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PO 4강] 치비타노바 챔프전 선착

조훈희 / 기사승인 : 2019-04-27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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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치네 루베 치비타노바가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치비타노바는 26일 홈(Eurosuole Forum)에서 열린 2018-19 이탈리아 프로배구리그(Lega Pallavolo Serie A)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타스 트렌티노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치비타노바는 1,2,4차전을 승리, 3승 1패의 성적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다른 4강 플레이오프전에서는 아지무트 레오 슈즈 모데나가 시코마 코루시 페루자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치비타노바(3승 1패) 3-0 트렌티노(1승 3패) [25-21, 25-19, 31-29]
오스마니 후안토레나(OS, 33세, 200cm)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였다. 후안토레나는 20차례 공격 시도 중 15점을 기록, 75%(15/20)의 가공할 공격성공률로 치비타노바를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트렌티노의 주포 우로스 코바체비치(OS, 25세, 197cm)는 단 3점(공격성공률 18.75%)에 그치며 부진했다.



치비타노바 59.42%(41/69) : 트렌티노 39.39%(26/66). 4차전에서도 좌우 날개 공격수의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요안디 레알 히달구(OS, 30세, 202cm), 츠베탄 소콜로프(아포짓(OP), 29세, 206cm), 후안토레나 등을 보유한 치비타노바는 시리즈 시작 전부터 공격수들의 무게감에서 앞서 있었다. 코바체비치와 애런 러셀(OS, 25세, 205cm), 루카 베토리(OP, 27세, 200cm) 등의 트렌티노 윙 라인이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었다.



두 팀은 2018 세계 클럽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트렌티노가 치비타노바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치비타노바가 세터 포함 대폭적인 선수 구성 변화로 조직력에 어려움을 겪던 때와 달리, 지금은 정규시즌을 치르며 짜임새가 갖춰진 상태였다. 이는 트렌티노가 조직력으로 개인능력의 열세를 메꿀 수 있는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였다. 강한 서브 기조가 일반화된 현대 배구에 있어 개인 기량의 우열이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까닭에, 서브에서 열세인 팀은 윙 스파이커들의 기량문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두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시리즈의 흐름이 내내 그랬고, 이번 4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치비타노바는 위력적인 서브로 1세트를 가져왔다. 다비데 칸델라로(MB, 29세, 200cm)와 베토리의 블로킹에 막혀 8-9로 끌려가던 흐름을 버랜디 시몬 아티스(MB, 31세, 208cm)의 3연속 서브에 이은 레알의 득점으로 12-9로 간단히 뒤집었다. 트렌티노가 모네 지아넬리(세터(S), 22세, 198cm)의 에이스 등으로 17-16, 1점차로 따라붙자 이번에는 후안토레나가 위력적인 서브를 내리꽂으며 추격을 가볍게 뿌리쳤다.



2세트 또한 1세트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윙 결정력에서 밀린 트렌티노는 리드를 허용했고, 치비타노바는 점점 강한 서브로 점수 차를 벌렸다. 17-15로 근소하게 앞서던 치비타노바는 후안토레나의 서브 로테이션에서 상대 리시브 불안과 레알, 후안토레나의 득점으로 20-16까지 격차를 벌리며 2세트를 매듭 지었다.



마지막에 몰린 3세트. 트렌티노는 수비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공방전을 벌였다. 14-14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1점 차를 이어갔지만 결국 서브 열세와 윙 스파이커의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세트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시점(트렌티노 27-26 리드)에서 러셀의 파이프 어택이 득점에 실패하고 이어진 상황에서 곧바로 코바체비치가 블로킹에 가로막히며 전세가 뒤집혔던 부분은, 트렌티노의 이번 시리즈 패인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요컨대, 치비타노바는 좌·우 날개의 결정력에서 트렌티노보다 강했고 이것이 한 점 승부에서의 우위(2점 차 세트 승리 수에서 치비타노바가 7-2로 우세)로 이어졌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치비타노바는 2016-17시즌 이후 3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했다. 결승에서 상대할 페루자나 모데나는 날개의 무게감이 트렌티노와는 달리 치비타노바와 비슷하다. 따라서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접근법 및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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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나(2승 2패) 3-0 페루자(2승 2패) [25-19, 25-23, 25-17]
지난 경기 3세트에서 19-10, 9점차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모데나. 자칫 침체될지 모를 팀 분위기를 다잡고 페루자와 전력 차를 극복하기 위해 훌리오 벨라스코 감독은 이제까지 치렀던 경기들과는 다른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케빈 틸리(아웃사이드 스파이커(OS), 28세, 200cm)와 시모네 안자니(미들 블로커(MB), 27세, 204cm)의 전격 투입이 그것이다.



