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10] '변화가 많다' V-리그 판도를 알아보다

이정원 / 기사승인 : 2019-10-02 0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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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2019~2020 도드람 V-리그가 오는 10월 12일 힘차게 개막한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벌써 열여섯 번째 시즌이다. 정규리그는 남자부 7개 팀, 여자부 6개 팀이 참가해 각각 6라운드 풀리그를 펼친다. 이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거쳐 내년 봄 최종 챔피언을 가린다. 시즌을 앞두고 많은 게 바뀌었다. 각 팀은 저마다 새로 전력을 가다듬었다. 각 팀 별로 생긴 변화와 더불어 올 시즌 바뀌는 점에 대해서 알아본다.



이적, 교체 선수가 불러올 효과
올 시즌에도 많은 선수들이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신영석, 문성민, 여오현, 정지석 등 25명이 그 주인공이다. 일단 지난 봄 끝난 FA 시장은 조용하게 지나갔다. 굵직한 주전급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총 20명이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팀을 옮긴 선수들이 꽤나 있었다. 이적 선수는 시즌 판도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불러올 변수다.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에서 손현종을 데려와 공격의 깊이를 더했다. 또한 우리카드에서 유광우를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유광우는 한선수의 백업 세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이민욱을 영입해 세터진을 보강했다. 올 시즌 이민욱은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받아 주전 세터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삼성화재에서 설자리를 잃은 황동일은 현대캐피탈에서 백업 세터를 맡는다.


여자부에서는 FA 12명 중 단 두 명만이 팀을 옮겼다. 고예림과 표승주다. 표승주는 GS칼텍스에서 IBK기업은행으로 팀을 옮겼다. 표승주는 모든 공격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다. 이 과정에서 염혜선이 표승주 영입에 따른 보상 선수로 GS칼텍스로 갔다. 하지만 곧바로 이영과 함께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로 이적해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의 팀을 옮겼다. 한수지는 12년 만에 GS칼텍스로 왔다. GS칼텍스는 미들블로커진의 높이를 보강했다.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의 살림꾼이었던 고예림을 영입해 약점인 윙스파이커진을 강화했다. IBK기업은행은 보상 선수로 3년차 김주향을 택했다. 미래 성적을 기대한 선택으로 보인다. 고예림과 표승주 사이에는 IBK기업은행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이 어떤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도 지켜보자.


바뀐 라인업,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 미칠까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이원중, 이승원 젊은 세터진에 황동일이라는 베테랑 세터를 더했다. 황동일은 경기대 시절 3총사를 꾸렸던 문성민, 신영석과도 재회했다. 황동일은 높이를 갖춘 세터로서 블로킹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도 베테랑 세터 유광우를 영입했다. 황승빈의 군 입대로 인해 약해진 세터진을 단번에 업그레이드시켰다.

우리카드는 비시즌 변화가 많다. 트레이드를 통해 하현용, 이수황이 들어왔고 자유신분이던 최석기와 한정훈도 데려왔다. 또한 9월 25일 제이크를 대신해 펠리페가 우리카드 새 외인으로 합류했다. 펠리페는 지난 두 시즌 동안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우리카드 아포짓을 든든하게 지켜줄 선수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산탄젤로의 활약이 절실하다. 산탄젤로는 현재 발목 부상으로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 뛰지 못하고 있다. 리그 개막 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사진 OK저축은행 새 외인 레오

OK저축은행은 레오의 득점력이 컵 대회에 이어 리그에서도 터지길 바라야 한다. 레오는 컵 대회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보였다. 대한항공전 27점, 삼성화재전 21점을 기록했다. 다만 두 경기 통틀어 19개의 범실을 범한건 흠. 범실을 최소화한다면 OK저축은행에 분명 힘이 될 것이다.

KB손해보험은 비시즌 가장 많은 변화를 꾀했다. 우리카드와 트레이드를 통해 박진우, 김정환, 구도현을 영입했다. 단번에 박진우와 김홍정으로 이뤄지는 미들블로커진을 구성했다. 스피드와 높이를 갖췄다. 또한 대한항공에서 베테랑 공격수 김학민을 영입한 데 이어 외국인 선수로 산체스를 데려왔다. 산체스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항공에서 뛴 적이 있다. V-리그 적응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이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우게 됐지만 새로운 괴물이 왔다. 바로 가빈이다. 가빈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화재에서 뛰며 삼성화재 왕조를 구축한 주역 중 하나다. 이제는 베테랑이 되어 돌아온 가빈은 컵 대회에서도 한국전력 공격을 책임졌다. 가빈의 활약이 한국전력의 올 시즌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흥국생명 새 외인 프레스코

여자부도 혼전이 예상된다. 이미 컵 대회를 통해 증명됐다.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 전 파스쿠치를 대신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프레스코를 영입했다. 프레스코는 9월 22일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한국과 경기에서 공격 득점으로만 23점을 올렸다. 박미희 감독이 원하는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국제 대회에서 물오른 공격력을 보여준 이재영과 비시즌 공격력 향상에 힘을 쏟은 김미연까지 강력한 삼각편대를 구축하게 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주전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어깨 및 무릎 부상 재활 치료에 매진 중이다. 김종민 감독은 컵 대회에서 배유나 대신 정선아를 기용했으나 그의 활약은 미비했다. 배유나의 중앙 공백을 메우는 게 숙제다.

