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KGC인삼공사 입단 예정인 박은진(선명여고)이 선발로 출장해 풀로 경기를 치렀다. 박은진은 팀 패배 속에서도 나름 활약했지만 아쉬운 점이 여럿 보였다.
고교생 선수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에 선발된 박은진은 지난 30일 일본에서 열린 2018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1라운드 C조 예선 아제르바이잔과 경기에 선발멤버로 코트를 밟았다. 한국은 이날 2라운드 진출을 위해 꼭 이겨야 할 상대 아제르바이잔에 1-3으로 패했다.
경기 내용은 처참했다. 블로킹, 서브 등 대부분 지표에서 상대에 밀렸다. 상대가 유럽에서 떠오르는 팀이긴 했지만 좌우 큰 공격에 의존하는 단조로움을 보였다. 대비만 잘 됐다면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하나 위안거리로 삼을만한 것이 있었다. 19세 박은진의 활약이었다. 박은진은 이날 양효진을 대신해 출전해 9득점을 올렸다. 그는 서브 에이스를 3개나 기록하는 등 성인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최고 활약을 선보였다. 차해원 여자국가대표감독이 말한 것처럼 몇 달 동안 성인국가대표에서 훈련하며 나름 발전한 모습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고교생 선수의 활약. 그러나 마냥 웃을 순 없었다. 먼저 박은진 투입이 작전에 의한 노림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주전으로 뛸 예정인 양효진의 부상으로 박은진이 대신 들어간 것이다. 알려진 것에 의하면 양효진은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은진이 가진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선 것이 아닌 주전 부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투입이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날 박은진은 단 하나의 블로킹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함께 출전한 김수지가 3개 블로킹을 기록한 것과는 비교되는 움직임이었다. 미들블로커에게 가장 필요한 소양인 블로킹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부분이었다.
이날 상대 주포 폴리나 라히모바, 야나 쿨란 두 선수는 모두 공격성공률 50% 이상을 기록했다. 폴리나 라히모바가 57.14%, 야나 쿨란이 61.53%로 높았다. 물론 신장에서 차이가 나 어려움은 있었다.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하고 봐도 이 기록은 여자배구에선 대체적으로 높은 수치다. 수비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유효블로킹마저 쉽지 않았다는 점을 알려준다.
박은진 개인에게 지난 경기는 분명 뜻깊을 수 있다. 많은 득점, 특히나 속공으로 낸 득점이 돋보인 점이 인상 깊었다. 고교 무대서 주로 하지 않았던 플레이로 점수를 낸 부분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아직 완벽하진 않았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고교생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지켜본 사람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건 꼭 패배 때문은 아니었다. 등 떠밀려 나온 것처럼 보이는 투입. 그리고 제대로 된 분석이 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쉬운 블로킹 위치와 타이밍 등. 이것이 코치진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박은진의 문제인지, 준비를 안 한 코치진의 문제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나 분명한 것은 경기 중에도 이에 대한 수정은 좀처럼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진/ 국제배구연맹(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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