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강점’ 2연패 대한항공에 찾아온 초반 위기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10-26 0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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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대한항공이 시즌 초 팀의 강점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이했다.

대한항공은 25일 OK저축은행에 0-3으로 패하며 2연패를 당했다. 2019~2020시즌을 2연승으로 시작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대한항공이지만 22일 삼성화재전에 이어 25일 OK저축은행전도 패하며 기세가 꺾였다.

이날 공격에서는 비예나만이 16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정지석이 8점, 곽승석은 무득점에 그쳤다. 범실도 25개로 세트당 8개가 조금 넘었다. 특히 3세트에는 범실로만 12점을 내주며 승부처에서 무너졌다. 상대 목적타 서브에 흔들리기도 했다.

2연패 기간에 대한항공 경기에서 드러난 공통된 특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리시브, 특히 곽승석이 흔들렸다. 곽승석은 삼성화재전에서 리시브 시도가 45회에 달했다. 기록으로 나타난 리시브 효율은 55.56%였지만 수치보다 실제 경기에서 더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OK저축은행은 1세트부터 곽승석을 노리고 들어왔다. 1세트부터 곽승석을 목적타 서브로 흔들었다. 이날 곽승석은 2세트 도중 교체되고 3세트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시도(17회)를 기록했다. 컵 대회부터 종종 나오던 오버핸드 리시브 과정에서 범실도 나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오버핸드 리시브 연습이 부족한 상황이다. 컵 대회부터 문제를 보였다. 반복 훈련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다른 부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곽승석은 리시브뿐만 아니라 공격도 상당히 저조하다. 삼성화재전에 공격 성공률 38.46%에 5점에 그쳤고 OK저축은행전에는 무득점에 그쳤다. 리시브에서는 곽승석을 커버하기 위해 리시브 라인을 이루는 정지석과 정성민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OK저축은행전 정지석의 리시브 효율은 18.18%에 불과했다.




윙스파이커 백업인 손현종도 리시브가 불안하다는 점도 문제다. 손현종은 OK저축은행전에서 1세트 초반 교체 출전, 3세트는 곽승석을 대신해 출전했지만 곧장 상대 목적타 서브 타깃이 됐다. 손현종은 3세트만 리시브에 참여했음에도 리시브 시도가 곽승석 다음으로 많았다(16회). 이처럼 리시브가 흔들리며 경기를 내주자 박기원 감독은 “우리의 강점인 리시브가 이렇게 흔들리면 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전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며 대한항공의 또 다른 강점인 속공 활용도 효율이 떨어졌다. 삼성화재전에는 속공 성공률이 42.9%(6/14)에 그쳤고 OK저축은행전에도 성공률에서 밀렸다(OK저축은행 속공 성공률 87.5%/대한항공 66.7%).

잦은 서브 범실로 인한 문제도 크게 드러나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진상헌과 김규민도 스파이크 서브를 장착해 서브 강도를 더 높이려 했다. 컵 대회와 정규시즌 2연승까지는 잘 정착하는 듯했지만 OK저축은행전에서 서브 시도 62회 중 범실이 18개에 달해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우리 팀 미들블로커 두 명 서브를 바꿨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연습 때는 잘되는데 경기 때 안 되는 건 아직 자기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2연패 중에는 블로킹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유효블로킹에서 2연승 때와 2연패 시기 차이가 크다. 현대캐피탈전에 10개, 한국전력전 18개였지만 삼성화재전은 5개, OK저축은행전에는 2개에 불과했다. 디그 역시 첫 두 경기에서 각각 세트당 11.75개, 13.67개였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는 각각 6.5개, 5.33개에 불과했다. 블로킹으로 1차 저지를 확실하게 하지 못하면서 후방 수비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박 감독은 OK저축은행전 이후 “팀을 재정비한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다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다시 팀을 추스르고 어떻게 헤쳐나갈지 생각해보겠다”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한 가지 다행이라면 다음 경기까지는 휴식일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이 기간을 활용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와 함께 막강한 전력을 구축한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예상 못 한 문제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이 31일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얼마나 빨리 연승을 달리던 시기 분위기를 되찾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안산/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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