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의정부/이광준 기자] 올 시즌 기대를 모았던 김정호(22)와 정동근(24)이 시즌 초 나란히 부침을 겪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시즌 첫 맞대결에서 2-3(21-25, 25-19, 26-24, 25-27, 12-15)으로 패했다. KB손해보험은 2연패에 빠졌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지난 두 경기와 달리 이날은 외인 브람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38득점, 공격성공률은 47.14%를 올린 브람이었다. 성공률은 다소 떨어졌지만 많은 득점을 책임지며 팀을 이끌었다.
문제는 국내 선수 활약에 있었다. 특히 윙스파이커 김정호, 정동근의 활약이 미비했다. 정동근은 9득점, 공격성공률 37.5%로 성공률이 저조했다. 김정호는 이날 1세트 스타팅으로 나왔지만 리시브 불안으로 인해 교체 아웃됐다. 이후 몇 차례 다시 투입됐지만 득점 없이 범실만 3개를 기록했다.
특히나 문제된 건 리시브였다. 이날 KB손해보험의 팀 리시브효율은 17.82%로 매우 떨어졌다. 리베로 정민수만 47.62%로 제 몫을 했을 뿐 나머지 날개 선수들은 모두 흔들렸다. 정동근 리시브효율은 3.57%, 김정호는 14.29%에 불과했다.

이 둘은 올 시즌 KB손해보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이다. 리베로 정민수와 함께 리시브라인을 이루고, 나아가 각종 세트플레이를 통해 팀 공격력을 더해야 한다. 그러나 시즌 초반 이들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김정호는 리시브 기복이 심한 편이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계속 흔들린다. 이 때문에 장기인 공격력을 제대로 발하지 못한다. 시즌 첫 경기였던 한국전력전이 그랬다. 그는 당시 5세트 동안 6득점에 그쳤다. 정동근은 공격 쪽에서 아쉽다. 세 경기서 공격성공률이 42.86%에 그친다. 주력이어야 할 리시브도 효율이 30.99%로 기대보다 떨어진다.
이것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건 지난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컵 대회 당시 KB손해보험은 외국인선수 없이 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훌륭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국내 선수들이 뭉쳐 선보인 끈끈한 조직력, 그리고 빠르고 다양한 공격들은 인상 깊었다. 컵 대회 조별예선 전승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이런 문제에 대한 원인을 심리적인 것에서 찾았다. 권 감독은 지난 24일 “김정호와 정동근은 선발로 시즌을 시작해 본 경험이 없다. 특히 김정호의 경우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고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컵 대회 당시에는 두 선수가 리시브에서 잘 버텨줬다. 그런데 시즌에 돌입하니 안 되고 있다. 공격이나 블로킹 같은 다른 것들은 어느 정도 올라왔는데 유독 리시브만 그런다”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심리적인 것이라면 지난 경기 패배는 더욱 뼈아프다. 이날 KB손해보험은 4세트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5-25 듀스를 허용한 뒤 상대 이시우의 서브 두 방으로 5세트를 허용하고 말았다. 리시브 불안으로 인해 패했다는 생각이 선수들 머리에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또한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세 경기를 모두 풀 세트 접전으로 펼쳤다. 결과는 1승 2패. 첫 경기서 이기고 뒤이은 두 경기에서 패했다. 5세트 끝에 패할 경우 선수들에게 가는 정신적 피로감은 상당하다. 이것이 두 번 연속 일어났다면 얘기는 더 심각하다.
KB손해보험 윙스파이커진은 권순찬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계속해서 고민인 자리였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새로 이 자리를 채울 김정호와 정동근을 향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들의 출발은 좋지 못하다.
지난 경기서 외인 브람은 점점 팀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는 김정호와 정동근, 두 명의 윙스파이커가 응답할 차례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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