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이현지 기자] “편한 마음으로 하니까 더 잘 되더라고요.”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하고 2위 자리에 올랐다. 알리-표승주-이소영이 구축한 튼튼한 삼각편대와 표승주-한다혜가 버틴 리시브라인이 모두 제 역할을 다하며 완벽한 승리를 만들었다.
표승주는 이날 12득점(공격성공률 42.30%)으로 알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동시에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20개)를 담당했다.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표승주는 오랜만에 선발로 뛴 경기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GS칼텍스에게 이날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다. 4위 한국도로공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도중에 상위권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상승세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했다간 선두 싸움에서 뒤처질 수 있었다. 이에 차상현 감독이 표승주, 이고은 등 고참 선수들을 선발로 투입해 팀 분위기를 탄탄히 다지기로 했다.
표승주는 “경기 전에 감독님께서 고참들을 선발로 넣을 거니까 잘하라고 하셨다”라며 “부담으로 느끼기 보다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는 경기인 만큼 나한테 온 기회라고 생각했고, 이 기회를 잘 잡기 위해 편한 마음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돌아봤다.
이소영, 강소휘 등 후배들의 성장세에 표승주는 주전에서 밀려난 채 교체 선수로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그럼에도 표승주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 아예 못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 속상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것에 속상함을 느끼면 자신감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생각 안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표승주는 2세트 중반 이고은이 경기 중 실수를 하자 엉덩이를 때리면서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는 “(이)고은이가 컵대회 때부터 경기 중에 종종 실수가 있었다. 우리가 앞서고 있다가고 빈틈을 보이면 상대가 파고들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자는 의미로 엉덩이를 때려줬다”라고 웃음을 참아가며 당시를 설명했다.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고참이 해야 할 일은 많다. 어린 선수들로부터 중심을 잡아주기도 해야 하고 실수를 할 땐 다독여주기도 해야 한다. 그럼에도 표승주는 “앞으로도 배구를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 맡아야 할 역할이다. 이런 경험을 빨리 할 수 있어서 좋다”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사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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