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 카잔-치비타노바 1년 만에 리턴 매치

조훈희 / 기사승인 : 2019-04-12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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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제니트 카잔(이하 카잔)과 루베 치비타노바(이하 치비타노바)가 2018~2019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펼쳐진 준결승 2차전에서, 카잔은 서 코루시 시코마 페루자(이하 페루자)에, 치비타노바는 PGE 스크라 베우하투프(이하 베우하투프)에 각각 승리를 거두고 2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최후의 승자는 베를린의 Max Schmeling Halle에서 5월 19일에 가려진다.




카잔-페루자 전은 2016~2017시즌 결승전(3-0, 카잔 승)과 2017~2018시즌 준결승(3-0, 카잔 승)에서도 성사된 바 있던 대진이다. 연패를 설욕하기 위해 와신상담한 페루자였지만, 이번에도 승자는 디펜딩 챔프 카잔이었다. 3-1(22-25, 25-23, 25-23, 26-24).


지난 1차전(4일)에서 139분간의 명승부 전(3-2 카잔 승, 25-22, 24-26, 27-25, 20-25, 15-13)을 벌였던 두 팀은, 이번에도 지난 경기 못지않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당초 2차전은 카잔에 무게가 쏠린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카잔의 홈 경기인데다 사흘 전 있었던 리그(세리 아) 플레이오프 8강전(8일, 2차전)에서 베로발리 몬자(정규리그 8위)에게 충격 패(2-3)를 당하는 등 최근 페루자의 흐름이 하락세에 놓여있었기 때문. 경기 시작과 함께 점수 차가 10-5까지 벌어졌을 때까지는 예측대로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세터 알렉산드르 부트코(33세, 198cm)의 1차전과 유사한 어빈 은가페(28세, 194cm)의 활용방식이 페루자에게 파악됨에 따라 점차 카잔의 공격이 무뎌졌고, 상대 에이스인 윌프레도 레온 베네로(25세, 201cm)의 강서브 및 은가페의 잇따른 범실로 인해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1세트를 역전패하고 말았다. 자칫 위기를 맞을 수 있던 흐름.


그러나 아르템 보르비치(29세, 208cm)와 알렉산더 사모일렌코(33세, 207cm)등 카잔의 노련한 미들블로커진은 페루자에게 경기 주도권이 넘어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2세트 이후 카잔이 우세를 회복한 지점은 중앙. 특히 두 속공수에 의해 전개된 중앙 속공은 92.31%(12/13)의 가공할 공격성공률로서 페루자의 코트를 공략하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의 승리에 가속을 붙였다. 1차전에서 83.33%의 순도 높은 결정력으로 팀 승리를 견인한 매튜 앤더슨(31세, 208cm) 또한, 이번 경기에서도 준수한 공격력(성공률 63.16%(12/19))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한편 기존 알렉산더 아타나시예비치(27세, 200cm)에 더해 세계 최고의 윙스파이커로 꼽히는 레온과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전 윙스파이커인 필리포 란자(28세, 198cm)등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당대 최강의 좌우 공격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은 페루자로서는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들의 공격력을 내세워 유럽 최정상을 노렸으나, 결국 수비조직력에서 밀리며 카잔에 세 시즌째 무릎을 꿇어야 했다. 주포 아타나시예비치(24점, 공격성공률 66.67%(20/30))의 활약과 미들블로커진인 마르코 포드라스카닌(31세, 203cm), 파비오 리치(24세, 205cm)의 19점 지원이 있었으나, 승부처마다 에이스 레온의 결정력(46.88%(15/32))이 기대만큼 발휘되지 못하며 삼켜야만 했다. 란자와 알렉산더 베르거(30세, 194cm)의 극심한 부진(합계 6득점)으로 상대 수비진의 집중견제에 노출됐던 점이 그 요인으로 지적된다.



뒤이어 치비타노바 마르체에서 열린 치비타노바와 베우하투프의 2차전은 카잔-페루자 전과 달리 힘의 우열이 뚜렷했던 경기였다. 치비타노바의 3-0(25-15, 25-20, 27-25)의 완승. 전력면의 우위와 홈 그라운드의 이점 및 1차전의 3-0 승리로 인해 두 세트만 따내면 결승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 등 여러 가지 여건에서 경기 전부터 승부가 추가 치비타노바로 크게 기울었던 경기였다.


2차전에서의 전개 또한 서브에서의 큰 우위(10-1)를 앞세워 베우하투프의 리시버들을 무력화했던 지난 1차전(4일 경기)과 비슷했다. 2차전에서 팀의 서브 전술을 주도한 선수는 요안디 레알 히달구(30세, 201cm). 1세트 초반부터 강서브로 베우하투프의 리시버들을 위협한 그는 총 4개의 에이스를 따내며 팀을 이끌었다, 그 뒤를 로버랜디 시몬 아티스(31세, 208cm)와 야코포 마싸리(30세, 185cm)등이 서브로 2득점씩을 보태며 상대 리시버 진영을 압박했다. 결국 서브(9-5)와 블로킹(9-2)의 우세를 바탕으로, 오스마니 후안토레나(33세, 200cm)와 드라간 스탄코비치(33세, 205cm)가 각각 92.31%(12/13), 100%(8/8)의 경이적인 공격효율을 기록하며 낙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반면 베우하투프는 팀의 정신적 지주인 마리우스 블라즐리(35세, 194cm)가 11득점(57.89%(11/19))으로 고군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롤 크로스(29세, 201cm)와 야쿱 코차노프스키(21세, 199cm)등 믿었던 현 폴란드대표팀 출신의 미들블로커들이 공수 양면에서 치비타노바의 시몬-스탄코비치에게 압도당하며 이렇다할만한 반격의 실마리조차 제대로 찾지 못했다.


지난 해 10월의 1라운드 예선을 시작으로 진행된 6개월여간의 대장정도 어느덧 종착역에 이르렀다. 2018~2019시즌 유럽배구 최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팀은 단 하나. 두 팀은 이미 지난 시즌에도 마지막에 맞붙었고, 카잔에게는 환희를 치비타노바에게는 회한을 남긴 바 있다.


과연 이번 승부는 어떤 결과를 남길 것인가. 카잔의 5연패(連霸)인가, 아니면 치비타노바가 결승전 연패(連敗)의 저주를 마감하고 통산 두 번째 정상등극에 성공할 것인가. 그 답은 5월 19일 베를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_C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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