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한국이 여자배구 월드컵을 마치면서 측면 구성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9일 미국전을 끝으로 2019 FIVB(국제배구연맹) 여자배구 월드컵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한국은 6승 5패 승점 18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월드컵을 6위로 마쳤다. 개최국 일본을 꺾었고 최정예 멤버는 아니었지만 세르비아와 브라질을 잡는 등 한국은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한 것과 함께 이번 대회 수확은 김연경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룰 측면 조합이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이전부터 김연경과 짝을 이룰 윙스파이커로는 이재영,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김희진이 꾸준히 기용됐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더 확실한 믿음을 주는 활약을 펼친 두 선수였다.
이재영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중 최다득점(143점)을 기록했다. 대회 전체로 봐도 10위에 해당한다. 공격 성공률도 42.35%에 달했다. 세르비아, 브라질 등 높이를 갖춘 팀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블로킹을 활용해가며 득점을 올렸다. 이재영은 리시브 횟수(279회)도 팀 내 최다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회를 치르면서 호흡을 맞춰간 중앙 후위 공격 역시 위력적이었다.
김희진이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 역시 월드컵에서 확인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였다. 김희진은 매 경기 꾸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자기 몫은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김희진은 이번 대회 총 139점으로 이재영 다음으로 팀에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아포짓 스파이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인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해결해주는 결정력도 이번 대회에서는 확인할 수 있었다. 김희진이 함께 득점을 올려주면서 김연경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김희진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특정 로테이션에서 많은 실점을 하는 장면도 줄었다.
장신 팀 상대로 블로킹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경기가 나왔다는 것도 이번 대회 인상적인 내용 중 하나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미들블로커에게 공격 참여뿐만 아니라 블로킹에서도 이전과 다르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들블로커 라인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선수들도 새로운 블로킹 체제에 익숙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부임 이후 계속해서 강조하는 다양한 공격 루트 활용도 이어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다영은 꾸준히 중앙 속공과 이동 공격을 시도했고 중앙 후위 공격도 계속해서 시도했다. 선수들도 이런 공격 전개에 익숙해지며 호흡에서도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오지영이 주로 지키던 리베로 자리에서 김해란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해란은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강점인 디그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김해란은 이번 월드컵 디그 부문 전체 1위(세트당 3.95개)에 올랐다. 이단 연결 역시 안정적이었다.
한국은 라바리니 감독 체제로 약 반년가량 호흡을 맞춰오면서 조금씩 라바리니 감독의 색깔을 갖춰가고 있다. 2020년 1월 태국에서 열릴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를 마친 한국이 내년 1월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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