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29일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경기를 끝으로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일정이 마무리됐다. 올 시즌 남자부는 많은 신인들이 모습을 드러내 리그에 활기를 돋게 한다. 초반부터 돋보이는 신인들 활약을 돌아본다.
(모든 기록은 29일 2라운드 경기 종료 기준)

먼저 빛난 정성규, 요즘 좋은 구본승
삼성화재 정성규 (1R 4순위)
7경기(29세트) 51득점, 공격성공률 47.69%
5블로킹, 15서브에이스, 리시브효율 16.36%
한국전력 구본승 (3R 1순위)
7경기(22세트) 68득점, 공격성공률 52.10%
4블로킹, 2서브에이스, 리시브효율 24.70%
올 시즌 가장 먼저 빛난 신인이라면 단연 삼성화재 윙스파이커 정성규다. 남자부 신인이 공식적으로 뛸 수 있게 된 11월 1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경기에 출전해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당시 여러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신인 선수들이 뛸 수 있게 되는 11월을 거듭 기다려 왔다. 그리고 정성규는 첫 경기부터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했다. 특히 그 상대가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경기여서 더욱 반짝였다.
정성규는 첫 경기서 11득점(성공률 50%)을 올렸다. 11점에는 서브에이스 3개와 블로킹이 1개 포함되어 있었다. 송희채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서 활기를 더하며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정성규 장점은 단연 ‘대담함’이다. 공격이나 서브에서 주저함이 없다. 신인다운 패기로 밀어붙인다. 코트 위에서 동작도 크고 세리모니도 적극적이다. 같이 뛰는 팀원들이나 코칭스태프에겐 활력소와 같은 선수다.

가장 빛난 정성규 뒤를 이어 구본승이 뜨고 있다. 한국전력에서 김인혁과 함께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본승이다.
구본승은 탄탄한 기본기와 가벼운 몸놀림을 갖췄다. 시간차, 후위 등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수행하면서 팀 공격에 활기를 더한다. 신인 윙스파이커 중 가장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3라운드 1순위로 뽑힌 선수라기에는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초반 활약만 놓고 보면 남자부에선 정성규와 구본승이 신인왕에 가장 가깝다. 출전 시간도 길고 활약도 쏠쏠하다. 삼성화재는 아직까지 신인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정성규가 삼성화재 사상 첫 신인왕이 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구본승은 갈수록 코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29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활약은 기성 선수들 못지않았다. 이 페이스를 앞으로도 계속 보여준다면 시즌 말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

‘장신 장점은 확실’ 1순위 세터 김명관
한국전력 김명관 (1R 1순위)
7경기(23세트) 7득점, 공격성공률 50%
3블로킹, 2서브에이스, 세트성공률 50.72%
195cm 높이로 주목을 받은 한국전력 김명관이다. 시즌 초반에는 자주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다소 잠잠해졌다. 이호건과 김명관을 번갈아가며 투입하자 공격수와 세터 사이 호흡이 틀어지면서, 최근에는 이호건이 고정으로 출전하고 있다.
장신 세터가 가진 장점은 분명했다. 타점이 높으니 공 나가는 속도가 확실히 빨랐다. 신장이 좋은 팀 외국인선수 가빈은 김명관 공에 좋은 템포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도 면에서 떨어진다. 공이 일정하게 가지 않고 흔들렸다. 운영 역시 경험이 좀 더 필요해 보였다.
신장이라는 장점을 가진 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선수다. 세터 포지션 특성 상 1년차에 곧바로 활약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서브 우리에게 맡겨요, 삼성화재 김동영·신장호
삼성화재 김동영 (2R 4순위)
7경기(16세트) 1득점 (1서브에이스)
삼성화재 신장호 (4R 4순위)
7경기(28세트) 4득점 (4서브에이스)
삼성화재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서브로 재미를 못 보던 팀이다. 오히려 서브로는 득보단 실이 많았다. 득점에 비해 범실이 많아 고민이 컸다. 박철우를 제외하면 서브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몇 없었다. 지난 2018~2019시즌은 팀 서브득점 6위(세트 당 0.950개), 2017~2018시즌은 세트 당 0.952개로 전체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런 삼성화재가 올 시즌은 달라졌다. 서브가 하나의 ‘무기’가 됐다. 신인 3인방 덕분이다. 위에서 언급된 정성규를 비롯해 김동영, 신장호가 활약하고 있다. 윙스파이커로 자주 오른 정성규와 달리 아직 김동영과 신장호는 원 포인트 서버로만 출전하고 있지만, 서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중부대를 졸업한 둘은 대학 시절부터 서브로 이름을 날렸다. 김동영은 2019시즌 대학배구 U-리그 서브 1위에 빛난다. 왼손잡이로 오른손잡이와는 반대로 감기는 서브가 위력적이다. 신장호는 다양한 코스로 정확하게 때리는 서브를 가졌다.
비록 원 포인트 플레이어지만 둘의 활용도, 서브가 주는 임팩트를 볼 때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당장 한 자리에 들어가기에는 어렵지만, 팀에게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금 더 힘을 내’ 꾸준히 기회 받는 선수들
KB손해보험 홍상혁 (1R 2순위)
7경기(23세트) 19득점, 공격성공률 34.88%
1블로킹, 3서브득점, 리시브효율 20.69%
현대캐피탈 최은석 (1R 7순위)
6경기(10세트) 18득점, 공격성공률 37.21%
1블로킹, 1서브득점
현대캐피탈 구자혁 (4R 1순위)
7경기(14세트) 2득점, 공격성공률 50%
리시브효율 13.33%, 세트 당 디그 1.214개
그 외에도 코트 위에 꾸준히 오르는 선수들이 있다. 연패 중인 KB손해보험에 1라운드 2순위로 합류한 윙스파이커 홍상혁은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에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가운데 홍상혁에게까지 기회가 가고 있는 상황이다.
홍상혁은 한양대 재학 시절 뛰어난 공격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프로에서는 그 정도 위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웨이트 보강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예상보다 리시브를 잘 버티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캐피탈 두 신인, 구자혁과 최은석은 팀에 외국인선수가 공백인 위기 상황에 자주 모습을 보였다. 아포짓 스파이커 최은석은 팀 동료 김지한과 함께 날개로 활약했다. 김지한 몫이 더 컸지만, 쏠쏠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구자혁은 초창기엔 윙스파이커로 뛰었다. 수비 강화를 위해 나왔지만 블로킹도 기록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외인 다우디가 합류한 이후에는 제2리베로로 출전하고 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국가대표들이 빠질 때 윙스파이커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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