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노)재욱이는 부상만 조심하면 된다. 아가메즈가 팀 전력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재욱이가 잘 해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돌아온 (김)광국이까지 제 몫을 해준다면 이번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카드 중앙을 지키는 윤봉우(37)는 팀의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어깨에 지고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전력을 떠나 우리카드로 이적한 윤봉우는 한 시즌만에 팀 내부를 통달한듯 말 한 마디마다 무게를 실어 뱉는다.
윤봉우는 우리카드에서 한 시즌을 뛰고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 시장에 나왔다. 2018~2019시즌, 윤봉우는 블로킹 부문 7위(세트당 0.53개)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창단이후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여전히 쓸만한 기량을 확인한 그는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이라는 선택 앞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코트에 있을 때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윤봉우는 '한 번 더 우리카드와 간다'라고 선언했고, 연봉 2억 1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7일 인천에 위치한 우리카드 연습장에서 <더스파이크>와 만난 윤봉우는 "먼저 지난 시즌 끝나고 푹 쉬었다. 팀 훈련은 한 5월부터 시작했다"라면서 "현재 체력 운동이랑 볼 운동을 병행하면서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근황을 소개했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이선규의 은퇴로 인해 V-리그 내에서 윤봉우 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여오현(41,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 뿐이다. 윤봉우 같은 베테랑 선수들은 자신의 나이가 많은 만큼 코트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놓곤 한다. 윤봉우 역시 부담감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나이가 든 만큼, 실력 발휘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것을 떨치고 편하게 하려고 해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라며 "특히 팀이 패하거나 연패에 빠질 때 그런 부담감을 많이 느낀다. 그럴 때일수록 내가 부담감을 최대한 털어내고 팀의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올 시즌 우리카드에는 변화가 많다. 하현용, 이수황, 박광희가 김정환, 구도현, 박진우와의 3:3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에서 넘어왔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FA였던 최석기와 임의탈퇴 선수였던 한정훈이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 구성에 꽤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에 윤봉우는 "(하)현용이는 어릴 때부터 봐왔다. 워낙 잘 하는 선수여서 크게 걱정을 안 한다. (이)수황이도 같이 훈련해보니까 센스가 있더라. (박)광희는 디그가 괜찮다고 본다. 우리 팀 리베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최)석기, (한)정훈이와는 같이 선수 생활을 해 본적이 있다. 석기는 무릎만 괜찮다면 제 기량을 여지없이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정훈이는 현대캐피탈 시절에도 지켜봤는데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재욱이는 부상만 조심하면 된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윤봉우는 올 시즌 우리카드의 키플레이어로 노재욱과 김광국을 뽑았다. 노재욱은 지난 해 11월 한국전력에서 최홍석과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 건너왔다. 그리고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으나 연봉 3억 7000만 원에 우리카드와 재계약을 맺었고 장충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전역한 김광국은 노재욱과 함께 세터 훈련을 진행하며 몸 상태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과연 윤봉우가 두 명의 세터를 키플레이어로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윤봉우는 "(노)재욱이는 부상만 조심하면 된다. 아가메즈가 팀 전력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재욱이가 잘 해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돌아온 (김)광국이까지 제 몫을 해준다면 이번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라며 "특히 내가 광국이게는 이런 말을 한다. '다시 돌아왔으니 독기를 품어야 된다'라고 한다. 재욱이나 광국이가 이번 시즌에도 팀을 진두지휘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윤봉우는 "이제는 윙스파이커에 포진된 (나)경복, (한)성정, (황)경민이가 아가메즈의 몫을 조금씩 해줘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아가메즈의 부담감을 조금만 덜어준다면 팀에 또 하나의 옵션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윤봉우는 "올 시즌에는 작년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경험적인 측면이나 여유가 생긴 거 같다"라며 "일단 한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되어 꼭 팬들에게 '장충의 봄'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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