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13인 감독, 선택의 시간이 왔다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04-29 0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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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5월 1일 개막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오는 5월 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2019~2020시즌에 활약할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는 2019 KOVO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시작된다. 5월 1일부터 3일까지는 여자부가, 이어 7일부터 9일까지 남자부 일정이 예정돼 있다. 남자부 7개팀, 여자부 6개팀은 각각 이틀 간 신청선수 테스트를 거친 뒤 마지막 날 오후 6시 30분 드래프트를 진행한다.



‘경력자 다수’ 남자부, 여자부는 새 얼굴 뜰까


V-리그는 외국인선수를 선발할 때 경력자를 선호한다. 아무래도 외국인선수 특성 상 전혀 다른 문화에서 뛰는 것이기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미 겪어본 선수들은 그 기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또 워낙 경기 수가 많고 훈련량이 많기 때문에 한번 겪어본 선수들이 잘 견뎌낸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자부는 일곱 팀 중 무려 네 팀이 직전 시즌 V-리그서 뛴 선수들을 택했다. 대한항공(가스파리니)과 삼성화재(타이스)는 두 시즌 동안 팀에서 뛰었던 선수를 다시 택했다. KB손해보험(알렉스)은 한 시즌을 소화했던 알렉스와 재계약했다. 우리카드서 두 시즌 뛴 파다르는 현대캐피탈과 계약하며 지난 시즌 우승을 맛봤다. 우리카드가 택한 1순위 아가메즈 역시 과거 현대캐피탈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 여자부 역시 알레나(KGC인삼공사), 베키(현대건설), 이바나(한국도로공사) 등 절반이 경력자였다.


올해 외인 트라이아웃도 많은 경력자가 참가의사를 밝혔다. 먼저,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직전 시즌 뛰었던 선수 네 명이 올해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남자부는 타이스(삼성화재), 아가메즈(우리카드), 요스바니(OK저축은행), 펠리페(KB손해보험)가, 여자부는 마야(현대건설), 알레나(KGC인삼공사), 파튜(한국도로공사), 어나이(IBK기업은행)다.


특히 남자부는 과거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참가 의사를 밝혀 주목받는다. 선호도 조사 1순위 산체스, 2순위 가빈, 3순위 브람 모두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나 산체스와 가빈의 경우 대다수 관계자들이 “여전히 최고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여자부는 새 얼굴이 많다. 1위 디우프가 가장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2위 앳킨슨, 5위 햄슨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202cm 장신에 이탈리아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1순위 디우프는 “고르면 무조건 우승 후보”라고 주목받고 있다. 현장에 올 것인지가 관건이었던 디우프는 현재 비행기 편 예약을 마쳐 출국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디우프 담당 에이전트는 “현재 이탈리아에 있는 디우프는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토론토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자부 30인 초청명단 중 V-리그 경험자는 두 명으로, 선호도 16위 사만다 미들본, 26위 테일러 쿡이다. 16위 사만다는 2016~2017시즌 지명 후 입단을 포기해 경험자로 분류하기에는 애매하다. 2015~2016, 2017~2018 두 시즌 흥국생명에서 뛴 테일러 쿡은 낮은 선호도를 받았다.




장신-거포 아포짓 스파이커가 대다수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장신 아포짓 스파이커가 다수 눈에 띈다.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선호도 10위 중 여덟 명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포지션을 등록했다.


이를 두고 관계자들은 “트라이아웃이 해를 더해가면서 선수들이 V-리그서 선호하는 선수 스타일을 알고 그에 맞는 선수들 위주로 신청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간 트라이아웃 신청자 수는 꾸준히 감소해 왔는데, 이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도 덧붙였다.


본래 윙스파이커 자원이 많지 않았던 V-리그 트라이아웃이지만 올해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윙스파이커가 필요한 팀 입장에선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공격과 수비 모두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춘 선수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남자부는 선호도 5위 제이크 랭글로이스, 6위 스티븐 훈트가 윙스파이커 포지션이다. 5위 랭글로이스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으로 208cm 장신의 선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호도 1위를 준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훈트는 198cm로 직전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뛰었다. 윙스파이커를 선발할 계획이 있는 팀이라면 이 두 선수를 가장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부는 사실상 윙스파이커를 쓸 수 있는 팀이 많지 않다. 지난 시즌 끝까지 윙스파이커를 쓴 팀은 IBK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이번 초청명단 중 선호도 6위 요안나 팔라시오, 10위 나탈리아 실바가 윙스파이커로 상위권에 올랐지만 관심을 크게 끌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V-리그서 뛴 윙스파이커 외인, 남자부 요스바니와 여자부 어나이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리시브와 공격 양면에 적극 참여했다. 어나이의 경우, IBK기업은행 김우재 신임감독이 높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현장에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나이가 가진 능력은 정말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말미에 무릎과 어깨 쪽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 구단 측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계약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신중한 감독들 “현장 가 봐야 안다”


초청 선수 30인 명단이 나온 뒤, 여러 감독들에게 의견을 물으면 꼭 마지막은 “직접 가서 봐야 안다”라는 말로 귀결된다. 동영상이 아닌 실제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전 사례들을 보면, 프로필과 실제 신장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한 관계자는 “과거 7cm까지 신장을 늘려 적은 사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준비된 영상과 매우 다른 경기를 해 실망을 안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대부분 감독들은 외인 선수들이 리그를 대하는 태도, 의지를 크게 본다. 다소 빡빡한 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끈기를 중시한다.


이런 점들은 결국 직접 만나서 지켜봐야만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흔히 외인을 두고 ‘한 해 농사 절반’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V-리그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그런 선수를 허투루 뽑을 순 없는 노릇이다. 많은 감독들이 판단을 내리지 않은 건 그런 신중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라이아웃은 최종적으로 캐나다 토론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에 한해서만 선발이 진행된다.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선수가 현장을 찾아 V-리그 감독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최종적으로 한국 무대를 밟을 선수는 누가 될까. 선택의 시간이 눈 앞에 다가왔다.


사진_KOVO, FIVB,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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