가대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지난해 김호철, 홍성진 감독이 남녀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됐지만 이마저도 임기가 1년에 불과했다.
앞서 김호철 감독도 시스템 부분에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감독들이 매번 바뀌는 탓에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성적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2020 도쿄올림픽 준비뿐만 아니라 도쿄 이후를 생각하는 시스템이 나왔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적어도 올림픽이라는 큰 프로그램을 짜려면 3~4년은 필요하다. 길게 보면 8년까지도 봐야 한다. 당장의 올림픽 예선전도 시드 배정에 있어 중요하지만 그 외 나머지 부분들에서는 장기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모든 것들이 갖춰져야 한다. 그래야 어느 감독이 와도 그 기반 위에 얹고 얹어서 국가대표팀을 끌고 갈 수 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그러지 못해 아쉽다.” 김호철 감독의 말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전임감독 시행에 대해 “그동안은 대표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했다. 장기적인 계획 수립도 어려웠다. 전임감독체제 안에서는 전력분석원도 보강해 주요 대회 상대국 전력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경기나 아마추어 대회를 다니면서 미래 유망주들을 발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지금 당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능력있는 지도자를 영입하려면 그에 걸맞는 대우가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전임감독은 체육회에서 나오는 기본 수당에 협회가 보태는 지원금을 받는 데 그쳤다. 향후 임명될 전임감독이 프로팀을 기웃거리지 않고 대표팀에만 전념하려면 임기와 함께 일정 수준 이상 대우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결국 관건은 돈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이미 지난 1월 21일 올스타전 현장에서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과 대표팀 운영과 관련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KOVO는 연간 3억원 상당을 대표팀에 지원할 계획이다.
전임감독의 임기는 아시안게임(4년) 단위로 설정한다. 우선 1단계는 2018년 3월~2018 아시안게임(남자),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여자) 종료 시까지다. 이후 2단계는 2022 아시안게임까지이며 단, 2020 도쿄올림픽 종료 이후 중간평가를 통해 재신임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에 협회는 “전임 감독이라는 것이 임기를 보장해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평가도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문제가 있을 시에는 인사위원회에서 감독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남자 농구 대표팀은 2016년부터 전임감독제를 전격 도입했다. 전임감독제 도입 이후 첫 지휘봉은 허재 감독에게 맡겨졌다. 허 감독의 임기는 2019년까지이며, 연봉은 1억원이다.
사진_아시아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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