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바라민, AVC 남자 클럽배구선수권 우승… 일본 준우승

조훈희 / 기사승인 : 2019-04-28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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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지난 26일 타이베이 대학교 티안무 캠퍼스 체육관(타이완)에서 열린 ‘AVC 2019 아시아 남자 클럽배구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이란의 바라민 지자체 문화·스포츠 클럽(이하 바라민)이 일본의 파나소닉 팬서스(이하 파나소닉)에 3-2(20-25, 16-25, 25-22, 25-20, 16-14)로 승리하며 2018-19시즌 아시아 배구 최강클럽에 등극했다. 2014년(마틴 바라민))이래 5년만의 아시아 챔프 탈환.



이란은 이 대회를 포함해 2004년부터 클럽 챔피업십 체제로 치러진 총 16개 대회 중 13개 대회(2005년(카자흐스탄), 2012년(카타르), 2015년 (대만)을 제외)를 석권, 아시아 클럽배구의 절대 강자로 다시한번 입지를 다진 반면, 작년 프로리그(V.league)의 출범과 동시에 첫 아시아 정상정복을 노렸던 일본은 이번에도 이 대회와 연을 맺지 못했다. 통산 3회 준우승(2001, 2017, 2019)을 기록 중.


이미 F조 조별예선 경기(22일)에서 이미 한 차례 전초전을 경험(파나소닉 3-2 승(25–19, 19–25, 25–12, 17–25, 16–14)한 바 있는 두 팀. 다시 만난 결승전에서 양쪽이 승리를 위해 내놓은 해법은 매우 달랐다. 파나소닉이 예선전에서의 선발 라인업을 고수한 데 비해, 바라민은 팔라 자춥 모하메드(미들블로커(MB), 26세, 201cm)와 에르라히미 베흐남(아웃사이드 스파이커, 22세, 198cm), 호세이나바디 자바드(아포짓(OP), 25세, 194cm) 대신 바바에이 라가니 메흐다드(MB, 34세, 198cm), 파야지 다므나비 푸르야(OS, 26세, 195cm), 자라리 아리레자(OP, 34세, 197cm)를 기용하며 상당한 폭의 변화를 꾀했기 때문.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팀의 주축인 푸르야를 동시에 기용함으로 지난 경기와 다른 내용 및 결과를 기대했을 바라민의 모하마디라드 라흐만 감독이었으나, 그의 구상은 초반부터 어긋났다. 파나소닉의 중앙공격 옵션, 즉 야마우치 아키히로(MB, 25세, 204cm)-시라사와 켄지(MB, 34세, 193cm)의 속공 및 그들과 연계되는 미할 쿠비악(OS, 31세, 191cm)의 파이프 어택에 전·후위 수비조직이 무력하게 무너지며, 속수무책으로 두 세트를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메흐다드를 모하메드로 교체하며 미들블로진에 변화를 기한 3세트. 그러나 후카츠 히데오미(세터(S), 28세, 180cm), 히사하라 츠바사(OS, 25세, 189cm)등의 서브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중반까지 한 두점 차(13-15)로 끌려갔다. 세트 후반 타그하비 사예드 아라쉬(OS, 25세, 192cm)의 연속된 공격범실로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동시에 발생한 상대 실책에 편승해 한 세트를 만회할 수 있었다. 파나소닉으로서는 한 점 뒤진 상황(22-23)에서 빚어진 시미즈 쿠니히로(OP, 32세, 193cm)의 공격실패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4세트에서는 바라민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됐다. 파나소닉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가운데, 세트 범실(후카츠, 6-5)과 캐치 볼(쿠비악, 10-7)등 상대 범실을 등에 업고 세트 초반부터 우세하게 경기를 이끈 바라민은, 사예드 아라쉬의 서브 로테이션에서 6점차(17-11)까지 거리를 벌렸다. 이 시점에서 파나소닉은 쿠비악에 이어 시미즈, 시라사와등 주전들을 교체하고 발 빠르게 5세트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5세트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 선수는 오타케 잇세이(OP, 23세 201cm). 14일 끝난 일본 챔프전에서 맹위를 떨쳤던 그의 강 서브에 바라민의 리시버들이 크게 흔들렸고, 여기에 주포 푸르야의 실책까지 겹치며 5-1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파나소닉의 초반 리드(5-1)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후카츠의 중앙속공 활용 빈도가 낮아진 탓에 쿠비악 위주의 단순한 공격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상승하면서 결정력이 떨어진 까닭이다. 양팀의 스코어는 금세 동점(6-6)을 이룬다. 사예드 아라쉬의 잇따른 공격범실로 파나소닉이 다시 석 점 차 우위(9-6)를 쥐고 맞은 11-9 상황. 바라민 전·후위 수비진이 발휘한 엄청난 수비집중력이 쿠비악의 블록 차단으로 연결되면서 두 팀의 격차가 한 점으로 좁혀진 장면이 이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경기 흐름이 바라민쪽으로 급격히 돌아섰고, 이어진 히사하라의 스파이크마저 블록 셧아웃되며 이제 승부는 원점(12-12). 13-13에서 나자피 라솔(S, 27세, 196cm)에게 히사하라의 스파이크가 가로막히며 전세가 뒤집힌다. 푸르야는 역전극의 대미를 서브포인트로 장식했다. 다만, 이후 쿠비악과 충돌을 빚는 빌미를 제공하는 논란의 세리모니는 옥의 티였다.


