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원 소속팀과 재계약한 세터 곽명우가 다음 시즌 향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FA 시장은 기대와 달리 다소 조용히 마무리됐다. 특히 남자부는 여러 대어급 선수들이 자격을 얻어 기대를 모았지만 이동한 선수는 C급 두 명 뿐이었다.
지난 1월 중순,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OK저축은행 세터 곽명우(28)도 많은 팀들이 노릴 만한 자원이었다. FA B등급에 군필 세터로 장점이 뚜렷해 세터가 약한 팀에서는 충분히 원할 만한 선수였다. 그러나 곽명우 선택은 잔류였다.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OK저축은행 배구연습장에서 곽명우를 만났다. 그는 시즌을 마치고 휴가를 다녀온 뒤 한창 몸 만들기에 열중이었다.
본인의 첫 FA를 마친 소감을 묻자 곽명우는 “홀가분하다”라며 웃어보였다. 이내 “FA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건 김세진 전 감독님 덕분이다. 김 감독께서 만들어주신 계약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이러했다. 곽명우가 전역 후 합류했을 때 OK저축은행은 열 세 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곽명우는 그 중 아홉 경기에 나서야만 FA 자격요건을 얻을 수 있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한 시즌을 더 치러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곽명우는 지난 2018~2019시즌 정확히 아홉 경기에 나서 FA 요건을 충족했다. 한 해라도 빨리 FA 자격을 얻길 바라는 선수의 마음을 코치진이 헤아려 경기에 나서게끔 배려한 것이다.
곽명우는 “김세진 전 감독님과 이제는 새로 감독이 되신 석진욱 당시 수석코치님께서 적극적으로 내게 기회를 주셨다. 나를 이 팀에 남게 한 가장 큰 이유 역시 그 두 분이었다”라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모처럼 프로 무대로 돌아온 곽명우였지만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곽명우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기회를 주셨는데 실력으로 보답하지 못 했다. 마음만 너무 앞섰다”라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FA와 군대라는 두 가지 숙제를 마친 곽명우에게 이제 남은 건 본인 가치를 증명하는 일 뿐이다. 한국 나이로 스물아홉. 다음 시즌을 치를 때면 서른이 되는 곽명우다. 그는 “이제는 나도, 그리고 우리 팀도 더 이상 어리지 않다. 예전에는 창단 팀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 정말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곽명우는 “새로 석진욱 감독님께서 부임하셨고, 이제 남은 건 다시 똘똘 뭉쳐 달리는 일이다. 좀 더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다음 시즌을 향해 나아가겠다. 프로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라는 각오를 남기며 다음 시즌 향한 기대를 높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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