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정말 원하던 것입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뻐요.”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되면 기분이 어떨까.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이하 VNL)에 참가하는 남자국가 대표팀 후보 21명에 포함된 KB손해보험 윙스파이커 황두연(25)은 지난 12일 대표팀 명단 발표 순간에 세상을 모두 얻은 듯 감격했다.
황두연은 대한배구협회가 대표팀 후보엔트리를 발표한 후 <더스파이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첫 성인 국가대표에 뽑혀 영광이고 기뻐요. 안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놀랐습니다. 한 시즌 노력했던 것을 인정받은 기분이에요“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전했다.
이어 “평소 정말 국가대표에 가고 싶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지겨울 정도로 말하고 다녔어요(웃음). 이번 소식이 알려지고 주변에서 좋은 기회라고 많은 축하를 해줬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황두연은 지난 2017~2018시즌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팀 살림꾼 노릇을 했다. 특히 지난 3월 14일, 정규리그 마지막 날 그는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한 세트 무려 7개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직전 시즌보다 공격과 수비에서 한 단계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두연은 과거 청소년 대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인대표팀 선발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와 동기를 부여하는 듯 들뜬 모습이다.
국가대표를 간절하게 원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2016~2017시즌을 정말 힘겹게 보냈어요. 교체선수 없이 주전으로 뛰었는데 부담감이 컸죠. 거기에 다음 시즌 (손)현종이 형이 돌아오면 밀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 시즌 제대로 해보자. 국가대표를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라는 목표의식을 가졌던 것 같아요.”
황두연에게 국가대표는 ‘배구’라는 길을 걷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과거 19세 이하(유스) 대표, 청소년(20세 이하) 대표로 참가했을 때에도 그랬다. “고3 시절, 정말 배구가 하기 싫었어요. 그렇게 배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 쯤, 유스 대표에 선발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국가대표는 정말 신세계였어요. 그 후 재미를 느껴서 계속 배구생활을 할 수 있었죠. 유니버시아드(23세 이하) 대표에서 떨어졌을 땐 정말 상실감이 컸죠.”
계속해서 그가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이번 국가대표 역시 저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이번 시즌 주변에서 늘었다고 많이 얘기해주셨지만 아직 전 만족하지 않습니다.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늘려고, 성장하려고 가는 곳이니까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첫 성인 국가대표 무대를 앞둔 기분은 어떨까. 긴장되진 않으냐는 기자 질문에 황두연은 “무섭다기보다는 설렘이 커요. 늘 하고 싶었던, 좋아하고 기다렸던 것이니까요”라며 당차게 말했다.
그러나 명단에 들었다고 다 국제무대에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훈련을 통해 최종 출전멤버 명단 안에 포함돼야 진짜 국가대표로 나설 수 있다. 황두연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제 시작이죠. 지금부터 잘 해야 제대로 뛸 수 있을 겁니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에 잘 해서 VNL, 더 나아가서 아시안게임까지 국가대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브 하나로만 갔다는 소리 듣지 않겠습니다. 국가대표 윙스파이커로 한 자리를 잡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며 힘찬 각오를 전했다.
한편 황두연을 포함한 VNL 남녀 국가대표팀은 오는 15일, 진천선수촌에 모여 훈련에 돌입한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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