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왼쪽부터 OK저축은행 신인 정성환, 조성찬, 김웅비
[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동경하던 선수들 옆에 있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아요.”
지난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경기 결과는 OK저축은행의 3-1 승리. 석진욱 OK저축은행 신임감독의 V-리그 정규시즌 데뷔승리였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중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지난 9월 중순 열린 2019~2020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OK저축은행 지명을 받은 김웅비(1R 3순위, 인하대), 정성환(2R 5순위, 경기대), 조성찬(수련, 홍익대)이었다. 이들은 기자석 한 쪽에 앉아 선배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3라운드 3순위 조선대 이태봉은 학사 일정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들을 비롯한 대학 선수들은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들 팀에 합류했지만, 한창 대학교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출석도 중요하기 때문에 빼먹지 않고 학교에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오후까진 대학 수업을, 이후에 팀에 합류해 저녁 훈련을 받는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경기 출전이 가능한 11월 1일부터는 출석 대체가 가능해진다. 그 전까지는 이 생활을 반복해야 한다.
2세트가 끝나고 잠깐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웅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요즘 수업과 훈련을 함께 병행해야 해서 바쁘다. 보통 오후 5~6시 정도에 숙소로 도착한다. 저녁 먹고 훈련을 받는다. 그래도 한창 재미있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셋은 “프로 훈련은 확실히 다르다”라고 입을 모았다. 정성환은 “석진욱 감독님 훈련이 힘들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 기본부터 시작해 굉장히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는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라며 웃었다.
조성찬은 “대학 때는 시간이 많지 않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하는데, 지금은 정말 기본부터 하나하나씩 배우고 있다. 저절로 느는 느낌이다. 어느 정도 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배구를 하는 게 행복하다”라고 기뻐했다.

꿈의 무대에 한 발 가까워진 선수들이다. 이들은 오는 11월 1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정식 등록해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정성환은 “사실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 이곳이 내 팀이라는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다”라고 말했다. 김웅비는 “동경하던 선수들과 같은 팀이 되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극을 받는다. 열심히 해서 꼭 코트에 오르고 싶다”라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조성찬은 프로에 오고 나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장 바뀐 건 생각이다. 아무래도 지켜보는 눈이 많은 무대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자칫 팀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 이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진다. 책임감을 갖고 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석진욱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 하나만으로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1라운더 김웅비는 석진욱 감독과 같은 포지션인 선수다. 김웅비는 “감독님께서 보여주신 것들이 있으니 가르쳐 주시는 그대로 믿고 따르려 한다. 감독님처럼 좋은 선수가 되고 싶은 게 꿈이다. 연습한 만큼 성과가 있길 바란다. 점점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성찬은 “매 순간 파이팅 넘치는 선수가 되겠다. 팀에 피해주지 않고 도움이 되는 선수가 꿈이다”라고 했다. 정성환은 “기회를 받게 된다면 코트 위에서 신인답게 패기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라고 다짐했다.
인터뷰 당시에는 세트스코어 1-1로 경기가 팽팽한 상황이었다. 기자는 “누가 이길 것 같은가”라고 다소 뻔한 질문을 했다. 세 선수는 입을 모아 “OK저축은행”이라고 답했다. 그 말대로 OK저축은행은 승리를 챙겼다. 세 선수는 코트 위 선수들 이상으로 기뻐하며 팀의 시즌 첫 승리를 만끽했다.
사진_대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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