틸리는 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인 로랑 틸리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대표팀에서는 줄리앙 리닐(OS, 29세, 192cm)과 함께 주로 수비 쪽에서 비중이 높게 활용되었고,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4차전에서 부여받은 임무는 이전과 사뭇 달랐다.



2차전 이후 결정력이 크게 떨어진(2, 3차전 합계 공격성공률 31.03%(9/29)) 티네 우르나우트(OS, 30세, 200cm)를 대신해 공격 측면의 활로를 뚫는 쪽에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다. 감독의 믿음은 적중했다. 틸리는 공격점유율 19.30%(11/57), 공격성공률 63.63%(7/11) 등 수치상 기록뿐만 아니라, 2세트 막바지(23-22)의 위기를 벗어나는 세트 포인트(24-22)를 따내는 등 득점 순도 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활약으로 팀 기대에 부응했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안정을 가져왔다. 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 27세, 200cm)의 결정력을 둔화(공격성공률 46.67%(7/15))시키고 상대팀 에이스인 윌프레드 레온 베네로(OS, 25세, 202cm)을 블로킹(3세트 7-4 상황)으로 저지하며 페루자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공수에 걸친 틸리의 활약에 힘입어 모데나는 1세트 중반 이후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미카 크리스텐슨(S, 25세, 198cm)-이반 자이제프(OP, 30세, 204cm)-맥스웰 홀트(미MB, 32세, 205cm)의 서브 에이스로 18-15 우위를 점한 모데다는 아타나시예비치의 공격범실을 끌어내며 첫 세트를 무난히 손에 넣었다.



아타나시예비치와 레온의 서브순서를 연이어 배치한 페루자의 강서브 공세에 2세트 초반 10-13까지 리드를 빼앗긴 모데나. 그러나 홀트의 에이스로 1점차로 따라붙은 데 이어 파비오 리치(MB, 24세, 205cm)의 더블 컨택과 바이얼레이션, 레온의 연속 범실들을 묶어 전세를 19-18로 뒤집었다. 23-22, 1점 차로 아슬하게 리드를 이어가던 모데나는 틸리의 빠른 스윙에 의한 득점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모데나의 기세는 3세트에 더욱 거세게 솟아올랐다. 아타나시예비치의 공격범실로 3-0까지 앞선 데 이어 홀트(5-2), 틸리(8-4)의 블로킹과 3세트 선발로 투입된 안자니(10-5)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모데나는 20-11, 9점차로 앞섰다. 하지만 사흘 전 대 역전패의 쓴맛이 아직 가시지 않았을 모데나와 벨라스코로서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루치아노 데 체코(S, 30세, 191cm)의 서브 차례에서 격차가 7점 차(20-13)까지 줄어들었을 때 모데나 벤치 쪽에 잠시 긴장의 빛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레온의 회심의 공격을 바르토스 베드노즈(OS, 24세, 201cm)가 가로막으며, 결국 경기는 모데나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3차전에서 벨라스코의 심리를 역이용하여 극적인 승리를 끌어냈던 로렌조 베르나르디였으나, 이번에는 벨라스코의 과감한 승부수를 예측하지 못한 채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틸리의 템포와 이동범위, 스타일 등은 우르나우트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5차전에서 모데나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에 따라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들을 보다 정교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최종전을 원정에서 맞을 모데나는 4차전과 또 다른 발상을 통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추구할 필요가 있다. 모데나의 전술이 베르나르디가 계산한 범위 내에서 운영된다면 모데나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페루자를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치러졌던 준결승 시리즈 8경기 중 홈 팀이 7승이 거두는 홈팀의 초강세가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흐름대로 페루자의 챔프전 진출로 이어질까, 아니면 대세를 거스르며 2015-16시즌 이후 모데나가 3시즌만의 결승무대에 복귀할까. 두 팀의 최종전은 29일 페루자 홈인 Pala Barton에서 펼쳐진다.



사진=이탈리아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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