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천안/이정원 기자] 배구의 시즌이 왔다. 올 시즌도 팬들을 만족시킬 변화 요소가 있다. 과연 감독과 선수들의 의견은 어떨까.
지난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19~2020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개막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는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두 팀의 경기인 점과 더불어 경기 외적인 요소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먼저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응원 문화에 변화를 줬다. 무분별한 앰프 사용을 줄이고 관중들의 목소리로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많은 팬을 보유한 만큼 새로운 응원 문화에 자신이 있었다. 작전 타임이나 세트가 끝났을 때에만 마이크와 앰프가 사용됐다.
상대 팀 선수인 한선수와 정지석은 "마이크와 앰프 사용이 줄었어도 관중들의 목소리가 워낙 큰 체육관이 천안이다. 함성 때문에 선수들의 대화가 잘 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비디오 판독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판독 요청은 세트당 한차례로 하되 오심이나 판독 불가 때는 한 번만 더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오심이나 판독 불가 때 정심이 나올 때까지 무제한으로 요청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특히 판독 중인 장면을 경기장 내 전광판을 통해 보여주는 시스템을 돌입했다. 이는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를 통해 호평을 받았다. 이날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관중들도 비디오 판독 화면을 전광판을 통해 지켜봤다.

선수들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바로 사용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국제 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사용구를 도입했다. 이미 컵 대회에서 사용구로 경기를 치른 두 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양팀 감독 및 선수들은 여전히 사용구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새 공은 탄력이 좋다. 서브 때리는 부분이 국제 공인구 미카사와 비슷하다고 본다"라며 "(정)지석이와 (곽)승석이는 그동안 국제 공인구 미카사로 경기를 해 와 V-리그 사용구에 대한 감각이 불안하다. 적응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이 사용구 변화에 적응 못 한 장면을 많이 봤다. 현재 사용구는 공격수에 최적화된 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용구 때문에 진 것은 아니지만 다음 경기부터 구성에 변화를 줘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정지석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고등학생도 아니고 프로 7년 차다. 바뀐 새 사용구에 핑계 대기는 어렵다. 바뀐 사용구를 많이 받아보지 못했지만 훈련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용구에 얼른 적응해 세터 한선수에게 공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디오 판독, 사용구, 팀마다 각기 다른 응원 문화 등 올 시즌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다. 선수들은 변화에 적응해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차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선수들의 다부진 플레이를 보는 것도 V-리그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경기는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3-1(25-23, 25-23, 20-25, 25-22)로 이겼다. 대한항공은 최근 두 번의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했다. 하지만 이번 개막전에서는 승리를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다.
사진_천안/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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