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아내가 잘 챙겨주니까요. 더 철저히 관리해야죠."
OK저축은행은 지난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3-1(24-26, 25-18, 25-21, 25-22)로 이겼다. 팀 시즌 첫 경기에서 거둔 달콤한 승리였다.
팀을 승리로 이끈 건 송명근이었다. 19득점, 공격성공률은 53.12%로 팀 내 최다득점자였다. 특히 4세트 강서브로 팀 역전을 이끌어낸 장면은 백미였다. 이날 서브에이스는 단 1개에 불과했지만, 1점 이상의 효과를 내는 연속 강서브로 빛났다. 외인 레오가 경기 초반 흔들려 풀리지 않을 때도 송명근은 굳건했다. 날선 서브, 재빠른 퀵오픈 공격 등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송명근은 지난 컵 대회 때부터 물오른 컨디션을 자랑했다.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경기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플레이에서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성숙함도 묻어났다.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도 송명근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석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 “자주 말했지만 자기관리를 정말 철저히 하는 선수다. 기량을 내기 위해서는 의지가 중요한데, 요즘 송명근은 의지로 꽉 차있다. 스스로 개인운동을 하고, 야간에 들어가기 전 보강운동까지 꼭 챙긴다. 그런 노력이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다”라고 송명근을 평가했다.
이어 “송명근이 작년 5월에 결혼을 했다. ‘이제 가장이니 못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송명근이 ‘아~’라고 하더라. 그런 책임감도 느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진_지난해 5월에 결혼한 송명근. OK저축은행 제공
승장 인터뷰 뒤에 송명근이 인터뷰실을 찾았다. 송명근은 “다들 첫 경기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 안 좋은 상황까지 갔지만 교체돼 들어온 조재성이 흐름을 싹 바꿨다. 그게 가장 큰 승리 요인이었다”라고 후배를 칭찬했다.
석진욱 감독 말이 사실인지 그에게 물었다. 송명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유부남이다. 아내가 내조를 잘 해주는 덕분에 몸 관리를 잘 하고 있다. 옆에서 잘 챙겨주는데 내가 못하면 주변에서 안 좋게 볼 수 있으니 보다 철저하게 관리했다.”
송명근은 또한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들었다. 그래서 욕심이 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솟는다. 감독님께서는 그게 독이 될까봐 ‘그 정도 했으면 쉬어라’라고 강하게 말씀하시곤 한다. 적절히 말씀 들으면서 잘 관리해야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스스로도 최근 컨디션이 좋다고 느끼는지 물었다. 이번에도 긍정의 대답이 날아왔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타점이 살아나는 것 같다. 스스로도 좋다고 느낀다. 다만 주변에서 워낙 좋다고들 하니 이제는 배구를 못하면 말짱 꽝이 된다. 더 잘해야 한다(웃음).”

송명근은 자신감 있게 말을 이어갔다. 뛰어난 컨디션이 밑바탕에 깔린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올 시즌은 정말 잘 하고 싶다. 이번이 프로 일곱 번째 시즌이다. 올 시즌이 ‘전성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다.”
그가 꼽은 올 시즌 키워드는 ‘헌신’이었다. 송명근은 “팀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다. 그 속에서 움직이며 팀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헌신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송명근은 마지막으로 팀원들과 함께 뛰는 것을 강조했다. “배구는 나 혼자 좋다고 해서 이기는 스포츠가 아니다. 주변에서 잘 도와주기 때문에 내가 득점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서로 도와가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만 있다면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진_대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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