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한국이 러시아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값진 수확을 얻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3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이하 대륙간 예선전) E조 멕시코와 2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캐나다전과 비교해 훨씬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러시아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도 상당수 있었다.
한국에 가장 긍정적이었던 요소는 김희진이 살아났다는 점이었다. 김희진은 캐나다전에서는 활약이 좋지 않았다. 공격 성공률 23.5%(4/17)에 총 6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멕시코전에서는 달랐다. 1세트부터 김연경과 함께 득점을 주도했다. 멕시코전에서 김희진은 13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50%(10/20)에 달했다. 세터와 호흡이나 타점도 캐나다전과 비교해 훨씬 좋았다.
서브도 위력적이었다. 김희진은 멕시코전에서 서브 에이스도 2개를 기록했다. 서브 시도에서는 김수지 다음으로 많은 14회(김수지는 15회)를 기록해 자신의 서브 타이밍에 상대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사만다 브리시오를 공략하는 서브 전략이 효과를 보며 한국은 1세트 초반과 3세트 막판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한국이 해외 강팀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포짓 스파이커의 활약이 필수다. 김연경이 공격에서 어느 정도 상수로 활약한다면 함께 공격에서 뚫어줄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처럼 장신 선수로 이뤄진 팀의 블로킹을 조금이라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김희진 활약이 필요하다. 김희진이 가진 강력한 서브 역시 러시아 공략의 필수 조건이기에 김희진의 존재감은 러시아전에서도 드러나야 한다.
캐나다전 결장 이후 멕시코전에서 선발 출전한 양효진의 활약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한국 미들블로커 중 가장 높이가 좋은 양효진의 강점은 멕시코전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양효진이 중앙에서 버텨주면서 블로킹이 수치상으로 확실히 좋아졌다.

한국은 캐나다전에서는 블로킹 3개를 잡아내는 데 그쳤다. 멕시코전에는 서브가 효과적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상대 공격을 확실히 잡아내며 블로킹에서 10-6으로 우위를 점했다. 양효진은 그중 3개를 기록하며 V-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다운 면모를 보였다. 양효진이 확실하게 블로킹을 잡아주면서 사이드 블로커들도 힘을 얻었고 후위에서는 오지영이 수비에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양효진이 한국이 먼저 상대한 두 팀보다 높이도 좋고 선수 기량도 우위에 있는 러시아 상대로도 멕시코전만큼의 압박을 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양효진은 한국 미들블로커 중 그나마 높이에서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이다. 그런 양효진의 경기력이 러시아전을 앞두고 올라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두 선수의 활약 외에도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많은 걸 얻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김연경도 휴식을 취했다. 김연경은 3세트 초반까지 소화한 이후 이소영과 교체됐다. 공격 부담도 김희진의 활약 덕분에 캐나다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교체 투입된 표승주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표승주는 2세트 중반 이재영 대신 코트를 밟았고 3세트에는 선발로 나섰다. 표승주는 길지 않은 출전시간에도 10점, 공격 성공률 47.1%(8/17)라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세터진에서는 전날 이나연에 이어 이날은 이효희가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여러 선수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는 건 선수 운영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한국은 대륙간 예선전에서 2연승을 달리며 러시아와 올림픽 진출권을 두고 마지막 결전을 치르게 됐다. 러시아전을 앞두고 여러 수확을 얻은 한국이 좋은 기세를 이어가 올림픽 진출까지 이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과 러시아의 대륙간 예선전은 5일 새벽 2시에 열리며 KBS 2TV에서 생중계한다.
사진=FIVBS, 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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