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한국전력이 연패를 끊는 데 실패했지만, 그 안에서 긍정적인 요소도 확인했다.
한국전력은 23일 우리카드에 패하며 시즌 개막 이후 3연패에 빠졌다. 세트 스코어 1-3, 1세트와 4세트는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23-24까지 추격하는 뒷심을 발휘했지만 동점에 이르지 못하고 모두 패했다. 접전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 끗이 모자랐다.
홈 개막전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한국전력이지만 희망을 본 부분도 있었다. 특히 이날 25-20으로 승리한 2세트는 경기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가빈이 7점, 공격 성공률 50%로 중심을 잡는 가운데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강조하던 중앙 활용이 빛났고 최홍석도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2세트 정준혁 대신 선발로 나온 박태환은 속공 2득점에 블로킹과 서브 득점도 1개씩 기록했다. 조근호 역시 속공 2점을 보탰고 최홍석도 3점을 더하며 다양한 공격 옵션을 구사하는 데 도움을 줬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장 감독도 “2세트는 100% 만족할 정도로 선수들이 잘해줬다. 파이팅도 그렇고 작전 수행도 잘해줬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전체적으로 본다면 미들블로커들이 자기 역할을 확실히 해줬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부터 미들블로커가 약점으로 꼽혔고 이는 컵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정규시즌 앞선 두 경기에서도 한국전력 미들블로커들은 중앙 싸움에서 밀렸고 특히 18일 대한항공전에는 블로킹 2개, 속공 성공률도 30%(3/10)에 그치며 무너졌다.
23일 우리카드전에는 달랐다. 2세트부터 선발 출전한 박태환이 블로킹 3개 포함 6점, 조근호가 블로킹 3개 포함 9점을 올렸다. 속공 성공률 80%(8/10)로 올 시즌 세 경기 중 가장 높았고 블로킹도 앞선 경기보다 견고했다. 한국전력이 4세트 마지막까지 추격할 수 있었던 것도 블로킹의 힘이었다. 이날 한국전력은 블로킹 11개, 유효 블로킹도 17개였다.
공격에서 또 한 가지 긍정적이었던 점은 최홍석이 올 시즌 처음으로 공격 2옵션으로 확실한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었다. 최홍석은 이날 블로킹 5개 포함 17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6.15%로 조금 떨어졌지만 23.01%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빈의 짐을 덜었다. 4세트에는 7점, 공격 성공률 60%로 가빈 이상의 해결사 능력을 선보였다.
리시브 효율 20%로 이 부문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지만 공격이 반등할 조짐을 보였다는 건 긍정적이었다. 만약 가빈이 앞선 두 경기 정도의 공격 성공률을 보여줬다면 승부가 5세트까지 갈 가능성도 있었다.
한국전력은 3연패를 당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 분명 긍정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내용만 놓고 보면 5세트 끝에 역전패한 15일 KB손해보험전보다도 높게 평가할 만했다. 장 감독은 우리카드전 이후 “2세트와 같은 경기력이 매 세트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경기력이 더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국전력이 23일 우리카드전 2세트와 같은 경기력을 더 길게 유지할수록, 첫 승 시기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사진=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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