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천안/서영욱 기자] 가빈이 해결사 역할로 팀을 이끌며 팀의 시즌 첫 승을 만들었다.
개막 이후 4연패 중이던 한국전력은 2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1라운드 다섯 번째 경기를 치렀다. 한국전력은 이날 경기에 이어서 분위기가 좋은 OK저축은행전이 남은 상황, 상대 주전 공백이 있는 이날 경기가 한국전력에는 기회였다. 그리고 한국전력은 자신들에게 온 기회를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단연 가빈이 있었다. 이날 가빈은 총 28점, 공격 성공률 44.64%를 기록했다. 1세트 듀스를 끝내는 마지막 두 점, 2세트를 끝내는 득점도 그의 몫이었다. 득점이 나는 상황 가장 파이팅이 넘쳤고 매 순간 코트 위의 리더로서 선수들을 이끌었다.
경기 출발이 좋진 않았다. 1세트 초반 이호건이 가빈에게 올려주는 볼이 안정되지 못하면서 타점을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가빈은 그런 와중에도 득점을 조금씩 올렸고 세트가 진행될수록 폼을 끌어 올렸다. 1세트 가빈의 최종 기록은 8점, 공격 성공률 47.06%로 세트 후반에는 대부분 득점을 책임졌다.
2세트에도 가빈의 기세는 이어졌다. 1세트보다 나은 결정력으로 초반부터 팀을 이끌었다. 2세트 마지막 득점을 책임진 가빈은 2세트에도 9점, 공격 성공률 56.25%로 맹활약했다. 점유율은 1세트(51.52%)보다 올라간 53.33%였다.
3세트 잠시 휴식을 취한 가빈은 4세트 다시 힘을 냈다. 올라오는 볼이 조금 흔들리더라도 상대 블로킹을 활용해가며 득점을 올렸고 몸을 날리는 수비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현대캐피탈이 추격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먼저 20점을 만드는 득점도 만들었다. 가빈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서브 에이스도 기록하는 등 승부처마다 빛났고 한국전력은 이런 가빈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해 개막 후 이어지던 4연패를 탈출했다.
경기 후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가빈의 정신적인 면에 고마움을 전했다. 장 감독은 “가빈이 매 경기 힘든 게 사실이다. 체력적으로도 힘든데 정신력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줘서 고맙다”라고 전했다.

장 감독은 가빈이 2세트 경기 중 무릎에 타박상을 입고서도 테이핑하고 경기에 뛰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장 감독은 “그 모습을 보고 선수들도 더 감동을 받아서 잘한 것 같다. 경기에 뛸 수 있냐고 물어보니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말 든든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가빈을 치켜세웠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가빈은 “지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오늘 이겨서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가빈은 러시아, 터키, 일본 등 다른 해외리그에서는 이렇게 져본 적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코트 위에서 본인 역할에 대해서는 “항상 선수들을 독려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이기기 위해 항상 더 열정을 쏟는다”라고 전했다. 무릎 타박상에 대해서도 “예전부터 있던 통증이다. 나이를 먹어서 그렇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책임감을 보이기도 했다.
가빈은 2019~2020시즌 첫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등 7년 만에 돌아온 V-리그에서 ‘클래스는 여전하다’라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패배의 시간은 길었고 정규시즌 다섯 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코트 안팎에서 리더로서 활약하는 ‘베테랑’ 가빈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천안/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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