바라민은 3세트 이후부터 서브를 통해 파나소닉의 중앙공격 루트를 봉쇄하며 승기를 잡은 반면, 파나소닉은 1-2세트를 유리하게 이끈 공격루트의 다변화를 경기내내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단신인 쿠비악에게 대부분의 높은 볼 처리를 의존한 세터 후카츠의 경기 운영과 함께 오타케 대신 아직 경기력이 최고조에 이르지 못한 시미즈에게 비정상적으로 많은 출장시간을 할애한 카와무라 신지 감독의 선수기용법 또한 주요 패인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는 대표팀 뿐만 아니라 클럽배구의 영역에서도 두드러진 카타르의 성장세와 함께, 인도와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클럽들 역시 만만찮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상위권을 형성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이 대회에 대한 정리 및 검토는 아시아 배구의 향후 판도 및 변화 추세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한편 이 대회 우승국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2019 세계 남자배구 클럽 선수권의 개최일자가 현재 FIVB의 2019년 공식 일정에서 빠져있는 상태이다. 대회 성사여부가 불명확한 상태.


베스트 포지션 수상자 및 MVP와 대회 최종순위는 다음과 같다.


◎베스트 포지션
• 베스트 세터 : 파르비즈 페제쉬키(바라민 지자체 문화·스포츠 클럽)
• 베스트 아웃사이드 스파이커 : 미할 쿠비악(파나소닉 팬서스), 마르쿠스 코스타(알 라이얀)
• 베스트 미들블로커: 모함마드 라지푸르(바라민 지자체 문화·스포츠 클럽), 애쉬월 라이(첸나이 스파르탄스)
• 베스트 아포짓 : 시미즈 쿠니히로(파나소닉 팬서스)
• 베스트 리베로 : 나가노 타케시(파나소닉 팬서스)


◎ MVP: 자라리 알리레자(바라민 지자체 문화·스포츠 클럽)


◎ 최종 순위
1. 바라민 지자체 문화·스포츠 클럽(이란)
2. 파나소닉 팬서스(일본)
3. 알 라이얀(카타르)
4. 첸나이 스파르탄스(인도)
5. 스리랑카 항만청(스리랑카)
6. 타이중 은행(타이완)
7. 호치민 시(베트남)
8. 퀸스랜드 파이리츠(호주)
9. 폴리 사메이터(인도네시아)
10. 이스트(EST) 콜라(태국)
11. TNC 카즈크롬(카자흐스탄)
12. 갈칸(투르크메니스탄)
13. 드래곤(홍콩)
14. 클럽 싱가포르(싱가폴)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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