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아직 어색하지만,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죠.”
2006~2007시즌 대한항공에서 데뷔해 열두 시즌 동안 대한항공에서만 뛴 김학민이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김학민은 23일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되며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대한항공이 아닌 다른 팀에서 뛰게 됐다. 대한항공 프랜차이즈 스타로 불리던 김학민은 36세의 나이로 배구 인생 새로운 막을 열었다.
<더스파이크>는 트레이드가 발표된 23일 전화통화를 통해 KB손해보험에서 새로 출발하는 김학민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머문 대한항공을 떠난 소감을 묻자 김학민은 “아직도 조금 어색하네요”라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그는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준 KB손해보험에도 너무 감사드리고 고마운 마음이 있습니다”라고 새 팀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학민의 트레이드 소식 발표 직후 한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은퇴를 고려 중이었다. 이에 관해 묻자 김학민은 은퇴를 고민한 게 사실이었고 그 마음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에는 좋은 선수가 많잖아요. 그래서 은퇴하려는 마음이 솔직히 강했어요. 손현종 선수도 영입하면서 이제 그만하려는 마음을 먹었어요.”
은퇴를 앞둔 김학민의 마음을 돌린 건 KB손해보험의 적극적인 구애였다. 김학민은 “KB손해보험에서 저를 원한다는 걸 적극적으로 표현했어요. 그게 마음을 돌린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일화도 덧붙였다. 김학민은 얼마 전까지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김학민은 “휴가 중에 해외로 여행을 갔어요. 그런데 KB손해보험 프런트에서 저에게 힘이 될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그런 행동에 감동을 많이 받았죠”라며 “구단이 진심으로 저를 원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마음을 돌린 것 같습니다”라고 이전 경험을 회상했다.
어느덧 36세로 프로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 이른 김학민.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 법했다. 김학민은 “대한항공에 워낙 오래 있었잖아요. 다른 팀으로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라며 “하지만 KB손해보험에서 선수 생활을 좋게 마무리할 기회를 주셨으니까 저도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도록 몸 관리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라고 이적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곧 맞이할 KB손해보험 동료들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KB손해보험은 24일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김학민도 합류해 본격적으로 새 팀에서 새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김학민은 “KB손해보험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요. 그래서 아직은 좀 어색해요. 제주도 전지훈련에 가서 팀에 잘 적응하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죠”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KB손해보험에는 젊은 선수가 많다. 특히 김학민이 새로 주전 경쟁을 펼칠 측면 자원이 그렇다. 2018~2019시즌 합류한 김정호를 비롯해 정동근, 한국민, 박광희 등 대부분 20대 초중반 선수들이다.
젊은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앞둔 심정을 묻자 김학민은 “새로운 팀에서 운동한다는 게 아직 어색하지만 제가 새 팀에 맞춰야 하잖아요.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죠”라며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감독님이 특별히 뭔가를 바라시기보다는 어려울 때 베테랑으로서 분위기를 바꾸고 한방을 해주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저도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죠”라고 베테랑으로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적지 않은 나이로 선수 인생에 큰 변화를 맞이한 김학민. 그의 새로운 목표는 개인이 아닌, 전적으로 팀에 맞춰져 있었다.
김학민은 “저도 이제 배구를 할 날이 얼마 안 남았어요. KB손해보험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제가 노력해서 KB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도록 하는 게 제 선수 생활 마지막 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KB손해보험에서의 목표와 각오를 밝혔다.
사진/ KB손해보험 제공, 더스파이크_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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