GS칼텍스는 V-리그 최장신 러츠의 합류와 한수지 영입으로 약점인 높이를 보완했다. 컵 대회 4강에 머물렀지만 이소영-강소휘의 자리를 메운 박혜민의 활약도 한줄기 빛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부터 김희진을 미들블로커 자리가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로 고정시킨다. 김우재 감독은 컵 대회에서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변지수와 김현지를 기용하며 시험을 이어갔다. 시즌 개막 전까지 김수지의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다.

컵 대회 우승 팀 현대건설은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 후보다. 주전 라인업이 탄탄하다. 이적생이자 컵대회 MVP 고예림도 팀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문제는 이다영의 백업 세터. 컵 대회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김다인이 있지만 리그에서 활약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

KGC인삼공사는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은 라인업이 ‘Young’하다. 디우프가 컵 대회에서 주포 노릇을 했지만 디우프만 활약만으론 승리할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외인 교체-비디오 판독 횟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이 최하위로 전락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선수 부재다. 한국전력은 외인 교체 횟수를 소진한 뒤 대체 선수 아텀이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시즌 도중 ‘교체 횟수를 늘릴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나왔지만 규정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시즌 종료 후 각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비디오 판독 횟수도 늘어난다.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컵 대회에서부터 비디오 판독 요청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KOVO는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의 오심이 인정되는 한 횟수 제한 없이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KOVO는 컵 대회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V-리그에도 적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KOVO가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오심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 시즌 비디오 판독 결과를 종합한 결과 정심은 56%, 오심은 42%였다. 지난 시즌까지는 각 팀이 한 세트마다 한 차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었다. 오심으로 밝혀지더라도 요청 기회를 한 번만 더 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단, 정심 판단이 나올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더 이상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없다.

이번 컵 대회에서 반응이 좋은 비디오판독 화면 현장송출 역시 개막 전 열리는 기술위원회를 통해 V-리그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선수들의 기록 달성도 지켜보자
V-리그 역사에 자신을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훈장과도 같다. 여오현은 V-리그 최초로 500경기 출전에 도전한다. 만 41세인 그는 여전히 현대캐피탈 수비 라인을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그는 487경기에 출전했다. 개막전부터 13경기만 출전한다면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또한 여오현은 5,000디그에도 도전한다. 현재 4,871디그를 기록 중이다. 여오현이 5,000디그에 성공하면 남자부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박철우는 4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394경기에 출전했다. 1라운드 6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빠르게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박철우는 또한 서브 300득점에 도전하고 있다. 295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도 날카로운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려 준비 중이다. 남자부에서 서브 300득점을 돌파한 선수는 문성민과 가스파리니(前 대한항공)뿐이다.

전광인과 김학민도 서브 득점 사냥에 나선다. 현재까지 서브로만 192득점을 올린 두 선수다. 두 선수가 서브 200득점에 성공하면 은퇴한 김요한과 이경수를 제치고 역대 통산 서브 5위에 오르게 된다.

윤봉우와 신영석은 블로킹 대기록을 향해 달린다. 윤봉우는 1,000블로킹, 신영석은 800블로킹에 도전한다. 현재 윤봉우는 897개, 신영석은 755개를 기록 중이다. 윤봉우가 1,000블로킹에 성공하면 이선규(1,056개)에 이어 남자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여자부 정대영은 5,000득점에 도전한다. 4,768점을 기록한 정대영은 올 시즌 팀의 주장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려 한다. 그가 5,000득점 고지에 오르면 황연주(5,417점), 양효진(5,133점)에 이어 여자부 세 번째다. 정대영은 더 나아가 1,000블로킹까지 도전한다(현재 880개).

여자부 통산 서브 부문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있는 김희진과 양효진은 서브 300득점에 도전한다. 김희진은 284점, 양효진은 271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효희도 서브 13점만 올리면 여자부 통산 8번째로 서브 200득점 고지에 오른다. 참고로 여자부 통산 서브 득점 1위는 서브 440득점을 기록 중인 황연주다.

KGC인삼공사로 새롭게 둥지를 튼 염혜선은 10,000세트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10,000세트는 지금까지 여자부에서 단 두 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효희(14,599세트)와 김사니(12,216세트)뿐. 현재 9,117세트를 기록 중인 염혜선이 여자부 역대 세 번째로 10,000세트 고지에 올라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기자), FIVB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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