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챔프전] 치비타노바, 홈에서 반격 성공…시리즈 균형 맞추다.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05-07 0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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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기 MVP로 선정된 요안디 레알(검은 유니폼)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6일 벌어진 2018-19시즌 이탈리아 프로 배구리그(Lega Pallavolo Serie A)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강력한 서브를 앞세운 홈팀 쿠치네 루베 치비타노바(이하 치비타노바)가 서 시코마 코루시 페루자(이하 페루자)를 3-1로 제압하며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 치비타노바 (1승 1패) 3-1 페루자 (1승 1패) [25-19, 22-25, 25-22, 25-19]

치비타노바가 찾아낸 해법은 결국 강서브였다. 상대 주포 윌프레드 레온 베네로(WS, 25세, 202cm) 저지에 치중한 수비 위주의 소극적 서브 전술을 1차전의 완패 요인으로 판단한 페르디난도 데 조르지 감독은 홈(Eurosuole Forum)에서 치러진 2차전에서는 수동적 자세에서 탈피하여 공세적 서브 시도에 무게를 뒀다. 서브 스페셜리스트인 레온(서브 1위, 94점, 세트당 1.06개)과 그 뒤를 이어 64점(2위, 세트당 0.70개)의 에이스를 기록한 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P, 27세, 200cm) 등을 보유한 서브 최강팀 페루자(1위, 세트당 2.66개). 이들을 상대로 수세에 몰렸을 때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는지 이미 지난 경기를 통해 겪었기에 치비타노바의 이러한 전환은 필연적이기도 했다. 데 조르지가 시도한 전술 변화가 1차전과 비교해 부문별로 어떤 차이를 가져왔는지는 아래의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치비타노바의 강한 서브가 페루자 리시버들을 압박해 루치아노 데 체코(S, 30세, 191cm)의 정확하고 다양한 세트 구사에 차질을 가져옴에 따라 페루자의 공격 패턴은 자연스럽게 레온과 아타나시예비치의 오픈 및 후위 공격 위주로 집중됐다. 이러한 경기 흐름에 따라 1차전에서 21.43%(12/56)에 달한 필리포 란자(WS, 28세, 198cm)의 공격 점유율은 2차전에서 15.67%(13/83)까지 하락하게 된다.

페루자의 공격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치비타노바의 블로커들은 상대 움직임에 손쉽게 예측·대응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레온과 아타나시예비치가 블로킹에 차단된 개수는 각각 5개. 직접 벽에 가로막힌 숫자뿐만 아니라 지난 경기에 비해 대폭 하락한 페루자 스파이커들의 공격 성공률[레온(66.67%(10/15)->51.61%(16/31)), 아타나시예비치(53.85%(7/13)->35.0%(7/20)), 란자(66.67%(8/12)->30.77%(4/13)]은 2차전의 경기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렇듯 전술 차원에서는 서브 위력의 ‘회복’을 승리 요인으로 본다면, 선수 차원에서는 드라간 스탄코비치(MB, 33세, 205cm)의 투입을 승리의 동력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공식적인 경기 MVP로는 요안디 레알 히달구(WS, 30세, 202cm)가 선정됐지만, ‘게임 체인저’는 바로 스탄코비치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거치며 스탄코비치가 체감한 느낌들은 이전과 사뭇 달랐을 것이다. 내내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 같던 스탄코비치.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로버랜디 시몬 아티스(MB, 31세, 208cm)와 엔리코 체스테르(MB, 31세, 202cm)와 주전 경쟁에서 점차 밀리며 코트 밖에 있던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설상가상, 2018-19시즌 플러스리가(폴란드) 챔피언인 작사 켄지에즌-코즐레의 간판스타이자 폴란드 국가대표 주전 미들블로커인 마테우스 비에니엑(MB, 25세, 210cm)의 다음 시즌 치비타노바 가세가 결정되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는 더 이상 팀에 자신의 자리가 없을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자칫 이번이 그가 치비타노바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챔프전 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한 스탄코비치(검은 유니폼)



그러나 스탄코비치는 이번 챔프 2차전에서의 활약을 통해 팀과 감독에게 자신의 가치와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페루자의 우세 속에 전세가 크게 기운 2세트 후반(13-20), 스테인 들스트(S, 28세, 187cm)가 교체 서버로 투입된 상황에서 시몬을 대신해 코트에 들어섰다. 이후 아타나시예비치와 레온의 공격범실, 들스트의 서브 에이스, 디에고 칸타갈리(OPP, 20세, 201cm)의 블로킹 등을 묶어 한 점 차(19-20)까지 따라붙는 일련의 과정에서, 스탄코비치는 마르코 포드라스카닌(MB, 31세, 203cm)의 속공시도를 차단하는 블로킹 득점(18-20)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스마니 후안토레나(WS, 33세, 200cm)가 아타나시예비치에 차단당하며 점수 차가 벌어져(19-22) 세트를 가져오는 데는 실패했다.

그는 체스테르의 막판 분전으로 5점차 열세(15-20)를 뒤집은 3세트에서도 견실한 중앙 수비와 함께 경기 분위기를 치비타노바로 가져오는 24점째 속공(24-22)을 성공시켜 승부처인 3세트 승리에 기여했다. 이어 스탄코비치는 4세트 3-4 상황에서 4점, 6점째를 서브 에이스로 장식하며 치비타노바의 초반 우세를 이끄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서브 우위(5:2)와 스탄코비치-체스테르 등 미들블로커진의 전위 수비력을 바탕으로 세트 중반까지 2~3점차 우세를 이어간 치비타노바는 22-19에서 터진 츠베탄 소콜로프(OPP, 29세, 206cm)의 3연속 서브(에이스 2)를 보태 무난하게 4세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페루자는 치비타노바의 달라진 서브 패턴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로렌조 베르나르디 감독의 전술 차원의 대비 부족에 함께 3세트 21-20의 한 점 리드 상황에서 오버넷 범실을 넷 터치 판독 신청으로 잘못 신청해 점수 차를 벌리지 못한 경기 운영상의 실책과 불운이 겹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데 체코의 기복있는 경기 운영능력 또한 불안요소로 지적되어야 할 부분이었다.

1승 1패를 나눠 가진 두 팀은 페루자의 홈인 Pala Barton으로 자리를 옮겨 챔프전 시리즈 3번째 격돌을 준비한다. 양 팀의 플레이오프 홈 100% 승률(9전 9승) 기록이 이번에도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치비타노바가 2017년부터 진행형인 ‘6대회 연속 결승전 패퇴’의 사슬을 끊기 위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피할 수 없는 두 팀의 승부는 9일 재개된다.


사진/ 이탈리아 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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